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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골목 여행

후암로 골목 여행

남산 아래, 시간이 비켜간 듯 아늑한 동네. 후암동 골목 여행.

by 온더로드
남산 아래 변치 않는 풍경을 간직한 동네 후암동. 대를 이어 사는 주민과 활기를 불어넣는 청년 사업가, 소박한 꿈을 꾸는 예술가 등 시간이 비켜간 골목을 누비며 이곳을 아끼는 이들이 만드는 미래를 살짝 엿보자.



> 볼곳

1. 후암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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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오래된 3층 건물을 개조한 후암거실의 외관. (우) 대형 스크린과 홈시어터 장비를 갖추고 쇼파와 좌식을 마련한 후암거실의 내부. © 문지연


영화를 극장 못지않은 대형 화면과 실감나는 사운드로 편하게 볼 수 있다면? 후암거실은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가 거실과 텔레비전을 굳이 소유하지 않는 현대인을 위해 기획한 공유 영화관이다. 초고화질(UHD) 4K 지원 빔 프로젝터, 5.1채널의 서라운드 스피커, 안락한 소파 등 완벽한 홈 시어터 환경을 갖추고,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제공한다. 최대 10명까지 수용 가능해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외부 음식도 반입 가능한데, 건물 아래층에 자리한 다이닝 바 공집합에서 식사와 술을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3만 원부터(2인 기준), 9am~1pm, 2pm~6pm, 7pm~12am 하루 세 타임, 인스타그램 huam_livingroom



▶ LOCAL'S TIP

"저희는 2017년부터 후암동을 기반으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주로 소규모 가구를 위한 공유 공간을 만들고 있죠. 후암주방, 후암서재, 후암가록에 이어 네 번째로 지난 7월 후암거실을 열었습니다. 후암동에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남산 아래 오래된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의 매력에 빠져 시작하게 되었어요. 서울 중심부에 자리해 교통이 편리하고, 반려견을 산책하기에도 좋죠. 오래 거주한 주민이 많아 특유의 푸근함도 느낄 수 있답니다. 어딜 가나 남산 서울타워가 시야에 걸리는 후암동은 골목 여행을 하기에도 제격이에요. 일제강점기에 서양식으로 지은 문화주택과 협소 주택 등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건축사도 엿볼 수 있죠. 단, 주거지이기 때문에 매너는 지켜주셔야 해요. 이 동네를 좋아하는 분들이 운영하는 가게도 종종 볼 수 있어요. 소월길 밀영은 오래된 흔적과 주인장의 취향이 어우러진 아주 매력적인 카페죠. 초판서점을 기점으로 해방촌까지 이어지는 독립 서점 투어도 추천합니다." by 도시공감 협동조합 건축사사무소의 이준형 실장




> 쇼핑

2. 초판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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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초판서점의 내부. (우) 초판서점에서는 다채로운 독립출판물을 만날 수 있다. © 문지연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한 해방촌의 독립 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이 좀 더 가까워졌다. 후암동에 문을 연 2호점 초판서점 덕분이다. 스토리지북앤필름에 입고된 독립 출판물을 똑같이 만날 수 있으면서도, 넓은 실내와 정돈된 서가 덕분에 한층 여유롭게 고를 수 있다. 물론 스토리지의 강점인 다채로운 행사도 매달 빠짐없이 열린다. 독립 출판물을 제작해보는 워크숍, 작가와의 북 토크, K-팝 같은 관심사를 나누는 토크쇼 등의 흥미로운 주제로 늘 인기 만점. 9월에는 디자인 스튜디오 키미앤일이의 원화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초판서점 김남희 매니저의 추천 도서는 뉴욕의 로컬 카페를 소개한 'TO GO CUP IN NY'.

ⓘ 1pm~7pm, 주말 휴무, 인스타그램 chopanbooks



> 먹을 곳

3. 따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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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매대에 진열된 갓 구운 빵. (우) 밀크 초콜릿 무스 케이크인 프린스 마오와 수제 청으로 만든 라즈베리 꿀리 에이드. © 문지연


따팡은 2012년 프랑스 리옹에서 시작한 아담한 디저트 베이커리 숍이다. 한국으로 건너왔어도 현지에서 인정받던 맛만큼은 변함없다. 프랑스산 밀가루를 공수해와 사용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춰 레시피를 계속 연구하기 때문. 또한 제빵사인 한국인 아내와 제과사인 프랑스인 남편은 각자의 분야를 맡아 전문성을 살렸다. 부부는 소박하지만 좋은 식자재로 정성껏 만든 빵과 디저트를 무기로 내세운다.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무얼 골라도 만족스럽다. 대표 메뉴는 프랑스산 밀가루와 천연 효모인 르방으로 만든 바게트 트라디시옹과 은은한 얼그레이 향미가 느껴지는 밀크 초콜릿 무스 케이크.

ⓘ 바게트 트라디시옹 2,500원, 10am~7pm, 월요일·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patisserietaffin



4. 로우파이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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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빈티지한 멋과 개성을 살린 로우파이테이블의 내부. (우) 이해창 셰프의 추천 메뉴인 프로슈토 크림 뇨키. 뇨키 반죽부터 소스까지 모두 직접 만든 것이다. © 문지연


아치형 입구, 과감한 색 조합의 인테리어, 라벨이 달린 접시 등. 톡톡 튀는 개성으로 무장한 로우파이테이블은 이해창 셰프의 이탤리언 비스트로다. 테이블 4개만 놓고 셰프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 매장 인스타그램에 올린 음식 사진을 보여주면 메뉴판에 없는 요리도 뚝딱 만들어주는 자유분방함이 매력적이다. 인기 메뉴는 바질 페스토, 고르곤졸라, 단호박 등을 조합한 다양한 크림소스 뇨키다. 메뉴판에는 없는 짭조름한 프로슈토 크림 뇨키는 와인 안주로 제격. 모든 요리에 소금, 설탕, 후추를 최소화하는 대신 조개육수나 치즈로 감칠맛을 더해 자꾸만 손이 간다.

ⓘ 뇨끼 1만8,000원, 12pm~9:30pm, 브레이크 타임 3pm~5pm,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rpt_ownerchef



> 마실 곳

5. 더모놀로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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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2층에서는 모노클 제품과 여행 테마의 소품을 구매할 수 있다. (우) 시그너처 메뉴인 당근 케이크와 라테. © 문지연


여행의 영감을 꾹꾹 눌러 담은 카페 겸 라이프스타일 숍. 복층 구조의 협소 주택을 활용해 1층은 카페, 2층은 숍으로 꾸몄다. 설동주 작가의 펜 드로잉 포스터부터 캐리어, 트래블 키트 등 여행을 테마로 큐레이팅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김민구 대표가 오랫동안 수집한 모노클 제품이 인상적. 모노클이 발행한 잡지, 신문, 시티 가이드 등을 비롯해 가방, 향수, 문구류까지 종류별로 제법 다양하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식기 또한 런던의 모노클 카페를 모티프로 구비했다고. 2층부터 둘러본 뒤 향긋한 커피에 유기농 당근과 호두로 만든 당근 케이크를 곁들여보자.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들 것이다.

ⓘ 커피 5,000원부터, 12pm~8pm, 인스타그램 themonologuehouse



OWNER'S PICK

“이미지리퍼블릭의 포스터 컬렉션을 추천합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이미지리퍼블릭은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포스터로 만들어 소개하죠. 파리나 런던 등 제가 여행지에서 느낀 영감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선별했어요. 이 포스터를 걸어놓으면 일상에서도 여행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겁니다.” by 더모놀로그하우스의 김민구 대표






글/사진. 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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