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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Jul 16. 2019

계동길 골목 여행

오래된 동네 속 개성 가득한 공간들. 

북촌 한옥마을에서 한걸음 벗어난 계동길은 관광객으로 북적이거나,
도시인의 일상으로 분주한 곳은 아니다. 이곳에선 오래된 동네에 반한 이들이 모여 개성 가득한 공간을 골목에 열어놓는다.


> 쇼핑

1. 르네랩

(좌) 르네랩은 전문적인 조향 클래스를 갖췄다. (우) 르네랩의 단정한 외관. © 문지연


르네랩은 향을 다루는 공방이다. 프랑스 그라스에서 유학한 정나나 조향사가 깊이 있고 전문적인 지식을 펼친다. 그녀는 직접 조향한 여섯 가지 향을 베이스로 향수와 디퓨저, 캔들, 향낭 등 다양한 프레그런스 제품을 선보인다. 시그너처 향은 깻잎과 레몬 향이 상큼하게 어우러진 시트러스 페릴라. 최근 신선함을 강조한 라임 진저 향을 새로 추가했다. 탄탄한 커리큘럼을 자랑하는 조향 수업도 흥미롭다. 원데이 클래스에서 참가자들은 좋아하는향을 찾아가며 나만의 향수를 만든다. 인텐시브 클래스에서는 스멜링 트레이닝과  향료에 대해 속성으로 배우며, 전문가 과정에서는 조향 전 과정을 일대일로 알려준다.

ⓘ 내추럴 테라피 스프레이 3만 원, 11am~6pm (상담 문의 필수), 일요일 휴무, @lenez_lab



▶ OWNER'S PICK

“르네랩을 처음 방문한다면 내추럴 테라피 스프레이로시작해보세요. 내추럴 오일을 블렌딩해 일상생활에도움을 주는 세 가지 향을 선보이고  있답니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오렌지와베르가모트 향을,  숙면에는라벤더와 편백나무 향을,집중력 강화에는 페퍼민트와 로즈 메리 같은 상쾌한 향을 조향 해서 사용하죠.” by 르네랩의 정나나 조향사




> 먹을 곳

2. 합 원서점

(좌) 통유리창으로 탁 트인 합 원서점의 내부. 창 바깥으로 한옥 지붕이 내려다보인다. (우) 합 빙수는 은은한 유자 향으로 우유의 비린맛을 잡았다. © 문지연
합에서 선보이는 네 종류의 떡과 달콤한 배숙. © 문지연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이 자리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최근 아라리오 뮤지엄 2층에 합 원서점을 낸 신용일 셰프가 말한다. 통유리창으로 한옥이 내려다보이는 합 원서점에서는 한국적 정취를 색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신용일 셰프는 9년의 내공을 집약한 떡과 전통 디저트를 선보인다. 새로운 출발을 자축하는 의미로 시루떡도 메뉴에 추가했다. 호박과 고구마, 무 등 제철 식자재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시루떡은 합 매장중 원 서점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맛과 식감, 포장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바람 떡 또한 추천할 만하다. 유자 향이 은은하게 밴 우유 팥빙수는 한여름의  열기를 식히기에 제격이다.

ⓘ 시루떡 2,500원, 12pm~6pm, 월요일 휴무, @haap2010



3. 단상

단상의 대표 메뉴인 라갈비 정식. © 문지연
(좌) 북유럽풍 조명과 그림으로 장식한 단상의 내부. (우) 오픈 키친에서 요리하는 셰프들. © 문지연


한옥을 북유럽풍으로 꾸민 단상은 낮과 밤에 아예 다른 가게로 바뀐다.스타트업 위쿡에서 선보인 공유 주방 중 하나로, 서로 다른 두 팀이 각각의 요 리를 펼치는 것. 먼저 점심은 캐주얼 한식 다이닝이다. 양식 식자재와 조리법을 더한 퓨전 한식을 정갈히 낸다. 두툼한 갈비를 10시간 수비드한 부드러운 식감의 라갈비와 함평식 육회, 국수, 루콜라 등을 차갑게비벼 먹는 육회비빔면이 인기 메뉴. 저녁에는 엄선용 셰프가 이끄는 단상 다이닝이  배턴을 이어받는다. 대하 잣즙 백더덕무침, 성게알 냉칼국수 등 다채로운 한식 스몰 플레이트에 내추럴 와인을 곁들여보자.

ⓘ 라갈비 정식 1만9,000원, 점심 11am~5pm, 저녁 6pm~1am(예약 우선제), 일요일 휴무, @dansangkr



4. 어니언 안국

(좌) 어니언은 옛 포도청 건물을 복원해 들어섰다. (우) 한국적 식자재를 사용한 허니 매생이 감태 토스트. © 문지연

 

베이커리 카페 어니언의 세 번째 매장이 계동길에 문을 열었다. 지역성을 중요시하는 어니언의 철학은 안국점에서도 이어진다. 200년 된 옛 포도청 건물에 들어서 주변 고궁과 한옥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ㅁ’ 자 한옥 구조와 서까래를 고스란히 드러내 전통도 강조했다. 좌식 테이블을 놓은 황토방을 마련하거나, 고무신을 비치한 것도 그 일환이다. 베이커리류 또한 한국적이다. 매생이를 넣어 만든 식빵에 감태를 올린 허니 매생이 감태 토스트, 콩가루를 듬뿍 묻힌 인절미빵이 대표적. 이 외에도 프랑스 유명 제분사 비롱(Viron)의 밀가루로 만든 식사 대용 건강빵을 안국점에서만 선보인다. 

ⓘ 허니 매생이 감태 토스트 6,000원, 7am~9pm, 주말 9am부터, @cafe.onion



마실 곳

5. 갤러리더스퀘어

(좌) 백차 베이스의 맛차 칵테일과 손수 만든 오렌지 로즈마리 파운드 케이크, 솔티 캐러멜 다쿠아즈. (우) 바에 앉아 계동길의 고즈넉한 한옥 풍경을 볼 수 있다. © 문지연


빌라 201호의 문을 열자 널찍한 창으로 기와지붕이 겹겹이 쌓인 계동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창 앞에 자리한 바에서 주인장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채로운 유기농 차를 낸다. 계절에 어울리는 네다섯 종류의 차를 제안하는데, 홍차와 백차, 말차, 보태니컬 티, 밀크티의 다섯 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칵테일처럼 다양한 레시피로 조합한다. 백차 베이스에 오이와 탄산수를 넣어 청량함을 살린 맛차 칵테일, 보이차를 우려 12시간 동안 저온 숙성한 차이 밀크티 등이 인기 메뉴. 7월에는 달달한 바질 셔벗이 추가된다고. 수제 디저트도 준비했는데, 제철 식자재를 활용한 계절 케이크는 주말에만 맛볼 수 있다.

ⓘ 백차를 베이스로 한 맛차 칵테일 7,000원, 12pm~8pm, @gallery_the_square



▶ LOCAL'S TIP

갤러리더스퀘어의 김혜나 대표

"골목이 유명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하지만 계동길은 그러기엔 조건이 좋지 않죠. 골목이 활성화되려면 낮과 밤에 영업하는 가게가 공존해야 하는데, 계동길에서는 전부 주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저녁이면 골목이 아주 조용해지죠. 그래서 이 골목을 찾는 분들은 목적이 뚜렷하답니다. ‘내가 오늘 저 가게를 가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고 오는 거죠. 일부러 찾아온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저트를 소량이지만 만족할 만한 품질로 만들고 있어요. 처음 가게 자리를 찾을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 포기하 려 했어요. 그때 계동길에 한번 왔다가 그냥 반해버렸습니다. 와인을 판매하려던 가게의 방향성까지 바꿀 정도로요.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창밖의 뷰 때문입니다. 이따금 거리를 걸을 때마다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옛 모습이 남아 있는 동네지만 아주 전통적이진 않아요. 현대식 한옥과 동네 마실 나온 어르신, 아직도 운영 중인 노포 등에서 마치 예전에 내가 살던 것 같은 친근한 정취가 느껴지죠."




6. 라꾸쁘

데킬라를 발라 구운 치킨과 화이트 와인. 라꾸쁘에서는 술을 활용한 안주도 선보인다. © 문지연
(좌)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테이스팅바. (우) 셰어드 바에는 주방을 갖춰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다. © 문지연


술과 미식 전문 에디터로 활동한 손기은, 와인 기자 겸 강사인 양진원, 와인 수입사 출신의 플로리스트 홍지원. 라꾸쁘는 술을 좀 아는 세 여성이 만든 술 중심의 문화 공간이다. 바와 대관 공간, 주류 소매점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 먼저 테이스팅바에서는 와인과 위스키를 비롯한 다채로운 주류를 선별해 소개한다. 단연 돋보이는  건 20여 종류의 주정 강화 와 인 리스트. 배추전과 내추럴 와인처럼 주인장이 추천하는 페어링 세트 메뉴도 흥미롭다. 주방을 갖춘 셰어드 바에서는 외부 음식을 가져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비정기적으로 술 관련 클래스도 연다.

ⓘ 위스키 하이볼 1만2,000원부터, 6pm~12am, 금·토요일 1am까지, 월·일요일 휴무, @coupeseoul



글/사진.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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