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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Mar 29. 2019

세계의 푸드 트럭 Best 10

지구 최고의 푸드 트럭은 어디일까? 

영국런던에서 볼리비아 라파스(La Paz)에 이르기까지 다음에 소개하는 세계 곳곳의 푸드 트럭은 저렴한 가격으로 독특한 요리를 낸다. 물론 예약이나 드레스 코드는 필요 없다. 푸드 트럭은 격식을 갖춰 식사하는 레스토랑과 달리 오로지 맛에 집중하는 미식가를 위한 곳이기 때문이니까. 유쾌한 분위기와 적당한 가격을 내세우고, 지역 사회와 밀착한 푸드 트럭은 현지인에게 지구 반대편에서 온 별미를 제공하고, 여행자에게 도시의 색다른 음식 문화를 경험하게 해준다.  


최근 론리플래닛은 열정적인 푸드 트럭 셰프를 만나 그들의 뒷이야기를 듣고 많은 이가 열광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Around the World in 80 Food Trucks'를 발간했다. 다음은 그중 10개의 푸드 트럭 스토리다.




미스언더스투드 헤론

아일랜드 킬러리

화창한 하늘과 맛있는 음식. © Misunderstood Heron


킴(Kim)과 헤이날도(Reinaldo) 부부가 운영하는 미스언더스투드 헤론(Misunderstood Heron) 푸드 트럭은 아일랜드 최고의 드라이브 루트로 꼽히는 와일드 애틀랜틱 웨이(Wild Atlantic Way)에 속한 코네마라(Connemara)의 킬러리 피오르(Killary Fjord)의 그림 같은 해안에 자리한다. 칠레 출신인 헤이날도는 카약 안전 강사로 일하기 위해 아일랜드를 찾았다가 킴을 만났다. 사랑에 빠진 둘은 함께 여행을 떠났고, 오토바이를 타고 인도, 네팔, 스리랑카, 칠레를 두루 탐험했다. 

아일랜드로 돌아온 부부는 저렴한 푸드 트럭을 구입해 칠레와 아일랜드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은 가정식과 독창적 요리에 도전했다. 품질이 뛰어난 지역 농산물을 고수하는 이들의 메뉴에는 피오르에서 직송한 홍합과 파슬리와 고수를 넣은 팔라펠(falafel, 병아리콩이나 누에콩을 갈아 둥글게 빚어 튀긴 요리), 푸짐한 사이즈의 엠파나다(empanada, 밀가루 반죽 속에 고기나 채소를 넣고 구운 남미식 요리) 등이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매콤하게 양념한 양고기를 넣은 인도식 만두인 사모사다. 인도 여행 때 영감을 얻은 사모사의 주재료는 인근 농장에서 기른 킬러리 양이다.  






하이서 호벨

독일 베를린

치즈의, 치즈에 의한, 치즈를 위한 하이서 호벨은 단일 메뉴를 고집한다. © Nina Straßgütl


독일 남부 슈바벤(Schwaben) 지방의 케제슈페츨레(Käsespätzle)는 그 단순함에 힘입어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종종 맥앤치즈와 비교되는 이 요리는 갓 익힌 국수를 치즈에 버무리고 바삭바삭한 양파 튀김을 곁들인다. 오직 케제슈페츨레만 판매하는 하이서 호벨(Heisser Hobel)이 베를린에서 명성을 얻은 이유는 소규모 제조장에서 고안한 치즈의 독특한 배합 덕분이다. 하이서 호벨은 지역에서 생산한 우유로 9개월간 숙성시키는 치즈 알고이어 베르크케제(Allgäuer Bergkäse)와 4개월간 숙성시키는 에멘탈(Emmental)을 사용해 만든다. 

하이서 호벨을 운영하는 플로리안(Florian), 뮈리암(Myriam), 올리퍼(Oliver)는 독일 푸드 트럭의 선구자로 꼽힌다. 2013년 4월, 셋은 구동독 시절에 제작한 캠핑카 나게투슈(Nagetusch)를 이동하는 부엌으로 개조했다. 여름에는 섭씨 50도에 이르는 온도와 싸워야 하지만 3명의 셰프는 이동식 주방이 주는 자유와 푸드 트럭 특유의 유대감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타피 타피오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행복한 타피 타피오카 팀. © Andre Hawk


2014년 대도시에서 푸드 트럭 운영을 허가하는 법률이 통과된 이후, 브라질 푸드 트럭 업계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푸드 트럭 대다수는 미국이나 유럽 스타일의 평범한 패스트푸드를 팔았는데, 마리아나 페롤라(Marianna Ferolla)는 타피 타피오카(Tapí Tapioca)에서 순수한 브라질 음식을 팔기로 마음먹었다. 타피오카는 브라질이 원산지인 카사바 뿌리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오랫동안 브라질의 주식으로 사용된 식자재다. 페롤라는 언젠가 세계적 메뉴로 거듭날 거라 믿는 푸짐한 팬케이크의 이름도 ‘타피오카’라 지었다.

타피오카의 쫀득쫀득한 질감은 녹인 치즈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덕분에 걸쭉한 브리 치즈와 바삭바삭한 아몬드, 향기로운 트뤼플 꿀이 어우러진 타피 파히(Tapí Parrí)는 이곳의 최고 인기 메뉴로 등극했다. 2016년 처음 문을 연 타피 타피오카는 이제 여러 곳에 지점이 두고 있다. “타피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시도해보려고요.” 페롤라가 미소를 지으며 전한 말이다.   






더 덕 트럭

캐나다 몬트리올

더 덕 트럭 팀은 오리고기를 활용한 독특한 거리 음식을 선보인다. © David Giral


몬트리올에 자리한 더 덕 트럭(The Duck Truck)에서는 모든 것에서 오리를 떠올리게 한다. 맥앤치즈에 오리 콩피를 곁들인 쾍앤치즈(Quack ‘n’ cheese), 오리고기 엠파나다인 엠파나덕(Empanaduck), 보리, 버섯, 허브, 풍부한 오리 콩피를 넣은 리소토 같은 다양한 카나르(canard) 등이 이곳에서 선보이는 메뉴다. 더 덕 트럭 아이디어를 낸 이사벨 펠레티에(Isabelle Pelletier)와 티에리 배런(Thierry Baron)은 몬트리올에서 레스토랑 베르티주(Vertige)도 함께 운영한다고. 

“오리고기는 여러 요리에 쓸 수 있는 만능 재료예요. 한 가지 콘셉트를 고집할 이유가 없죠. 하지만 가격이 비싸 몬트리올의 어떤 푸드 트럭도 오리고기를 내지 않았어요. 누구도 푸드 트럭에서 오리 요리를 시도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 확신이 들었죠.” 펠레티에는 납작한 샌드위치로 유명한 윌렌스키스 라이트 런치(Wilensky’s Light Lunch)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펠레티에와 베런은 윌렌스키스와 비슷하지만 오리고기를 넣은 대표 샌드위치를 구상한 다음, 졸인 오리고기, 양파, 체더 치즈를 넣어서 독창적인 음식 ‘르 빌레(Le Vilain)’를 완성시켰다. 






마마 록스 고메 버거

케냐 나이로비

마마 록스 고메 버거에서 아프리카 풍미를 더한 버거를 맛보자. © Mama Rocks Gourmet Burger


마마 록스 고메 버거(Mama Rocks Gourmet Burger)는 명실공히 나이로비에서 가장 사랑받는 푸드 트럭이다. 케냐계 나이지리아 출신의 자매 사만다(Samantha)와 나탈리(Natalie)가 시작한 마마 록스는 고메 버거를 정통 아프리카 스타일로 살짝 변형했다. 나이로비 당국의 규제 때문에 초기에는 푸드 트럭을 시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자매는 트럭을 몰고 도시의 젊은이가 모이는 소란스러운 알키미스트 바(Alchemist Bar)나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다.  

규모가 크지 않은 푸드 트럭이지만 음식은 신선하고 맛은 대담하다. 모든 버거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을 상징한다. 시그너처 메뉴 포포포 버거(Paw Paw Pow Burger)는 자매가 처음 나이지리아 여행을 갔다가 달콤한 파파야를 맛보고 나서 붙인 이름이다. 케냐를 테마로 한 망고 마사이 마마 버거(Mango Masai Mama Burger)도 인기 메뉴인데, 칠리 망고 마요네즈와 체다 치즈, 구운 피망이 듬뿍 들어 있다. 자매는 사람들이 마마 록스의 색다른 버거를 맛보며 아프리카 요리에 대한 호기심을 갖기를 바란다.






커리 업 나우

미국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걸어가면서 차나 마살라를 즐길 수 있다. © Curry Up Now


브랜드를 내세운 푸드 트럭이 번성하던 2009년, 아카쉬 카푸어(Akash Kapoor)와 동업자는 샌프란시스코에 커리 업 나우(Curry Up Now)를 선보였다. 북인도 정통의 맛을 담은 인도 음식을 독특하지만 접근하기 쉬운 방식으로 내는 게 그들의 목표였다. 익숙하면서도 근사해 보이고 알 듯 모를 듯한 인도 음식을 트럭에서 쉽게 조리하고 누구나 걸으면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획기적인 성공을 거둔 티카 마살라 부리토(Tikka Masala Burrito)가 그렇게 탄생했다.

그때부터 디컨스트럭티드 사모사(Deconstructed Samosa)과 내프티 난(Naughty Naan), 섹시 프라이(Sex Fries) 같은 시그너처 스페셜 메뉴가 차나 마살라(Chana Masala) 같은 정통 메뉴를 대체했다. 그렇다고 이곳의 요리를 퓨전으로 성급하게 결론 내는 건 금물이다. 커리 업 나우는 지역 내에서 유기농 방식으로 기른 친환경 식자재를 사용하고, 예부터 전해 내려온 정통 방식으로 맛을 내는 데 중점을 둔다. 현재 커리 업 나우의 메뉴는 푸드 트럭은 물론,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 자리한 파인 캐주얼 레스토랑 6곳과 인도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칵테일을 내는 모르타르 앤드 페슬(Mortar & Pestle) 바 2곳에서 만날 수 있다. 






수프라

레바논 베이루트

베이루트에서 선행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다면 수프라를 찾자. © Vivien Killilea Best


수프라(Soufra)에서 일하는 직원의 삶은 녹록하지 않다. 베이루트에 자리한 부르즈 엘 바라즈네(Burj el-Barajneh)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에서 온 이들로, 캠프가 세워진 1948년 이래 극심한 빈곤과 교육, 구직 활동을 제한하는 법률 규제와 싸워야 했다. 마리암 차르(Mariam Chaar)가 처음 시작한 수프라는 매주 농산물 직판장에서 팔레스타인의 국민 요리 므사칸(msakhan, 올리브유에 적신 빵에 닭고기와 양파 등을 올려 구운 요리)을 탁월하게 재해석한 음식을 선보인다.  

2013년 차르는 일자리가 꼭 필요한 난민 캠프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풍성한 식탁’이라는 의미의 수프라를 열었다. 그때부터 40명 이상의 여성이 수프라의 도움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수잔 서랜던(Susan Sarandon)이 푸드 트럭을 구매하고 장비를 갖추기 시작한 차르의 고군분투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의 맛에서 힘을 얻은 수프라의 에너지는 무궁무진하게 뻗어나갈 것이다.






고우리 쉬림프

일본 고우리지마

해변에서 즐기는 맛있는 음식. 무엇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는가? © Kouri Shrimp


오키나와 고우리지마(古宇利島)의 풍광에 반한 유미코 오미네(Yumiko Omine)와 미미 코지마(Mimi Kojima)는 2014년 도쿄에서 이주해 고우리 쉬림프(Kouri Shrimp)를 차렸다. “첫눈에 사랑에 빠졌죠.” 고우리지마가 하와이 오아후섬(Oahu Island)과 기후가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 둘은 하와이에서 영감을 얻은 새우 요리에 밥과 오키나와 채소를 곁들인 것을 시그너처 메뉴로 정했다.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요리가 되겠다 싶었어요.” 코지마가 설명을 덧붙인다. 분홍색과 청록색이 어우러진 트럭은 본토로 이어지는 2킬로미터의 고우리 대교(古宇利大橋)가 있는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주차장에 자리 잡았다.  

고우리 쉬림프는 갈릭 쉬림프 4종류, 가늘게 썬 프렌치 프라이, 오키나와 오나하 소 옆구리살을 내는데, 오리지널 갈릭 쉬림프가 가장 인기 있다. 손님들은 육즙이 가득하고 맛있게 양념한 새우를 하와이안 선(Hawaiian Sun)이나 차가운 맥주에 곁들여 먹으며 발치에서 부서지는 맑고 깨끗한 바닷물을 만끽한다.






토스타

호주 멜버른

평범한 치즈 토스트 샌드위치에 혁신을 가져온 토스타. © Toasta


레베카 파인골드(Rebecca Feingold)가 처음 발견한 이 소형 트럭은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준주의 붉은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말끔하게 세차를 마치고 장비를 갖춘 2014년에는 멜버른 유일의 토스트 샌드위치 푸드 트럭 토스타(Toasta)로 변신했다. 풀드 포크(pulled pork,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익힌 돼지고기를 결대로 찢은 요리)와 맥앤치즈가 어우러진 맥 대디(Mack Daddy)와 치킨 슈니첼로 구성한 셰인(Shane)을 내놓기 위해 파인골드는 영양학까지 공부했다고. 토요일 아침마다 토스트 샌드위치와 마일로(Milo) 밀크셰이크를 만들던 아버지를 둔 그에게 요리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일로 다가온다. “언제나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고 음식을 나누는 일이 즐거웠어요.” 

페스티벌, 마켓, 이벤트를 순회하는 토스타는 2016년 웨스트 멜버른(West Melbourne)에 상설 매장을 오픈했다. 겨울에 토마토 비스크를 곁들이든, 떠들썩한 밤을 보낸 뒤 아침에 감자튀김을 곁들이든 토스타에서는 언제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엉클 거시스

미국 뉴욕

뉴욕 맛집 리스트에 엉클 거시스를 추가하자. © Uncle Gussy


니코(Nicko)와 프랭키 카라지오고(Franky Karagiorgo) 형제는 거리 음식을 파는 집안에서 자랐다. 삼촌들은 형제가 유년기를 보낸 퀸스(Queens)의 애스토리아(Astoria) 인근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핫도그나 소시지, 수블라키(souvlaki, 고기와 채소를 꼬치에 끼워 숯불이나 그릴에 굽는 그리스 요리) 등을 팔았고, 둘은 삼촌을 돕는 일을 좋아 앴다. 이후 형제는 기업에서 잠시 일하다가 2009년에 거스(Gus) 삼촌에게서 파크 애버뉴(Park Avenue)의 알짜배기 지점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푸드 트럭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단 카라지오고 형제는 사람이 들어갈 만한 카트를 만든 다음 트럭으로 개조했다. 현재는 엉클 거시스(Uncle Gussy’s) 트럭 2대와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온라인 주문까지 받지만, 둘은 빼어난 품질과 세세한 디테일에 쏟는 정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덕분에 신선한 고기와 채소를 직접 준비해서 내는 엉클 거시스의 요리에 찬사를 보내는 손님의 줄은 언제나 길게 늘어선다. 형제는 작은 선행을 중시하는데, 여기에는 어린이를 돕고 건강 사업을 이끄는 자선 활동에 참가하는 일도 포함된다. 니코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정통 그리스식 요리인 돼지고기 수블라키라고.




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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