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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Mar 04. 2020

전라도 육슐랭 가이드

전라도 미식 기행의 색다른 관점과 맛을 제시한 친한예능의 추천 맛집 3곳

한국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MBN의 예능 프로그램 <친한예능>.
한국인과 외국인으로 이뤄진 8명의 출연진이
1일 여행 에디터의 미션을 부여받았다.
물고기팀과 육고기팀으로 나눠 전라도 각지로 떠나 숨은 미식을 발굴하는 것.
심사를 거쳐 이긴 팀에게는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에 기사를 싣는 특전을 제공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
전라도 미식 기행의 색다른 관점과 맛을 제시한 육고기팀의 기사를 공개한다.




친한예능?

진짜 한국을 알리기 위해 한국의 대표 연예인과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이 뭉쳤다. 한국인과 외국인으로 팀을 나눠 한국의 풍경과 음식,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으로 떠나는 예능 프로그램. 매회 여행과 어울리는 새로운 미션을 부여하고, 게임과 퀴즈 대결을 통해 승부를 가린다.

ⓘ MBN 화요일 밤 11시 방영, mbn.co.kr







함평

한입에 녹는 육회비빔밥

정경복궁의 대표 메뉴인 육회비빔밥. ⓒ 주인성


함평 읍내에 도착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오일장이 서는 날이다. 현지인에게 물어물어 함평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식당을 찾는 동안 장날의 흥미로운 광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함평 오일장에는 여러 젓갈류와 싱싱한 생선, 과일, 주전부리를 포함해 없는 것 빼고 다 있을 만큼 볼거리와 먹을거리, 놀거리가 넘쳐난다.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 찾아간 곳은 남편이 식자재를 공수하고 아내가 요리를 담당한 육회비빔밥 전문 식당. 일단 가게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정경복궁, 그러니까 남편 이름인 정경복 씨의 이름을 재치 있게 붙인 것이라고. 정경복 씨는 아침마다 자신의 텃밭에서 기른 식자재를 가져와 그야말로 팜 투 테이블의 원칙을 고수한다. 이곳의 주메뉴는 생고기와 육회비빔밥. 100년 넘은 전통의 우시장이 있는 함평에서 탁월한 선택임을 예감해본다.


정경복궁에서는 육회비빔밥의 밥과 채소 온도를 일정하게 맞추기 위해 선짓국 육수에 재료를 정성스럽게 토렴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비빔밥에 곁들이는 돼지 비계. 이는 고소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재료인데, 덕분에 육회비빔밥을 한술 떠서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내린다. 비빔밥을 먹으며 목이 메일 즈음 함께 나오는 선짓국을 한술 뜨면 두부처럼 부드럽게 으깨지는 식감에 놀랄 것이다. 봄동으로 만든 겉절이와 직접 담근 간장 고추장의 맛 또한 일품이다.


정경복궁 육회비빔밥 8,000원부터, 10:30am~8:30pm, 061 322 7982, 전남 함평군 함평읍 시장길 78.



친한예능's pick

함평에는 육회비빔밥 전문 식당이 유독 많은데, 이곳은 방송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어 희소성이 높다.





무안

3대째 이어온 짚불구이

(왼쪽) 4년 이상 말린 볏짚을 태워 1,000도에서 40초간 삼겹살을 굽는다. (오른쪽) 칠게장과 함께 내오는 두암식당의 짚불구이.     ⓒ 주인성

무안은 본래 낙지 같은 해산물로 유명한 고장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좀 유별나고 고집스러운 고깃집이 하나 있다. 68년간 3대째 가업으로 짚불구이를 이어온 두암식당. 이곳에서는 4년 이상 말린 볏짚을 태워 1,000도에서 40초간 삼겹살을 굽는데, 이는 그간의 노하우를 살린 조리법이다. 굽기 타이밍을 잘 맞춰야 타지 않고 육즙이 적당하게 밴다고. 그런 노하우 덕분에 숯불 삼겹살 구이와 다른 부드러운 식감을 선사한다. 주문이 들어가면 식당 주인이 곧장 고기를 굽는데, 하루에 300판까지 구운 적이 있을 만큼 지역민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두암식당의 짚불구이가 유독 인기 있는 건 함께 곁들이는 칠게장의 존재 덕분일 것이다. 무안의 갯벌에 서식하는 칠게를 깨끗이 세척해 장을 담그는데, 짚불구이와 만나면 감칠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여기에 무안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양파김치와 함께 쌈을 만들어 먹으면 상큼한 맛이 배가된다. 칠게장을 넣은 게장비빔밥도 이 집의 별미다.


두암식당 짚불구이 1인분 1만4,000원, 11am~8:30pm, 061 452 3775, 전남 무안군 몽탄면 우명길 52.



친한예능's pick

3대째 이어온 노하우가 응축된 최상의 짚불구이를 선보인다. 돼지고기와 칠게장의 환상적인 조합도 인상적.





영암

추억의 국밥 한 그릇

어머니의 맛을 떠올리며 만든 영암의 애호박국밥. ⓒ 주인성


사실 영암 취재는 우여곡절이 좀 있었다. 사전 섭외를 하지 못한 채 무작정 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주인분이 취재를 거절한 것. 여행 에디터라면 이 정도 일은 감수해야겠지만,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차 안에서 여러 식당을 수소문하는 동안, 방금 전 취재를 거절한 식당 주인분이 들어오라며 손짓을 건넸다. 그렇게 극적으로 들어간 곳은 애호박국밥전문점. 정직한 이름 그대로 애호박국밥과 애호박전골을 내는 집이다.


주인이 애호박국밥집을 낸 것은 그 나름의 사연이 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준 애호박국밥을 무척 좋아해서 ‘나중에 어머니가 나이 드시면 내가 만든 국밥을 한번 대접해드려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아들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애호박국밥집을 차렸다. 그리고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께 마침내 자신이 만든 국밥을 드렸는데, “내가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다”라고 인정을 받았다고.


애호박과 돼지고기를 담뿍 넣은 국밥은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묘한 맛을 낸다. 특히 특유의 달큰한 맛은 설탕 대신 오로지 양파로 낸 것이다. 고추장찌개와 비슷한 듯하지만, 깔끔하고 깊은 맛이 숟가락질을 재촉한다. 조리 과정은 제법 단순하다. 뜨끈한 밥과 애호박을 넣고 국물을 마지막에 끼얹는 방식. 애호박국밥은 본래 광주 등 전라남도의 가정집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이었는데, 요즘에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영암을 찾는다면 진한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따끈한 애호박 국밥 한 그릇을 맛보길 권한다.


애호박국밥전문점 애호박국밥 8,000원, 11am~9pm, 061 471 0512, 전남 영암군 학산면 독천로 214.



친한예능's pick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국밥이다. 다른 지방에서 찾기 힘든 메뉴라 특색도 있다.





글/사진. 친한예능

편집. 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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