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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Nov 13. 2015

그 여자의 부산 여행

Eating 

부산의 가로수길에서

개성 넘치는 콘셉트의 상점이 골목 구석구석 숨어 있다. © 조지영


부산 방문은 이번까지 합쳐 다섯 번쯤 되는데, 서면은 처음이다. 행여나 길을 잘못 들까 구글맵을 연신 들여다보다 문득 고개를 드니, 커다란 표지판이 나를 비웃듯 정면에 버티고 섰다. ‘전포 카페거리’. 요즘 웬만한 도시엔 하나쯤 있는 게 카페거리라지만, 이렇게 대놓고 이름표까지 달고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 동천로에 서 ‘궁리마루’라는 재미난 이름의 과학 체험관(8월 말까지 운영하고 기장군 국립부산과학관으로 이전한다)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서면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특색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숍 등이 모여 있다.


해운대나 광안리가 여행객을 위한 부산의 명소라면, 서면은 현지인이 즐겨 찾는 부산의 명동이다. 서면 최대 번화가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이 거리는 최근 몇 년 새 도심의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놀라운 것은 이곳이 불과 5년 전만 해도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았고, 우범지대로 손꼽히는 동네였다는 사실. 한때 공구 상가와 전기 상가가 밀집해 있다가 빠져나간 자리에 하나 둘 카페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태원 후리덤부터 뉴욕다방, 런던 치킨 앤 비어, 은하수 식당까지. 거리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스케일은 국내외를 넘어 지구 밖까지 아우르고 저마다 개성 넘치는 간판과 인테리어를 자랑하기 바쁘다.


전포동 카페거리 초입에 있는 카페 애드오그램(add5gram)의 빈티지한 내부. © 조지영

그중에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아마 모루식당일 것이다. 빈티지풍 하얀 타일로 마감한 외벽, 자그마한 나무판에 하얀색 글씨로 써놓은 간판, 문가에 놓인 오래된 대합실 의자와 크고 작은 화분. 문을 연 지 3달 남짓한 모루식당은 어디를 찍어도 분위기 있는 사진이 나오는 외관과 인테리어 덕에 인스타그래머 사이에서 화제였다. 식당에 입성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치 않다. 오픈 30분 전부터 대기는 기본, 가게로 들어서면 카운터에서 주문과 계산이 먼저다. 운이 좋으면 단 하나뿐인 1층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신발을 벗고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다락방 같은 아담한 공간은 모두 좌식. 동그란 밥상 앞에 앉으니 키 작은 빈티지 선풍기의 파란색 프로펠러가 신나게 돌아가며 시원한 바람을 뿜어낸다. 낮게 걸린 선반과 장식 없이 담백한 가구, 아기자기한 소품을 찬찬히 둘러보는 사이 벽걸이 CD 플레이어에서 일본 음악이 흘러나온다. 일본식 카레 이외의 메뉴는 상상하기 어려운 그런 분위기다.


“잠시 일본에 산 적도 있고, 여행으로도 자주 방문할 만큼 일본을 좋아해요. 카레는 캠핑을 가면 즐겨 해 먹는 메뉴 중 하나인데 주위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일본식 카레집을 열었어요.” 모루식당의 주인 장은혜 씨는 서울 출신이다. 창원으로 시집오면서 부산에 자신만의 작은 일본을 꾸미게 됐다. 새우크림카레가 메인이고, 야채카레, 시금치카레, 콩카레 등 매일 다른 ‘오늘의 카레’를 선보인다. 주인장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가구와 소품은 일본을 오가며 직접 수집한 것. “누군가의 집에 놀러 온 듯한 분위기가 콘셉트예요. 마고걸스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과 수시로 캠핑을 즐기는데, 캠핑 크루를 위한 아지트 겸 소박한 식당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녀의 말을 듣고 보니 이 공간에서의 행위가 이전과 달리 보인다. 기다리고, 주문하고, 신발 벗고, 올막졸막 붙어 앉아 맛보는 자극적이지 않은 맛의 카레 1접시. 만약 이곳이 내 친구의 집이라면, 사소한 불편함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고, 좁은 공간 구석구석에 닿은 손길에 마음이 편해질 테니까.

일본의 한 카페를 옮겨놓은 듯한 모루식당의 내부 풍경과 야채카레. © 조지영


모루식당 카레 8,000원, 12pm~재료 소진 시까지(브레이크 타임 3pm~7pm), 일·월요일 휴무,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전로38번길 37.


Activity

원도심 골목 탐방


근대 문화유산 둘러보기는 개인적으로 흥미 있는 여행 테마 중 하나다. 수십 년 혹은 그 이상을 버텨온 건축물을 바라보는 경험은 묘하게 매력적이다.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그 안에 켜켜이 쌓인 세월, 실재하는 과거를 마주한 기분이랄까? 영화 <동감>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21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같은 담벼락을 손으로 쓰다듬는, 그런 순간처럼 말이다.

100여 년의 세월이 녹아 있는 옛 백제병원 건물. © 조지영

사실 부산에 남아 있는 적산가옥을 찾아가보고 싶었다. 조선 시대 일본의 거주지인 왜관(倭館)을 설치할 만큼 오랜 세월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도시니, 군산 못지않게 잘 보존된 적산가옥이 분명 있지 않을까. 찾아보니 부산 원도심 곳곳에 당시 건축물이 꽤 여럿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서로 가까이에 자리한 초량동 일본식 가옥과 수정동 일본식 가옥(옛 정란각)이 비교적 일본식 고급 주택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문제라면, 일맥문화재단과 부산 동구청에서 각각 관리하는 두 집이 모두 보수 작업 중이라는 것. 밖에서도 외관을 제대로 보기 어렵고, 공사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니 적산 가옥 투어는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겠다.


대신 초량동 골목을 걷는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경험은 꼭 적산가옥이 아니어도 가능하니까. 게다가 이곳엔 ‘부산 최초의 근대식’이라는 수식어를 단 유적이 2개나 있다. 옛 백제병원과 남선창고 터가 바로 그것이다. 부산역에서 중앙대로를 건너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4층짜리 빨간 벽돌 건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1922년 설립한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 종합병원이다. 병원에 이어 중국요릿집 봉래각, 일본인 장교 숙소, 중화민국 영사관이 이 건물을 거쳐갔고, 1970년대 화재 이후 거의 방치된 상태다. 현재 1~2층은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버려진 지 오래라 구석구석 짙게 밴 손때를 제외하면 딱히 볼거리는 없다. 백제병원 바로 옆에는 남선창고 터가 있다. 남선창고는 1900년 부산 상인이 직접 지은 도시 최초의 근대식 물류 창고로, 함경도 원산에서 실어 온 명태를 보관하던 곳이다. 당시 명칭은 북선창고 또는 명태고방. 2009년 창고를 철거한 자리엔 대형 마트가 들어섰다. 한때 3,000여 제곱미터 규모에 이르던 창고 부지는 마트 주차장 한구석에 남아 있는 벽돌 담장으로 대체되었다. 그마저 주차장 관리실과 벤치, 쓰레기통으로 가린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온다. 안내판조차 없었다면, 이 담장 따위가 무엇인지 알게 뭐람? 병원 건물이나 창고 터 모두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괜찮은 공간이 될 것 같은데, 아쉽고 씁쓸한 마음에 괜히 대형 마트와 나란히 있는 초량전통시장을 1바퀴 돈다.

(왼쪽)초량전통시장에 가면 부산의 명무 구포국수를 살 수 있다. (오른쪽)초량 이바구길의 하이라이트 168계단. © 조지영


초량동이 과거의 유산과 개발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사이 외지인의 발길은 부쩍 늘었다. 옛 백제병원과 남선창고 터, 초량교회, 168계단 등 기존 명소에 새로 지은 자료관과 기념관, 산복도로 전망대 등을 더해 조성한 ‘초량 이바구길’ 덕분이다. 내친 김에 168계단으로 향한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주르르 흐르는 오늘 같은 날, 그늘 한 자락 없는 계단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힌다. 이 계단이 산비탈 집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인 이들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 아득해진다. 계단 양옆으로 몇몇 집이 헐렸다. 그 자리에 모노레일이 들어설 예정이란다. 계단 꼭대기 언덕에 자리한 이바구공작소를 지키는 것은 지역 어르신들. 초량 이바구길의 득을 따진다면, 아마도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이바구 자전거, 168도시락국, 이바구충천소와 이바구공작소까지 동네 어르신이 직접 여행객을 안내하고, 식사와 잠자리,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 공작소 안 의자에 넋 놓고 앉아 땀을 식힌다. 벽에는 산복도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펜화 작품이 걸려있다. 여기서 좀 더 올라가면 유치환의 우체통이 설치된 전망대가 나온다는데, 별로 내키지 않는다. 산복도로는 해 질 녘에 올라갈 생각이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야겠다.

168계단 중간에 위치한 김민부 전망대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 조지영

Nightlife

산복도로의 밤


“그, 수정동 꼭대기에 있는 그예?” 부산동여자중학교로 가달라고 하자 택시 기사님이 되묻는다. 나는 산복도로에서 내려다본 부산 야경을 보러 가는 길이라고 대답한다. 그때부터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택시가 망양로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지 생중계가 시작된다.


1964년 10월 20일, 망양로(望洋路)가 개통됐다. 중구 영주동에서 진구 범천동까지 이어지는 부산 최초의 산복도로. 산 중턱을 따라 구불구불 달리는 이 길에선 이름처럼 부산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오늘날 30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산복도로가 부산 6개 구의 산동네를 연결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곳에 먼저 마을이 있었고 도로가 나중에 생겼다. 일제강점기 도심의 평지를 차지한 일본인에 밀려난 조선인, 해방 후 일본에서 돌아온 귀환 동포, 한국전쟁이 끝난 뒤 오갈 곳 없어진 피란민이 가파른 산비탈에 터를 잡았다. 이후 도시 정비와 근대화를 명분으로 도로가 들어섰고, 판잣집을 허물었고, 연립주택과 아파트가 들어섰다. 맨땅에 겨우 집을 짓고 힘겹게 버텨온 산동네의 삶은 그 덕분에 한층 고단해졌겠지.

(왼쪽)부산의 오래된 야경을 볼 수 있는 산복도로. (오른쪽)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옛 동네에는 계단이 즐비하다. © 조지영


수정동 산복도로 만디(부산 사투리로 ‘제일 높은 곳’이라는 뜻)에 내려, 온 길을 천천히 되돌아간다. 도로 아래로 무수히 많은 집이 언덕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낮게 깔린 지붕 틈에서 비죽 솟아 있는 것은 오래된 목욕탕 굴뚝뿐. 사이사이 계단은 또 어찌나 많은지. 어느 새 해가 넘어가고 하늘빛은 점점 짙어진다. 비좁은 골목의 낡은 가로등에도 불이 들어온다. 망양로 곳곳이 야경 포인트지만, 영주동 삼거리 인근에는 아예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이름하여 역사의 디오라마(diorama, 축소 모형). 새까만 하늘 아래 불빛을 반짝이는 산동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환상적이라거나 아름답다는 감탄에 앞서 한 가지 생각밖에 안 든다. “와, 집 정말 많다!”


‘부산 사람 모두 이곳에 모여 사는 건 아닐까?’ ‘옆집 창문 너머, 앞집 옥상이 전부 들여다보일 정도니 이 산자락에 비밀은 없겠군.’ ‘그래도 전망은 끝내주겠지!’ 여백 없이 꽉 들어찬 산복도로의 풍경을 보며 이런저런 상념에 젖는다. 최근 감천동 산복도로 지역이 알록달록한 색을 입고 감천문화마을로 인기를 끌면서 산복도로 또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도시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산복도로 르네상스’라는 거창한 이름의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란다. 하긴, 조금 전 택시 기사님도 요즘은 감천마을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굳이 수정동을 외치는 나를 의아해했다. 하지만 해운대나 광안리의 매끈하고 화려한 야경 대신 부산의 자연스러운 밤 풍경이 보고 싶어 산복도로를 찾지 않았던가. 게다가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라, 옥상에 널린 빨래처럼 일상의 속살이 아무렇지 않게 삐져나와 있는 삶의 터전이다. 통영의 동피랑마을처럼 전형적인 관광 명소화된 모습엔 그다지 호기심이 일지 않는다. 캄보디아 씨엠립 호수에서 남의 수상가옥 거실을 들여다보며 느낀 불편한 마음은 별로 경험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그저 조용히 바라본다. 분명 아름답기도 하고 낭만적이기도 한 밤이지만, 섣불리 그 말을 입 밖에 내뱉지 못한 채.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에서 서면 영주동 산동네부터 부산 앞바다까지 시야가 탁 트인다. © 조지영


TIP 산복도로 야경을 즐기는 법


1. 버스 
산복도로를 오르내리는 86번(서면~국제시장)과 186번(청학동~서부터미널) 버스를 타고 창밖 풍경을 즐기면 된다.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는 영주삼거리 정류장에서 하차.


2. 택시 
원하는 전망 포인트가 있으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산복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많아 내려올 때도 택시 잡기가 수월한 편이다. 부산역에서 부산동여자중학교까지 약 5,300원.


3. 도보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하이킹 삼아 걸어서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량 이바구길 코스인 유치환의 우체통에 이르면 산복도로와 부산항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영주동에 설치된 오름길 모노레일을 이용한 뒤 산복도로를 따라 역사의 디오라마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Shopping

동네 책방에서 살 수 있는 것


지하철 장전역 1번 출구. 내가 부산에서 듣도 보도 못한 이 동네까지 찾아올 줄이야. 뙤약볕이 내리쬐는 부산의 늦여름을 제대로 경험하며 일렬로 늘어선 빌라를 따라 천천히 걷는다. 횡단보도를 하나 건너고 완만한 경사면을 오른 지 3분쯤 지났을까. 왼편 모퉁이에 군더더기 없는 (심지어 간판도 없는) 단정한 가게가 모습을 드러낸다. 긴가민가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을 들여다보는데, 쇼윈도 너머로 황톳빛 고양이 2마리가 그런 내 모습을 빤히 쳐다본다. 제대로 온 것 같다.


(왼쪽)책과 아기자기한 소품, 손으로 만든 가구가 멋스럽게 어우러진 공간. (오른쪽)책방의 또 다른 주인인 고양이 붐. © 조지영


나는 여행지에서 지갑을 잘 여는 편이 아니다. 충동적으로 샀다가 괜히 필요 없는 짐만 늘고 결국 쓰레기를 만들까 봐. 그런데 요즘은 실용적인 것이든 아니든, 여행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 하나쯤 사 모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다. 남포동 국제시장이나 부평 깡통시장은 워낙 유명하고, 더베이 101이나 센텀시티에서 살 수 있는 건 서울에도 있다. 그러니까 부산에서 쇼핑을한다면,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것 혹은 부산이기에 의미 있는 것을 사고 싶었다. 샵 메이커즈를 찾은 것은 그 때문이다.


“작년에 공간을 확장하긴 했지만, 같은 자리에서 5년째예요.” 이 독특한 서점의 공동 운영자 중 1명인 구나연 씨의 말에 깜짝 놀란다. 5년 전이라면 서울에도 동네 책방이 얼마 없던 시절 아닌가. 독립 출판의 개념도 확산되기 전이고. 지금이야 소규모 서점이 일종의 트렌드지만 말이다. “2009년부터 <크래커 달지 않은>이라는 미술 비평 잡지를 4년간 발행했어요. 잡지를 만들다 보니 그 결과물을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공간을 꾸리게 됐죠.” 몇 권 안 되는 책으로 시작한 샵 메이커즈는 이제 입고 요청을 다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독립 출판물은 물론, 개인이나 소규모 브랜드가 제작한 소품, 음반 등을 판매하고, 숍인숍 형태로 부산의 핸드메이드 가구 브랜드 우드웍스30의 쇼룸도 겸한다. 그리고 고양이 붐과 민율의 쉼터기도 하다.

간판 하나 없이 심플한 샵 메이커즈의 외관. © 조지영

비율로 따지면 90퍼센트 이상이 부산 외 지역에서 만든 제품이지만, 그 틈에서 10퍼센트의 보물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흥미진진하다. 눈썰미가 남다른 이라면 부산 진시장에서 패브릭 공방 겸 카페를 운영하는 지논(Zinon)의 가죽 제품,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그린그림에서 리소 프린트로 제작한 사진집, 부산의 변화하는 공간을 수채화로 담은 그림 엽서 등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꼭 메이드 인 부산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빈티지 연필이나 핸드메이드 향초 같은 것도 있다. 책과 아기자기한 소품, 손으로 만든 가구가 어우러진 공간. 작지만 특별한 물건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책방 문을 열고 들어온 지 2시간이 다 되어간다. 신기하게도 아직 그 문을 나설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샵 메이커즈 12pm~9pm, 일·월요일 휴무, 051 512 9906,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산대학로64번길 120 1층, shopmakers.kr


그녀의 기념품

© 조지영

디자인 스튜디오 니나내나에서 만든 에코 백 1만5,000원.
부산 여행 에세이 <원도심 낭만을 거닐다> 1만 원.
엽서 시리즈 형태로 제작한 매거진 <얇은 안부> 7,700원.
빈티지 연필 1개당 2,500원.


 표영소 ・ 사진 조지영



그 남자의 부산 여행은?

그 남자의 부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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