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의 사진전부터 도시에 숨은 이야기를 담은 사진집까지.
문화 공간 라 카페 갤러리에서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시인이자 사진가인 박노해의 사진전 <길>이다. 동명의 사진 에세이 발간과 함께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안데스 고원과 차마고도 같은 험준한 길부터 세계 곳곳 정겨운 골목까지, 작가가 20여 년간 걸어온 다양한 길 위의 풍경과 삶이 37점의 흑백사진에 담겨 있다. 한편에 적어놓은 글귀를 함께 읽다 보면 사진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진다. 그는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라며 “계획이 아닌 삶의 목적지를 세워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의 사진 속을 걷노라면 그가 말한 삶의 목적지에도 닿을 듯싶다. 어디든 걷고 싶지만 마냥 걸을 수 없는 지금, 나만의 길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선물한다.
파리, 상하이, 뉴욕, 로마. 누군가에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자 또 다른 이에겐 다시 찾고 싶은 도시일 이곳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았다. <세계의 도시들>은 루이 비통 시티 가이드 컬렉션의 사진을 담당하는 탕당스 플루(Tendance Floue)의 작품을 추려 엮은 사진집이다. 탕당스 플루는 프랑스의 사진작가 창작 집단으로, 피사체 너머 스토리와 감정을 담은 사진을 추구한다. 이 책에도 30개 도시의 감각적 풍경과 숨은 이야기를 담은 사진 225장이 실려 있다. 8년간 촬영한 세계 각국 도시의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딘가로 떠나지 못하는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탕당스 플루 소속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14장의 사진을 수록한 한정판 에디션 30권도 출시돼 있다.
글. 전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