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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Feb 07. 2019

사이판과 로타 자동차 여행

그림 같은 야자수가 늘어선 해안 도로와 파도 치는 절벽 그리고 보랏빛 석양. 북마리아나 제도를 대표하는 두 섬의 숨은 절경을 찾아 드라이브를 시작하자.





Tip 드라이브 음악

자동차 여행을 할 때 라디오 주파수를 97.9MHz에 맞추자. 

최신 팝 음악을 틀어주는 파워 99 FM(Power 99 FM) 방송이다.




아메리칸 피자 앤드 그릴의 미트볼과 피자. 사이판 북부의 대표 명소인 만세 절벽. © 임학현

1. 토요일 아침

사이판 자동차 여행을 떠나기 전, 가라판(Garapan) 시내의 아메리칸 피자 앤드 그릴(American Pizza and Grill)에서 브런치를 먹자. 30년 가까이 영업해온 곳으로, 베이컨, 오믈렛, 팬케이크 등으로 구성한 아침 식사 외에 햄버거, 피자 등 대중적인 미국식 메뉴를 판매한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레트로 분위기에 있다. 빨간 체크무늬 식탁보, 옛 할리우드 배우 사진, 보온병에 담긴 커피 등이 향수를 자극한다(아침 식사 4.95달러부터, Beach Rd, Garapan). 바로 옆의 차 카페 앤드 베이커리(Cha Café and Bakery)는 20종류가 넘는 달콤한 버블 티와 트렌디한 실내 디자인, 무료 와이파이 제공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커리류는 일찍 매진되는 편(음료 2.5달러부터, 페이스북 chasaipan). 에너지를 충전한 뒤에는 미들 로드(Middle Road)를 따라 사이판 최북단의 곶 만세 절벽(Banzai Cliff)으로 향하자. 정식 명칭은 푼탄 사바네타(Puntan Sabaneta)로, 1944년 사이판 전투 때 1만 명에 이르는 일본 군인과 민간인이 이곳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자살 절벽(Suicide Cliff)도 지척이다. 




2. 토요일 오후

현지인이 즐겨 찾는 사이판 남부의 래더 비치. © 임학현

자살 절벽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곧바로 북마리아나 제도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해식동굴 그로토(Grotto)가 나온다. 버드 아일랜드(Bird Island) 전망대도 바로 인근에 있다. 석회암 지형의 이 작은 섬에는 둥지로 삼기 좋은 구멍이 많아 수많은 새가 모여든다. 기암괴석 사이로 해변 풍광이 펼쳐진 동부의 제프리스 비치(Jeffery’s Beach)까지는 험한 오프로드 길을 지나야 한다. 마이크로 비치(Micro Beach) 앞 피에스타 리조트 앤드 스파 사이판(Fiesta Resort & Spa Saipan)의 테라스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하자(요리 12달러부터, fiestasaipan.com). 사이판의 밤 풍경이 궁금하다면 현지 여행사가 운영하는 별빛 투어를 신청할 것. 주위에 인공 조명이 없는 만세 절벽에서 돗자리를 펴고 누워 무수한 별을 감상할 수 있다(30달러, saipanday.com). 











 



3. 일요일 오전

느긋한 해변 분위기가 매력적인 서프 클럽. © 임학현

가라판의 피에스타 리조트에서 출발해 여행자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남부로 향하자. 목가적인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절벽 아래로 숨은 래더 비치(Ladder Beach)가 나온다. 여행객보다 현지인이 즐겨 찾는 해변이다. 널찍한 해안 동굴에서 현지인 가족이 바비큐 피크닉을 즐기고, 산호모래 해변에서 아이들이 서핑 연습을 하곤 한다. 동쪽으로 맞붙은 오비언 비치(Obyan Beach)는 또 하나의 숨은 명소로, 비치 다이빙 포인트로 인기 있다. 모험을 이어가고 싶다면 라오라오 베이(Laolao Bay) 동쪽 끝의 포비든 아일랜드(Forbidden Island) 전망대까지 가보자. 이름처럼 금단의 섬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하이킹도 가능하다.

 



4. 일요일 오후

허먼스 모던 베이커리(Herman’s Modern Bakery)에 들러 에너지를 충전하고 가자. 매장이 널찍하고 깔끔한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게서 제빵 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하며 3대째 이어온다 (페이스북 HermansModernBakery). 비치 로드(Beach Road)를 따라 달려 새하얀 마운트 카멜 성당(Mount Carmel Cathedral)을 지나 해가 지기 전에 서프 클럽(Surf Club)에 도착하자. 석양 포인트로 잘 알려진 해변 레스토랑이다. 과카몰리 버거와 홈메이드 레모네이드를 비롯해 서퍼뿐 아니라 모든 여행자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줄 음식이 기다린다(요리 11달러부터, 페이스북 SurfClubSaipan).



Tip 사이판 드라이브 거리

• 가라판 시내에서 만세 절벽까지: 14킬로미터

• 만세 절벽에서 자살 절벽, 버드 아일랜드 전망대를 거쳐 제프리스 비치까지: 30킬로미터

• 가라판 시내에서 래더 비치까지: 17킬로미터

• 래더 비치에서 포비든 아일랜드를 거쳐 허먼스 모던 베이커리까지: 20킬로미터

• 허먼스 모던 베이커리에서 서프 클럽까지: 5킬로미터


총 86킬로미터 




5. 월요일 오전

로타로 가는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풍경. 블루 팜스 직원과 함께 떠나는 보트 투어. © 임학현
피자리아는 송송의 인기 식당이다. 피자리아는 이름대로 괜찮은 피자를 낸다. © 임학현

경비행기로만 갈 수 있는 섬 로타에서는 속력을 조금 늦춰도 괜찮다. 섬의 총 길이가 20킬로미터에 불과하고, 주유소가 단 2곳이며, 군데군데 비포장도로도 많으니까.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을 마주칠 때마다 운전자는 서로에게 손인사를 건넨다. 공항에 도착하면 로타 리조트 앤드 컨트리 클럽 (Rota Resort & Country Club)으로 향해 짐을 푼 뒤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160달러부터, rotaresortgolf.com). 조용한 번화가인 송송 (Songsong)에 몇몇 식당이 있다. 그중 피자리아 바 앤드 그릴(Pizzaria Bar and Grill)에서는 필리핀 출신 셰프가 괜찮은 피자와 햄버거 그리고 타코를 비롯한 멕시코 음식을 낸다(런치 메뉴 8달러부터). 인근 블루 팜스 다이브 서비스(Blue Palms Dive Service)는 스쿠버 다이빙을 위해 로타로 이주한 일본인 주인장이 운영하는 다이빙 전문 업체다. 스쿠버다이빙은 물론 초보자를 위한 스노클링, 낚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스노클링 투어 48달러, blue-palms.com).




6. 월요일 오후

송송에서 출발해 로타 남서부 해안을 따라 그림 같은 길이 이어진다. 나무가 무성한 가지를 늘어뜨려 만든 터널을 지나 로타 최남단의 곶 포니야 포인트(Poniya Point)로 향하자. 파도가 몰아치고 야생초가 자라는 해안 절벽인데, 바다낚시 명소기도 하다. 다시 송송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바다 건너 타이핑고트산(Mount Taipingot), 일명 웨딩 케이크산이 늦은 오후 햇살에 잠긴 모습을 볼 수 있다. 2단 케이크를 쏙 닮은 해발 143미터의 이 산은 로타의 명물이다. 해 질 녘 송송 전망대(Songsong Lookout)에 올라 노을 지는 송송 빌리지와 웨딩 케이크 산 풍경을 바라보자. 

송송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을.  로타의 밤하늘. © 임학현


 


7. 화요일 아침

천연 수영장 스위밍 홀. © 임학현

로타 리조트 앤드 컨트리 클럽 앞 스위밍 홀(Swimming Hole)에 몸을 담그며 하루를 시작하자. 보석처럼 빛나는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인상적인 이곳은 암초에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이다. 라테 스톤(Latte Stone)으로 지은 선사시대 거주 단지와 TV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촬영한 모총 비치(Mochong Beach)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덜컹덜컹 달리면 동쪽 끝 아스 맛모스(As Matmos)에 도착한다. 바다 빛깔이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랗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딪치는 파도는 절벽 위까지 닿을 정도로 사납다. 파도 위로 바다거북이 보이는지 잘 관찰해보자. 비포장도로를 빠져나와 남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달리면 기이한 원시인 조각상이 있는 타가 라테 스톤 채석장(Taga Latte Stone Quarry)에 이른다. 여정을 계속해 섬 남단의 버드 생추어리(l’Chenchon Park Bird Sanctuary)로 향하자. 전망대에서는 드넓은 원시림을 보금자리 삼은 무수한 바다새가 마치 휴지 조각이 바람에 날리듯 노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8. 화요일 오후

이제 로타 북단으로 넘어가자. 로타 대부분의 해변이 섬 북쪽에 위치한다. 그중 테테토 비치(Teteto Beach)는 깨끗한 백사장과 해변 오두막이 있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인기 일몰 포인트기도 하다. 계속해서 서쪽으로 US 메모리얼 비치 파크(US Memorial Beach Park)와 신비로운 통가 동굴(Tonga Cave)을 지나 천 그루 야자수(Senbon Yashi)까지 달려보자. 태평양전쟁 후 조성한 해안가 야자수 숲으로 꽤 널찍하다. 저녁 식사 장소는 송송 빌리지의 토쿄 엔 레스토랑(Tokyo-En Restaurant)이 좋겠다. 현지산 생선회, 스테이크 등 괜찮은 일본식 벤토 요리를 낸다(요리 9달러부터, 1254 Songsong Vlg, Songsong). 


Tip 로타 드라이브 거리

• 로타국제공항에서 로타 리조트 앤드 컨트리 클럽까지: 8킬로미터

• 로타 리조트 앤드 컨트리 클럽에서 피자리아를 거쳐 블루 팜스까지: 13킬로미터

• 블루 팜스에서 포니야 포인트를 거쳐 송송 전망대까지: 12킬로미터

• 로타 리조트 앤드 컨트리 클럽에서 아스 맛모스까지: 6.5킬로미터

• 아스 맛모스에서 라테 스톤 채석장을 거쳐 버드 생추어리까지:10킬로미터

• 버드 생추어리에서 테테토 비치를 거쳐 천 그루 야자수까지: 19킬로미터


총 68.5킬로미터 





여행 정보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이판국제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62만 원부터, flyasiana.com). 공항에서 가라판 시내까지는 차로 20분 거리다. 사이판에서 로타까지는 경비행기로 총 30분 소요되며 매일 3편 운항한다(편도 125달러, starmarianasair.com). 1달러(USD)는 약 1,120원이다(2019년 1월 기준).


취재 협조

미국관광청(GoUSA.co.kr), 마리아나관광청(mymarianas.co.kr)




글. 이기선      사진. 임학현






사이판과 로타 자동차 여행 이어진 이야기

Part 2. 휴가를 완성하는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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