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순응하고 건강한 식문화를 이끄는 서울의 레스토랑 3곳.
평상시는 서울 암사동에 자리한 비건 디저트 전문 카페다. 유제품과 달걀까지 허용하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인 주인장은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비건 디저트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고. 그렇게 완성한 레시피는 달걀 대신 사과 소스나 아마씨를, 우유 대신 두유나 아몬드 우유를, 버터 대신 코코넛 오일을 이용해 비건 디저트를 만든다. 브라우니, 케이크, 파이 등의 고정 메뉴는 달마다 제철 과일로 조금씩 변화를 준다. 이 외에도 환경을 생각한 면면이 가게 곳곳에서 드러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남은 자투리 자재로 매장 가구를 만든 것처럼. 최근 망원동에 새로운 지점을 오픈해 맛있는 비건 디저트를 만날 기회가 늘었다.
ⓘ 당근케이크 6,000원, @ pyeongsangshi
이탤리언 레스토랑 소노의 김니노 셰프는 채소 소믈리에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채소 소믈리에는 소비자가 식자재에 흥미를 갖도록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뇨키나 파스타 같은 메인 요리를 샐러드, 수프 등과 함께 한상차림으로 내는 소노의 요리에는 이러한 그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채소와 육류의 영양소 균형을 꾀하는 동시에 환경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았기 때문. 가장 신경 쓰는 건 역시 식자재다. 자연 순환 농법으로 재배한 채소와 동물 복지 달걀 등 친환경 식자재를 공들여 선정하는가 하면, 홍감자 같은 토종 먹거리의 가치에도 주목했다. 그리고 완성한 요리가 테이블에 오를 땐, 고객에게 직접 식자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다. 내가 먹는 먹거리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면 환경의 중요성도 함께 깨달을 수 있다는 게 김니노 셰프의 철학이다.
ⓘ 뇨키 테이블 2만7,000원, @_sononino
사녹은 산, 들, 논, 밭 4개의 자연에서 채취한 식자재로 요리하는 모던 한식 비스트로다. 정식당 헤드 셰프를 지낸 김정호 셰프가 핵심 가치로 삼은 것은 바로 지속 가능성. 그는 직접 발로 뛰며 친환경을 실천하는 농축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생산자를 찾아 나섰다. 덕분에 사녹의 요리에는 농장과 계약 재배를 통해 확보한 친환경 허브와 채소, 자연 방사 환경에서 생산된 유정란과 도토리를 먹여 키운 이베리코 돼지 등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식자재가 사용된다. 그 밖에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B급 채소를 활용함으로써 식자재의 낭비를 줄이고 농가와 협업해 순환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저녁에만 운영하지만 보다 캐주얼한 메뉴로 구성한 점심 식사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 이베리코 메인 요리 3만5,000원, @sanok_restaurant
글/사진. 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