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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더로드 Jul 12. 2016

여름 휴가, 마닐라로 떠나다

시티 오브 드림즈 마닐라

ⓒ CITY OF DREAMS MANILA

말 그대로 숨이 턱 막히는 후덥지근한 공기. 달력은 아직 5월로 넘어가기 직전이지만, 마닐라의 더위는 한여름을 달리고 있다. 창밖으로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바쁜 걸음을 걷는 여인, 윗옷을 벗어 던진 채 도로를 가로지르는 소년, 바닥에 주저앉아 지프니(Jeepney, 미군용 지프를 개조해 만든 소형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가 뜨거운 볕을 버티고 서 있다. 마닐라에 발을 디딘 이상, 잠시 차 안에 몸을 숨긴 우리도 곧 거리의 그들과 함께할 운명이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15분(마닐라의 지독한 교통체증을 감안해) 정도를 달리면 황금빛의 화려한 세계가 펼쳐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브랜드 노부, 크라운, 하얏트 3개가 모여 있는 복합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즈 마닐라(City of Dreams Manila). 카지노의 잭팟을 노리며 전 세계 거부가 모이는 그야말로 ‘황금’ 리조트이자, 3월부터 휴가 시즌을 맞이한 필리핀 현지인이 망중한을 즐기는 장소기도 하다. 그리고 도심의 뜨거운 더위를 피해 호텔에서 휴양을 보내는 이방인도 꽤 많다.


마닐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항만으로 손꼽히는 마닐라 만을 임한 필리핀의 수도다. 제조 공업과 교육의 중심지로, 식민지 시대와 제2차세계대전을 버틴 역사적 건물이 자리한다. 그러나 정작 마닐라를 여행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치안을 비롯한 여러 이유로 그동안 여행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게 사실. 그러다가 작년 2월, 시티 오브 드림즈(City of Dreams)가 공항과 이웃해 들어서면서 레저와 미식, 휴양을 즐기려는 도시 여행자가 점점 늘고 있다. “한국은 시티 오브 드림즈의 가장 큰 고객이에요. 고급 숙박과 특별한 음식, 현대적인 레저. 한국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다 갖췄지요.” 시티 오브 드림즈의 부대표 채리스 지 추이디안(Charisse G. Chuidian)의 말은 한국인을 앞에 두고 하는 형식적인 인사가 아닌 듯 보인다. 호텔 안에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직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갖가지 메뉴를 내는 한국 식당까지 마련해뒀다(중식당에선 김치를 제공한다). 어딜 가나 케이팝 아이돌과 티비 프로그램에 관해서 박식한 지식을 뽐내며 친근하게 말을 거는 친근함까지 갖췄다. 그녀의 말대로 이곳은 한국식 맞춤 리조트라고 해도 손색없을 것이다.


호텔 방안에서 서서 블라인드를 올리니, 골드 파사드에 둘러싸인 수영장에 휴양객이 점점이 떠 있다. 한적한 섬처럼 평화로운 황금빛 세계. 한껏 치장한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세계적 요리를 맛보고, 썬 베드에 누워 책을 읽고, 야외 칵테일 바에서 노을을 감상하면 이곳의 하루는 저물 것이다. 잠시 무더운 날씨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겠다.


시티 오브 드림즈를 즐기는 네 가지 방법


1. Cuisine

시티 오브 드림즈의 강점은 음식이다. 특히 노부 호텔 1층에 자리한 노부 마닐라(Nobu Manlia)는 아시아에 최초로 들어선 노부 마츠히사(Nobu Matushisa)의 레스토랑. 세계적 셰프의 솜씨로 일식과 페루식을 섞은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오픈 주방에서 스시 파트를 맡은 총괄 셰프 아키히사 카와이(Akihisa Kawai)는 미국 노부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마닐라로 건너왔다. 그는 바쁜 손놀림으로 방어회에 유자폰즈 소스를 곁들인 옐로테일 할라피뇨(Yellotail Jalapeno)를 만든다. 이 전채 요리로 입맛을 돋우고 나면 튜나 타키토(Tuna Taquitos, 토르티아 칩에 참치회를 잘게 썰어 넣은 것), 셰프 마츠히사 노부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은대구 된장(Black Cod Miso) 요리가 차례로 등장한다. 각종 스시에 더해 일본식 사각 도시락 통에 담겨 나오는 초콜릿 라바 케이크와 녹차 아이스크림까지 맛보고 나면, 셰프의 손맛에 절로 박수가 나올 것이다. 한편, 시티 오브 드림즈가 선보이는 아시아 미식은 중국, 동남아를 아우른다. 크라운 타워스 호텔에 위치한 중식당 크리스탈 드래곤에서는 광둥 요리를, 레드 진저 레스토랑은 동남아식 메뉴를 낸다. 점심 식사는 하얏트 호텔에 있는 더 카페에서 해산물이 가득한 뷔페를 즐겨보자. 주말 저녁에 가면 재즈 공연을 열기도 한다.


2. Relax

거대한 건물 안에 호텔 3개가 모여 있는 시티 오브 드림즈에서는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다. 건물 사이를 오갈 때는 주로 카지노를 가로지르거나 야외로 나가 수영장을 끼고 걷는 게 좋다. 각 호텔마다 야외 수영장이 딸려 있다. 최고급 호텔인 크라운 타워즈에 묵는 게 아니라면 숙박하는 호텔의 수영장만 이용해야 한다. 스파는 크라운 타워즈 호텔과 노부 호텔에서 받을 수 있다. 크라운 호텔에서는 이곳만의 시그니처 마사지를 선보이는데, 오후 내 수영장에서 보낸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몸을 좀 더 풀고 싶다면, 사우나를 이용하거나 코어 장비를 갖춘 피트니스 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노부 호텔에서는 아시안식 퓨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데, 따뜻한 현무암으로 마사지하는 써믹 스톤 인덜전스(Thermic Stone Indulgence)가 유명하다.



3. Night Life

노부 호텔에서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힌 후엔, 풀사이드 웨이브 바로 자리를 옮기자. 뜨거운 태양이 서서히 질 때쯤, 마닐라 만에서 불어오는 묵직한 바람과 함께 황홀한 노을이 뒤따른다. 각종 칵테일과 간단한 스낵을 내는 야외 바에선 한가로운 여행객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술을 홀짝인다. 앱솔루트 망고 보드카를 넣은 망고 쿨러(Mango Cooler)는 이곳의 대표 선셋 칵테일. 앱솔루트 만다린 보드카와 오렌지 등을 넣은 선플라워(Sunflower), 모히토 등 달콤한 칵테일이 흥을 돋우고, 여름밤 노을 풍경에 취한다. 저녁 식사 후, 본격적인 나이트 라이프가 궁금하다면, 카지노 내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는 센터플레이나 프라이빗 나이트 클럽으로 향하자. 엔터테인먼트 센터에 있는 판기아 나이트클럽(Pangaea Nightclub)의 입구는 마치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마법의 방처럼 꾸며놓았는데, 책장으로 감춘 문을 밀고 들어가면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무대가 나타난다.



4. Family Escapade

시티 오브 드림즈 안에는 세계 최초로 드림웍스를 테마로 만든 놀이공간 드림플레이(Dream Play)가 들어서 있다. 가족 여행객을 위해 카지노 게임이 주를 이루는 리조트 안에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마련한 것. 엔터테인먼트 센터에 자리한 드림플레이라면,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슈렉, 쿵푸 팬더, 마다가스카르, 드래곤 길들이기 등 드림웍스 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아 꾸민 12개의 놀이 시설은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5,000제곱미터에 이르는 공간에는 로프를 매달고 벽을 오르거나 공중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스릴 넘치는 액티비티가 차고 넘친다. 마치 놀이공원에 입장한 것처럼 동선마다 쉴새 없이 볼거리가 이어지고, 쿠키 만들기 클래스가 열리는 주방과 3D영화관 감상관도 있다. 4세부터 7세까지 아이가 주를 이루고, 성인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입장료는 2시간 기준 480필리핀페소부터).



시티 오브 드림즈에서 머물기

크라운 타워스 호텔 

세계적 건축가 마이클 휘브리히(Micheal Fiebrich)가 설계한 고급 호텔이다. 2동으로 나뉘어 있으며, 254개 객실과 스위트 룸, 복층형 프레지덴셜 빌라도 있다. 빌라 투수객을 위해 에르메스, 살바토레 페레가모 등 8개의 명품 브랜드 중 1개를 선택해 욕실 용품을 제공한다. 1박 1만2,000페소부터.


노부 호텔 

321개의 객실을 갖춘 부티크 호텔. 노부 마츠히사 쉐프의 다이닝 레스토랑이 이곳을 대표하며, 스파와 피트니스, 수영장 등 휴식과 레저를 위한 최적의 시설을 갖췄다. 1박 1만600페소부터.


하얏트 호텔 

362개의 현대적인 객실과 스위트 룸을 갖췄다. 24시간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익스클루시브 클럽 라운지, 별도의 어린이 풀을 갖춘 수영장이 있다. 1박 9,000페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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