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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Jul 31. 2019

호이안의 스테이케이션

여행과 휴식을 두루 만족시키는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에서의 하룻밤.

(좌) 프랑스 식민지풍 건축을 현대적으로 레너베이션한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 ⓒ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 (우) 로컬 분위기가 물씬 나는 리조트 내부. ⓒ 문지연 

    


베트남 호이안(Hội An)의 풍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낮이면 빛바랜 노란색 가옥이 즐비한 골목에서 특유의 빈티지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밤이 되면 상점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등불이 켜지면서 화려한 야경이 펼쳐진다.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호이안은 그 빛을 발할 것이다.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도시를 찬찬히 음미하다보면 현지의 삶과 역사가 녹아든 이 도시에 완벽히 매료될지 모른다.


투본(Thu Bồn)강 변에 자리한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Anantara Hoi An Resort)는 호이안의 속살을 깊숙이 들여다보기에 제격이다. 이곳은 올드 타운과 인접한 위치와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수준 높은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열대우림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리조트 건물은 프랑스 식민지풍 건축을 현대적 감각으로 레너베이션한 것. 94개의 객실과 스위트는 현지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도자기, 라탄 소품 등 장인의 수공예품과 호이안에서 활동하는 사진가 레안(Rehahn)의 작품으로 꾸몄다. 또 프랑스풍모자이크 욕실에는 아난타라 스파 어메니티를 비치하는등  구석구석 세심하게 신경 썼다. 


먼저 리조트에서 오롯이 휴식에 집중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자. 야자수에 둘러싸인 정사각형의야외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힌 뒤, 아난타라의 자랑인 스파 트리트 먼트를 경험해봐도 좋다. 밸런스 웰니스를 신청하면 아침 요가, 허브와 향신료를 활용한 힐링 테라피, 신선한 농산물로 만든 해독 주스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 동안 집중적으로 심신의 건강을 바로잡을 수 있다.


리조트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올드 타운으로 향하면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이국적 풍경이 기다린다. 호이안은 15~19세기에 ‘바다의 실크로드’로 불릴 정도로 동남아시아에서 중요한 국제 무역항이 자리했던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올드 타운에는 역사적인 건축물이 800채 이상 남아 있어 한때 번성했던 과거의 모습을 알려준다. 마치 도시 전체가 살아 숨 쉬는 박물관 같다. 유서 깊은 도시의 고풍스러운 거리를 거닐며 수백 년된 목조 가옥에 들어선 세련된 카페, 전통 공예품 숍, 유명 레스토랑과 바를 차례로 섭렵해보자. 골목골목을 누비는 것이야말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호이안을 여행하는 최고의 방법이니까. 



Saturday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 가운데 자리한 정사각형의 아름다운 야외 수영장. (문지연)


8:00 am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에서 매일 아침 열리는 요가 클래스에 참가해보자. 투본강이 내려다보이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활기찬 하루를 열어준다. 그 뒤 레스토랑 랜턴(Lanterns)에서 제공하는 조식 뷔페로 에너지를 채우자. 낮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전, 리조트에서 대여해주는 자전거를 타고 안방(An Bang)비치로 해수욕을 다녀오거나, 야외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긴 뒤 리플렉션 풀 바(Reflections Pool Bar)에서 트로피컬 칵테일을 주문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다. 이 외에도 베트남어 배우기, 랜턴 만들기, 쿠킹 클래스 등의 베트남 문화 체험 수업은 여행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투본강에서 프라이빗 보트 투어를 즐기는 사람들. ⓒ 문지연


2:00 pm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 바로 옆에는 투본강이 흐른다. 객실에서 바라보는 리버 뷰도 좋지만, 프라이빗 보트 투어에 참여하면 1시간가량 투본강을 돌며 호이안을 훑어볼 수 있다. 리조트 인근 선착장에서 출발해, 올드 타운과 전통 방식으로 낚시하는 어부를 지나 강 깊숙이 들어가면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코코넛 숲이 나온다. 무성한 코코넛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는 동안 정글을 탐험하는 듯한 기분에 휩싸일 것이다. 어둠이 내리면 호이안의 아름다움은 절정에 달한다. 올드 타운의 거리는 색색의 전등으로 빛나고, 투본강에는 소원 초를 띄우는 사람들이 탄 조각배가 가득하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열리는 야시장도 놓치지 말자.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맛보거나 흥정을 통해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Sunday


(좌) 화려하게 장식된 푸젠회관(福建會館)의 입구. (우) 전통 등불을 밝힌 호이안의 야시장. ⓒ 문지연


8:00 am

본격적인 올드 타운 탐방에 나서보자. 서둘러 출발하면 구시가지 초입에 열리는 아침 시장에서 현지 상인들이 온갖 물건을 늘어놓고 파는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시장 바로 위에 자리한 푸젠회관(福建會館)은 호이안에 정착한 중국인이 세운 회관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분홍색 벽돌과 기와로 화려하게 치장된 입구로 들어가면 조각상과 화분이 자리한 안뜰과 사당이 등장한다. 부유한 상인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고택도 눈길을 끈다. 7대에 걸쳐 가족이 거주하는 18세기 건물인 떤끼고가(進記古家)가 대표적. 올드 타운 중심부로 향하면 베트남 화폐 2만 동 뒷면에 그려진 일본풍 다리 내원교(來遠橋)를 만날 수 있다. 보다 전문적인 투어를 원한다면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현지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할 것.



현지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꾸민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의 아트 스페이스. ⓒ 문지연


6:00 pm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의 아트 스페이스(Art Space)에서는 휴식의 마무리를 장식할 특별한 저녁 식사가 기다린다. 2018년 11월에 문을 연 이곳은 지역 예술 작품과 수준 높은 요리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미식 공간이다. 지역 갤러리나 미술관과 협업해 호이안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베트남 소재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수석 셰프 헤이르트 얀 바아르셰(Geert Jan Vaartjes)의 독창적 요리를 선보인다. 히말라야 소금 블록 위에 올려 구운 제철 해산물, 쌀국수 향신료로 만든 포(Pho) 칵테일 등 전통 조리법과 지역 식자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3D 프린팅으로 만든 기하학적 모양의 초콜릿 디저트가 인상적이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선데이의 도자기 제품. ⓒ 문지연

▶ 더위에 지쳤다면? 

청각장애인이 운영하는 리칭 아웃 티하우스(Reaching Out TeaHouse, reachingoutvietnam.com)의 운치 있는 전통 가옥에서 조용히 차를 마셔보자. 3종류의 차나 커피에 다과를 페어링하는 테이스팅 메뉴도 알차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현지 장인의 수공예품을 선별해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선데이(Sunday, sundayinhoian.com)에서 쇼핑을 즐긴 뒤 올드 타운 탐방을 이어가자.










▶ make it happen

_인천국제공항에서 다낭국제공항까지 베트남항공이 매일 직항편을 운항한다(37만 원부터, vietnamairlines.com). 공항에서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까지 자동차로 약 50분 걸린다. 리조트의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차량 공유 앱 그랩(Grab)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올드 타운 내에서는 도보나 자전거만 통행을 허용한다. 매표소에서 구시가 티켓을 구입하면 문화유산 명소 5곳에 입장할 수 있다(12만 동, 10일간 유효). 호이안에 관한 추가 여행 정보를 알고 싶다면 주요 명소와 근교 투어, 현지인이 찾는 레스토랑 등의 알짜 여행 정보를 모아놓은 론리플래닛 <베스트 베트남>(안그라픽스, 1만8,000원)을 참고하자.


_1만 동(VND)은 약 500원이다(2019년 6월 기준).



글/사진. 문지연


ⓘ 취재 협조 

아난타라 호이안 리조트 anantara.com/en/hoi-an 

해시컴퍼니 evelyn.kim@hashc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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