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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Nov 02. 2020

한국 현대미술 거인의 발자취를 담은 제주 예술 공간

제주도립 김창열박물관부터 김영갑갤러리 두모악까지.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 KIM TSCHANG-YEUL ART MUSEUM
ⓒ KIM TSCHANG-YEUL ART MUSEUM

작가 김창열(1929~)은 극사실적으로 그려낸 물방울로 현대미술의 한국적 모더니즘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국제적으로 주목받으며 다양한 관점과 의미로 해석되는데, 단순히 그의 사실적 표현 때문에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다. 작가는 한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경제적 어려움과 역사의 굴곡 틈에서 성장했다. 그의 작품에서 물방울은 정화, 치유, 창조, 소멸, 에너지 등을 상징하며 예술적으로 승화된 작가의 아픔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 출신이 아님에도 그의 작품을 전시, 연구, 수집하여 작가가 쌓아올린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자 설립한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에 방문해 역사가 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마주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트 투어라는 테마가 더욱 울림 있게 다가올 것이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 KIM YOUNG GAP GALLERY DUMOAK

김영갑(1957~2005) 작가는 밥 먹을 돈을 아껴 모은 돈으로 필름을 사고 영혼과 열정을 다 바쳐 제주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사진에 담은 작가다. 제주에 완전히 매료되어 1985년 이곳에 정착한 그는 루게릭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작가가 그의 사진을 전시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힘을 쏟은 공간이 바로 서귀포시에 위치한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이다. 작가가 고이 잠든 두모악은 2002년에 개관했고, 그의 열정과 소망을 기리며 잘 보존되어 명소가 되었다. 

‘두모악관’과 ‘하날오름관’, 두 전시관에는 사라졌거나 쉽게 드러나지 않는 제주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그의 열정과 성실함으로 바라본 풍경을 담은 사진 작품들은 회화에선 느낄 수 없는 커다란 감동을 안겨준다. 그의 인상적인 사진전을 보고 나면 ‘유품 전시실’에서 만나게 되는, 평생을 작품에 바친 그의 발자취들이 더욱 가슴에 와닿을 것이다. 

여기서 소개한 곳들을 포함한 여러 예술적 장소뿐 아니라, 매년 7~9월경 열리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프로젝트 ‘apmap’(에이피맵, amorepacific museum of art project), 2019년 첫선을 보여 좋은 반응을 이끈 제주비엔날레(Jeju Biennale) 등 알고 보면 제주에는 변화하는 계절마다 미술과 관련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자연과 기술, 고전과 현대가 적절히 어우러진 제주만의 빛깔을 품은 제주 아트 투어. 제주의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과 함께 육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제주다움’을 한껏 누리게 될 이 여행, 한 번쯤 계획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글. 박혜경


미술품 경매사 박혜경은 에이트 인스티튜트 대표로, 국내외 아트 투어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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