서울의 특별한 여름 디저트 4
식물을 처방하는 원예점
호수 위의 무덤
최저가 항공권 예약하는 노하우
이달의 신상 호텔
(암스테르담의 지속 가능한 호텔과 고베의 스누피 테마 호텔)
이달의 추천 전시
이달의 추천 영화
을지로의 간판 없는 카페
펠앤콜에 6년간 몸담았던 박소연 대표가 남산도서관 발치, 후암동 언덕배기에 수제 아이스크림 디저트 전문 카페를 차렸다. 이력에서 짐작되듯 제철 식자재를 비롯한 질 좋은 재료를 과감하고도 정확하게 섞을 줄 안다. 그 결과는 카페 벽에 건 아트 프린트만큼 독창적이다. 간판 메뉴인 망고섬은 수제 애플망고 잼 위에 탄산수를 따른 뒤 수제 애플망고 소르베를 1스쿠프 얹은 음료다. 탄산수를 몇 모금 마신 뒤 빨대로 재료를 뒤섞으면 셰이크로 변신한다.
ⓘ 망고섬 7,000원, 인스타그램 haveaniceday_seoul
이탈리아의 동네 젤라토 가게 같은 매장을 추구하는 망원동 당도. 아담한 점포 뒤편에서 제철 식자재로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매일 바뀌는 메뉴를 인스타그램에 공지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식자재 본연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린다. 여름에는 복숭아, 아오리 사과, 자두 맛이 인기 있고 스테디셀러는 소금, 백향과(패션프루트), 구운 피스타치오,초콜릿 맛이다. 좌석이 몇 개 없고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다.
ⓘ 3,900원부터, 인스타그램 gelateria_dangdo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수제 케이크 카페 딩가케이크가 얼마 전 연남동 경의선숲길로 이전했다. 미국산 앤티크 가구와 소품, 통통 튀는 원색으로만 채운 이층집에서 올드 재즈를 들으며 바나나 스플릿을 맛보자. 바나나를 반으로 가른 뒤 초콜릿, 딸기,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고 생크림과 초콜릿 시럽, 체리로 마무리했다. 팁 하나. 여기에 톡 쏘는 레몬과 라즈베리 에이드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
ⓘ 바나나 스플릿 9,000원, 인스타그램 muum_mu
적산 가옥이 늘어선 숙대입구역 뒷골목에서 미국인 ‘엉클 리키’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가게. ‘내가 먹고 싶어서’ 집에서 해 먹던 방식대로 만든 유지방 10퍼센트 이상의 필라델피아 스타일 아이스크림을 선보인다. 프릳츠 커피 원두나 허니버터칩까지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특기. 고추장 초콜릿처럼 괴이해 보이는 메뉴도 의외로 맛있다. 메뉴는 인스타그램 공지로 확인할 수 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연다.
ⓘ 4,000원부터, stickyrickys.co.kr
약을 처방하듯 식물을 맞춰주는 콘셉트의 원예 브랜드 슬로우파마씨가 마포구 상수동에 첫 쇼룸을 열었다. 씨앗이 든 약 봉투로 대신하는 가게 명함에서부터 대번 짐작이 간다. 희귀 식물과 실내용 식물을 위주로 선보이며 하얀 가운을 입은 식물 전문가가 심도 깊은 대화를 거쳐 처방하듯 화분을 내준다. 실내는 예스러운 목조 카운터를 중심으로 인체 해부도, 식물 세밀화, 나비 박제 표본 등이 무성한 식물과 어우러져 연구실이나 전시장처럼 보인다. 큼직한 통창에는 매달 새로운 테마로 식물 쇼윈도를 연출할 계획이다. 이제 더 이상 부티크 원예점을 방문하러 뉴욕 브루클린이나 포틀랜드까지 갈 필요가 없겠다.
건물 전체를 포장해버리거나, 계곡에 거대한 장막을 설치하는 등 일상 풍경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대지 미술가 크리스토 자바체프(Christo Javacheff). 60년간 수많은 걸작을 남긴 그의 새 무대는 런던이다. 평화로운 하이드 파크(Hyde Park) 한복판에 세운 초대형 무덤 <런던 마스타바(London Mastaba)>가 그 주인공. 그간 부부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크리스토가 아내 잔 클로드(Jeanne-Claude)와 사별 후 홀로 진행한 첫 작품이자, 영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업이다. 마스타바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무덤의 한 종류인데, 크리스토는 드럼통 7,506개를 20미터 높이로 쌓아 만든 마스타바를 사막이 아닌 서펜타인 호수(Serpentine Lake) 위에 둥둥 띄웠다. 빛에 따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묘한 빛깔을 뿜어내고, 호수에 반사돼 독특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 9월 23일까지, serpentinegalleries.org
아래의 간단한 규칙을 따르면 최저가 항공권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
적절한 타이밍에 예약하기
최저가 항공권을 구매하려면 예약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수많은 연구 조사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편 운임은 출발 47~60일 전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 운임은 끊임없이 변동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다. 최고의 거래를 위해 적절한 시점에 예약을 시도하자.
화요일, 수요일, 토요일에 출발하기
인기 없는 요일에 출발하는 것은 항공 비용을 절약하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다. 대다수 여행자는 금요일이나 일요일 출발을 선호하는 반면, 토요일에 출발해 주말 하루를 허비하려는 이는 드물다. 인기 없는 요일의 빈 좌석을 채워야 하는 항공사는 상대적으로 운임을 내리므로 이를 역으로 이용하자.
상용 고객 우대 프로그램 가입하기
상용 고객 우대 프로그램은 반드시 가입해두자. 항공사 간 마일리지를 양도할 수 있는 세 가지 글로벌 제휴 프로그램(스타얼라이언스, 스카이팀, 원월드) 가입은 필수다. 가령 루프트한자를 이용할 때, 스타얼라이언스의 일원인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처음 이용하는 항공사라도 마일리지를 꼼꼼하게 챙겨둘 것.
항공권 검색 웹사이트에 알림 설정하기
출발 2~3개월 전부터 항공권 추적을 시작하자. 최적의 예약 시점이 출발 47~60일 이전이지만, 90일 전쯤 항공권 검색 웹사이트의 알림을 설정해두는 게 좋다. 카약(kayak.co.kr)이나 스카이스캐너 (skyscanner.co.kr)에 알림을 설정하면 최저가 항공권이 나올 때마다 이메일로 알려준다. 남보다 한발 먼저 항공권을 예약할 확률이 높아지는 셈.
목적지 정하지 않기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다면 일단 최저가 항공권 검색부터 시작하자. 카약의 ‘explore’나 스카이스캐너가 매달 특정 지역의 최저가를 알려주는 ‘everywhere’를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여러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특정 도시를 검색하는 대신, 항공 운임이 가장 저렴한 지역을 찾아 여행의 출발지로 삼으면 된다.
과거 데이터 활용하기
카약은 항공권을 검색할 때 ‘가격 추적’ 툴을 제공한다. 이는 과거 데이터를 활용해 7일 이내의 운임 변동 상황을 예측하는 서비스다. 만약 현재 운임이 높다면 기다리라 조언하고, 낮을 경우 예약을 권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주니퍼 앤드킨(Juniper & Kin) 바. 지속 가능한 레스토랑 페르시진(Persijn). 노출 콘크리트와 금속, 벽돌이 어우러진 객실. 호텔 QO 암스테르담 라운지.ⓒ TODAYSBREW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부에 들어선 호텔 QO 암스테르담(QO Amsterdam)은 지속 가능한 호텔의 기준을 새로 세운다. 일단 이 호텔은 ‘살아 있는 건물’에 자리한다. 즉 그때그때의 기후와 투숙객 여부에 즉각 반응하는 알루미늄 패널과 재활용 콘크리트로 건물을 짓고 지하에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들였다는 뜻이다. 호텔 내 조명의 80퍼센트가 자연광이고, 자급자족 시스템을 완비한 루프톱 온실에서는 70여 종의 허브와 채소, 물고기를 길러 호텔 바와 레스토랑에 상시 공급한다. 객실은 친환경과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미니어처 온실, 네덜란드산 핸드메이드 침대, 뷰티 브랜드 제널러지(Zenology)의 친환경 어메니티, 인근에서 로스팅한 커피까지. 텔레비전은 에어플레이(AirPlay)와 크롬캐스트(Chromecast)를 지원하고, 침대 밑 동작 센서 덕에 밤에 욕실로 향할 때 조명이 저절로 켜진다.
ⓘ 138유로부터, qo-amsterdam.com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옐로 톤으로 꾸민 51호 객실. 피너츠 카페에서 선보이는 핫도그. 정원을 연상시키는 스페셜 룸의 테라스. ⓒ 2018 Peanuts Worldwide LLC
일본 고베
어느 날 스누피의 집에 새들이 찾아온다. 이 낯선 손님들은 곧 지붕 위에서 태평하게 단잠에 빠지는데, 이를 지켜보던 스누피가 생각한다. ‘누군가 내 집을 편안하게 느끼는 건 기분 좋은 일이군.’ 찰스 먼로 슐츠(Charles M. Schultz)가 스누피와 친구들의 일상을 4컷으로 그린 만화 <피너츠>의 에피소드 중 하나다. 이는 8월 1일 일본 고베(神戶)에 문을 연 피너츠 호텔(Peanuts Hotel)의 중요한 모티프이기도 하다. 스누피와 친구들을 콘셉트로 한 이곳은 피너츠의 주요 키워드인 ‘상상’ ‘행복’ ‘사랑’ 테마로 나누어 3개 층을 꾸몄으며, 18개의 객실에선 각각 다른 스누피의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스누피와 친구들의 동행은 계속 이어진다. 1층의 피너츠 카페에서는 에코 백과 문구, 타월 등 자체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고, 3층의 레스토랑 피너츠 다이너에서는 만화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를 코스로 선보인다.
ⓘ 3만 엔부터, peanutshotel.jp/en
뷰파인더를 통해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사유해온 독일 사진가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는 1980년대 이후 동물원, 미술관, 박물관 등의 공적 공간으로 시선을 돌린다. 피사체가 된 텅 빈 공간은 고요하고도 완벽히 조형적인 이미지로 담겨 마치 현대의 기념비 혹은 신전처럼 보인다. “남들은 해석을 하고, 나는 이미지를 작업한다”라고 말한 회퍼는 명료한 작업 태도로도 유명하다. 촬영할 때 조명을 비롯한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작품에는 오로지 지명, 기관, 연도, 로마자로 된 순서만 기입한다.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선보인 작품 전반을 조명한다. 전시명은 'Spaces of Enlightenment'. 독일 뒤셀도르프 시립극장 (Dusseldorf Schauspielhaus), 프랑스국립도서관 등을 명상하듯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선득한 깨달음이 스쳐갈지도 모를 일이다.
<펠리니를 찾아서>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감독의 발자취를 좇는 로드 무비다. 한 번도 동네 밖을 벗어난 적 없는 스무 살의 루시. 그녀는 우연히 펠리니의 영화를 접한 후, 그의 작품 속 주 무대인 이탈리아 여행을 결심한다. 베로나와 베네치아, 로마로 향한 루시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펠리니의 영화 같은 모험을 이어나간다. 이번 작품의 각본을 집필한 이는 <심슨 가족> 시리즈의 성우로 유명한 낸시 카트라이트(Nancy Cartwright)다. 젊은 시절 펠리니 영화에 심취한 그녀는 20년간 시나리오를 공들여 매만졌고, 마침내 목소리가 아니라 영상으로 자신의 데뷔작을 완성했다. ⓘ 7월 12일 개봉.
베로나 아레나(Arena di Verona) 오페라극장과 람베르티 탑(Torre dei Lamberti)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한 베로나의 매력을 엿본다.
산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과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lla Salute)을 배회하는 도중 낭만적 만남을 이어간다.
로마의 콜로세움과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 판테온(Pantheon) 등 현지인이 사랑하는 명소를 거닐며 펠리니의 환영을 찾아 나선다.
요즘 카페 중 눈에 띄는 부류는 ‘아이러니’에 충실한 곳이다. 골목 안에, 건물 안에 간판 없이 숨어든 카페에 사람들은 게임하듯 찾아간다. SNS에 올리는 인증 사진은 일종의 전리품이고, 난도가 높을수록 그 가치는 올라간다. 2015년 마포구 창전동에 문을 연 펠트커피는 ‘은파피아노’ 간판을 그대로 두었는데, 이는 오직 커피에만 신경 쓸 거라는 선언에 가까웠다. 구태여 애쓰지 않는 게 멋이기도 했다. 종로구 옥인동에 자리한 노멀사이클코페는 벌써 6년 넘게 이런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촌 끝자락의 건물 3층, 커피 작업실에 가까운 이곳은 원룸처럼 협소한 공간에 스툴 몇 개만 놓여 있다. 짤막한 영업시간은 그날그날 인스타그램에 공지한다. 반면 최근 1~2년 사이 늘어난 간판 없는 카페의 공통점은 공간과 콘셉트로 더 주목받는다 는 것이다(물론 커피맛도 어느 정도 괜찮아야 한다). 문화 ·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젊은이가 저렴한 세를 좇아 모여드는 을지로 인쇄소 골목은 실로 간판 없는 카페의 장이다. 미술 작업실을 겸하는 커피사마리아, 사무용 건물 꼭대기에 둥지를 튼 투피스, 분카샤, 클래직….어차피 찾아올 사람은 찾아온다.
지난겨울, 충무로3가 제복빌딩 3층에 간판 없는 백두강산이 들어섰다. 이름에서부터 한국적 복고를 표방하는 이곳은 그야말로 ‘요즘 을지로 카페’처럼 보인다. 을지로3가역과 충무로역, 명동역 사이 버뮤다 삼각지대 같은 골목의 한복판. 버젓이 영업 중인 인쇄소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굳게 닫힌 철문이 나온다. (당연히) 철문에는 손 글씨로 ‘백두강산’이라고 달랑 써 붙여 놓았다. 어둑한 실내는 옛 다방과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중간쯤으로 마무리했다.
빗줄기가 어물쩍 떨어지는 초여름. 백열등 불빛 아래 심플한 목조 바 뒤에서 강경미 대표가 오늘 영업을 준비한다. ‘백두강산’을 한자로 쓴 액자와 모호한 흑백사진이 걸린 얼룩덜룩한 벽을 배경으로 그림 속 인물처럼 오가며. 주변 상가 건물이 안그래도 흐린 창밖의 하늘을 대부분 가리고 있으니 어차피 실내는 언제든 어둑하고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우리라. 덕분에 카페 안에서는 빛과 어둠의 대비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백두산 천지를 담은 채도 높은 사진 아래 소파 자리. 테이블 위 설탕병 밑에 비스듬한 글씨체로 메뉴를 적은 메모지가 놓여 있다. 칵테일잔에는 시그너처 커피가 담겨 있다. 강경미 대표가 직접 고른 인도네시아 만델링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에 설탕을 넣고 우유 거품을 올린 것.
“이 동네 세가 되게 싸거든요. 여기도 인쇄소였어요. 이 공간을 하나의 작품이라 여기고 학교 후배와 함께 하나하나 손수 꾸몄죠. 벽을 전부 뜯어내 일일이 표면을 갈아내고 코팅 처리했고요. 조소 전공자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작업이죠.” 강경미 대표가 단어를 하나하나 고르며 말한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카페에는 혼이 담겨 있어요.” 카페를 여는게 막연하고 오래된 꿈이기에 그리고 예술가로 먹고살기란 힘든 일이기에 그녀는 전업 작가 대신 카페 주인을 택했다. 그래서 더더욱 젊은 작가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바 뒤의 흑백사진만 해도 얼마 전 카페에서 막 전시를 마친 아마추어 사진가 이재환 씨의 작품이다. 강경미 대표가 남긴 말. “사진만 찍고 잠시 머물다 가는 게 아니라 꾸준히 찾게 되는 카페였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카페를 찾아다니는 유행이 지나도요.” 특별할 것 없는 이 말이 카페라는 공간의 본래 가치를 새삼 일깨운다. 2잔째 커피는 차가운 카페오레로 청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니 도시의 한복판에 푹 안긴 기분이 든다.
ⓘ 백두강산 커피 6,500원부터, 인스타그램 baekdugang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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