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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May 31. 2019

2019 유럽 최고의 여행지

론리플래닛의 여행 전문가들이 꼽은 2019년 유럽 최고의 여행지 10. 

론리플래닛의 여행 전문가는 2019년 유럽 최고의 여행지를 찾아 외딴 해안과 붐비는 도시, 아직 덜 알려진 지역을 구석구석 누볐다. 곰이 출몰하는 숲부터 포도밭이 펼쳐진 전원 마을까지 다음에 소개하는 10곳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흥미로운 여행지다. 활력을 되찾은 도시와 덜 알려진 보석 같은 마을 등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유럽의 여행지를 알아보자.
어디로 먼저 떠날 지 선택하는 일은 당신의 몫이다.




1. 슬로바키아, 하이 타트라

울퉁불퉁한 바위투성이인 슬로바키아 하이 타트라에는 유라시아 불곰이 서식한다. © vencavolrab/Getty Images

슬로바키아의 하이 타트라(High Tatras)는 신화에 어울릴 법한 장소다. 이리저리 꺾어진 봉우리와 곤두박질치는 폭포가 빚어낸 우뚝 솟은 왕국에서는 키 작은 버드나무가 땅을 뒤덮고 무시무시한 짐승이 숲을 활보한다. 야생을 그대로 간직한 하이 타트라에는 유럽 대부분에서 자취를 감춘 큰곰이 서식한다. 최근 하이킹으로 곰을 찾는 모험을 진행하는 여행사가 늘어나고 있어 곰을 만날 확률이 높아졌다.  

야생동물 관찰 외에도 하이 타트라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는 무궁무진하다. 해발 2,655미터로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높은 게를라흐(Gerlach, 게를라호우스키 슈티트(Gerlachovský Štít)라고도 불린다) 정상까지 오르거나 빙하호 슈트르프스케 플레소(Štrbské Pleso)에서 보트를 타고, 고지에 자리한 차티(chaty, 산장)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으면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사라진다. 




2.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은 개관 200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선보인다. © Rodrigo Garrido/Shutterstock

스페인 전역을 강타했던 경기 침체가 회복되면서 수도 마드리드도 한층 활기를 되찾는 중이다. 언제나 유럽 최고로 꼽히던 마드리드의 나이트라이프도 진일보하고 있다. SNS의 해시태그를 장식하는 타파스 바와 미니멀한 칵테일 바로 즐비한 폰사노 거리(Calle de Ponzano)는 이제 유럽에서 가장 멋진 밤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올빼미족만 마드리드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건 아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강조하는 흐름에 따라 보다 많은 장소가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바뀌었으며 자전거 전용 도로와 대여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층 넓어진 인도와 도시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는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도 여기에 한몫한다. 유서 깊은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은 올해 개관 200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연중 진행한다. 아직 세상에 거의 공개된 적 없는 희귀 작품을 관람하고 공연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3. 아이슬란드, 북극 해안 도로

북극 해안 도로는 아이슬란드 여행의 핫 스폿으로 떠오를 예정이다. © WanRu Chen/Getty Images

최근 10년 동안 여행자의 버킷 리스트 최상단에 올라 있는 아이슬란드가 이제 새로운 대표 선수를 내보낸다. 해마다 수백만 명이 아이슬란드를 찾지만, 대개는 수도 레이캬비크나 유명한 골든 서클(Golden Circle, 아이슬란드 남서부의 대표 관광지 3곳)에 초점을 맞춰왔다. 용감무쌍한 일부는 서쪽이나 극동으로 방향을 틀기도 하지만, 북쪽으로 떠나는 여행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서쪽의 크밤스타웅기(Hvammstangi)부터 동쪽의 바카피외르뒤르(Bakkafjörður)까지 800킬로미터에 이르는 북극 해안 도로(Arctic Coast Way)는 새로 개통한 길로, 아이슬란드의 원초적 북쪽 해안을 따라 21개의 마을과 4개의 섬을 지나친다. 이 지역에는 아이슬란드에 명성을 안겨준 자연의 경이가 가득하다. 굉음과 함께 낙하하는 폭포, 거대한 빙하, 김이 펄펄 나는 화산 분기공을 볼 수 있는 것. 설상 스포츠를 즐기고 야생동물을 관찰하며 황무지로 모험을 떠날 기회도 수없이 많다. 한마디로 북극 해안 도로는 아이슬란드 여행의 정수이며, 심지어 붐비는 인파도 없다.




4.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를 벗어나 헤르체고비나의 다른 보석도 살펴보자. © Anna Gorin/Getty Images

헤르체고비나(Hercegovina)에 관해 아는 것이 있는가? 북부 보스니아(Bosnia)와 맞닿은 역사적 지역이라는 점과 모스타르(Mostar)의 장엄한 스타리 모스트(Stari Most) 다리 정도가 전부일 게다. 물론 스타리 모스트조차 모르는 이가 많겠지만, 해마다 여름이면 수많은 사람이 몰려와 이 아름다운 석조 다리의 완벽한 모습을 포착하려 애쓴다. 

2019년에는 헤르체고비나의 다른 지역에도 포커스를 맞춰보자. 한때 모스타르부터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까지 전원 지역을 누비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철도선은 이제 CIRO 자전거 트레일로 변신해 지역 최고의 장관을 뽐낸다. 트레일 중간중간 운치 있는 옛 기차역을 활용한 숙소가 자리해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한 다음 또 다른 여행에 나서는 일도 가능하다. 중세 분위기를 간직한 포치텔(Počitelj)의 거리를 한가롭게 거닐거나 베트레니차(Vjetrenica)의 카르스트 동굴을 탐험할 수도 있고, 전통이 살아 있는 산간 마을 루코미르(Lukomir)까지 하이킹을 떠나도 좋다. 무엇을 하든 그림 같다는 말로는 부족할 헤르체고비나의 모습을 새로이 만나게 될 것이다.




5. 이탈리아, 바리

다시 문을 연 마르게리타 극장은 활력을 되찾은 바리에서 주목받는 공간 중 하나다. © Dimitar Chobanov/Alamy Stock Photo

‘부활’이라 부를 필요는 없지만, 오랫동안 풀리아(Puglia)주 최남단의 유명 관광지로 향하는 관문도시 정도에 불과하던 바리(Bari)가 경쾌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반도에서 뒤꿈치 부분에 위치한 바리는 한때 가난한 항구 도시였으나, 10년간 르네상스를 거쳐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우선 활기를 되찾은 구시가가 분위기를 돋운다. 산뜻한 광장에는 전면을 판자로 가린 채 문을 닫았던 점포가 가족이 운영하는 자그마한 식당으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는 으레 할머니가 귀처럼 생긴 오레키에테(orecchiette, 가운데가 깊고 오목하게 파인 파스타)를 접시에 담아 내준다. 바리의 변화는 피상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화려한 피치니 극장(Teatro Piccinni), 한때는 안전상 부적합했던 유서 깊은 호텔 오리엔테(Oriente) 그리고 아르누보 스타일의 마르게리타 극장(Teatro Margherita) 같은 문화 공간이 속속 재개장 중이다. 마르게리타 극장은 원래 연극 상연을 위한 곳이었으나, 이제는 인상적인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도시의 나이트라이프도 흥미로워졌고(한때 매표소이던 곳에서 칵테일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거리는 한층 안전하며, 해변은 한결 깔끔해졌다. 분명 바리는 활기를 되찾는 중이다. 




6. 스코틀랜드, 셰틀랜드 제도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셰틀랜드의 경이로운 풍광. © Peter Burnett/Getty Images

영국 최북단이며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170킬로미터 떨어진 셰틀랜드 제도(Shetland Islands)까지 가는 여행자는 드물다. 이 때문에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군도는 북해의 오지로 남아 극한의 모험을 원하는 이들의 낙원이 됐다. 모험가는 황홀한 해안 트레일과 놀라운 야생 동물 관측, 전설적인 피시 앤드 칩스 식당에서 그 노고를 보상받는다. 자부심 강하고 호의적인 주민이 건네는 도수 높은 위스키도 빼놓을 수 없다. 

셰틀랜드에 가려면 애버딘(Aberdeen)에서 야간 페리를 타야 하는데 그 자체가 일종의 모험이다. 일단 셰틀랜드에 발을 디디면 한 박자 쉬어가는 삶 또한 경험할 수 있다. 험준한 바위투성이 곶에서 수달과 범고래를 찾다 보면 러윅(Lerwick)의 동네 펍으로 자리를 옮길 저녁 시간이 된다. 매년 1월, 바이킹에서 영감을 얻은 격렬한 축제 업 헬리 아(Up Helly Aa)가 열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7. 프랑스, 리옹

올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리옹. © kavalenkava/Shutterstock

리옹은 긴 세월 동안 북쪽에 자리한 파리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수도만큼 명성을 누리거나 인파가 몰리지 않지만, 파리다운 매력은 리옹에서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론(Rhone)강과 손(Saône)강을 끼고 있는 이 아름다운 도시는 맛있는 음식(비스트로, 베이커리, 선술집 모두 하나 같이 훌륭하다)과 문화(데 콩플뤼앙스(des Confluences)와 가다뉴(Gadagne)가 대표적 박물관이다)를 고루 갖췄다. 

리옹은 2019년에 세계의 주목을 끌 예정이다. 프랑스 영화의 발상지이기도 한 이곳에서 7월에 피파 여자 월드컵(FIFA Women’s World Cup) 결승전이 열리기 때문. 접근성이 용이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 산업을 위한 도시의 노력은 최근 EU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파리의 뒤를 이을 프랑스의 대표 도시는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여행자의 총아가 될 준비를 마친 것이다.




8. 리히텐슈타인

리히텐슈타인 군주가 거주하는 파두츠 성. © Boris Stroujko/Shutterstock

일주일 만에 나라 전체를 걸어서 돌아보고 싶다면? 작지만 사랑스러운 리히텐슈타인이라면 가능하다. 이 나라는 독립 국가 300주년을 기념하고자 리히텐슈타인 트레일(Liechtenstein Trail)을 새로 만들었다. 경치가 빼어나고 75킬로미터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트레일은 산봉우리와 초원을 가로질러 11개의 자치 지역을 전부 연결한다.  

하이킹에 관심이 없는 이에게도 리히텐슈타인은 매력적인 여행지다. 수도 파두츠(Vaduz)의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성에 거주하는 군주가 통치하는 이 나라는 소박하지만 부유하다. 올해 방문하는 여행자는 독립 300주년을 맞아 준비한 특별 전시회(리히텐슈타인 미술관(Museum of Fine Arts)이 선보이는 왕실 컬렉션(Princely Collection)의 하이라이트 포함)와 파티를 즐길 수 있다. 가장 성대한 축하 행사는 국경일인 8월 15일에 열린다. 




9. 스위스, 브베

아름다운 브베는 올해 대규모 파티를 준비 중이다. © Scott Wilson/Alamy Stock Photo

2019년 6월, 페트 데 비네롱(Fête des Vignerons) 축제를 개최하는 스위스의 소도시 브베(Vevey)는 여느 때보다 많은 샴페인을 터트릴 예정이다. 18세기 이래 20년에 한 번 열리는 이 축제는 3주에 걸친 와인 페스티벌로 대담한 코스튬 쇼, 소 방울 소리가 울려 퍼지는 퍼레이드, 알펜호른 콘서트 등을 펼친다. 임시 가판대와 문을 활짝 연 와인 저장고에 들러 지역에서 생산한 근사한 피노(pinot)나 샤슬리(chasselas) 와인도 시음해보자.  

브베에서 반하게 되는 건 수준 높은 와인만이 아니다. 제네바호(Lake Geneva) 가장자리에 자리한 작고 오래된 이 도시에는 스무 가지에 달하는 코스 요리를 대접하는 고급 레스토랑부터 저렴하고도 맛있는 퐁듀를 내는 식당까지 먹을 곳이 도처에 널려 있다. 호수에서 수영을 하거나 포도원을 산책하며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도중에 와인을 시음하고 싶은 유혹을 견디기 위해선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 




10.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해변과 역사, 뛰어난 음식 등 이스트리아 반도는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킨다. © Enrico14/Shutterstock

크로아티아 북부에 자리한 하트 모양의 이스트리아(Istria) 반도는 석회암 피한지와 웅장한 기념물, 맛있는 음식을 향한 애정(와인에 맥을 못 추는 것까지!) 등 모든 면에서 우아한 풍모가 느껴진다. 이런 이유로 로마인과 베네치아인, 오스트리아-헝가리인이 수 세기 동안 아름답고 풍요로운 이 땅을 열망의 대상으로 삼아 전투를 벌였다. 

연결 항공편의 증가로 한층 접근이 수월해진 이스트리아 반도는 이제 모두를 위한 곳이 됐다. 우선 역사 탐험으로 여행을 시작하자. 풀라(Pula)의 위엄 넘치는 로마식 원형 극장(Roman Amphitheatre)과 유네스코에 등재된 포레치(Poreč) 모자이크를 먼저 보길 추천한다. 그 다음에는 해변으로 향할 차례다. 근사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물리니(Mulini)가, 한적한 곳을 찾는다면 펠센(Felsen)이 제격이다. 좀 더 현지의 삶에 다가서고 싶다면 봄의 자전거 미식 투어나 여름의 뮤직 페스티벌, 가을의 트뤼플 채집 피크닉 중 하나를 선택해보자.   



편집. 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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