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배낭여행 중 지쳤을 때, 4S를 찾다

by 론리포토아이

3S (Slowly, Safely, Steadily)

인도 땅에 발을 디딘 후 줄곧 나의 여행의 나침반이었던 3S였다. 특히 브런치에 쓰는 ‘홀로 배낭을 메고, 인도로’라는 글의 근간이기도 했다. 나는 매주 금요일, 꾸준하게(Steadily) 나의 글을 이어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지만. 여행이 깊어지니, 인도에서 나의 에너지 소비는 높아지고, 또 내 의지력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즉,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증상은 여지없이 나타났다. 원래 계획했던 일정을 빼고, 덜컹거리는 야간 버스 대신 비용을 더 지불하고 비행기를 예매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다가온 고민은 이것이다. 'Steadily'를 지키지 못하는 이 행동들이, 홀로 여행이라는 내 글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아닐까?

원래라면 내일은 암다바드(Amdabad)에서 부지(Bhuj)로 넘어가 컬커치(Kutch)에서 독특한 민속 체험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복잡하고 에너지를 잔뜩 쏟아부어야 할 일정을 과감히 취소했다. 그리고 방향을 디유(Diu)로 틀었다. 야간 버스 대신 비행기를 선택한 것처럼, 이 또한 지친 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다.


잠시 멈춤 : 꾸준함 대신 유연함을 선택하다

홀로 여행의 가치를 '꾸준한 계획 이행'에 만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열심히 달린 나에게, 남은 여정을 위해 체력을 아끼는 유연함(Flexibility)을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속 가능한 여행'이다.

그래서 디유에서는 일주일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완벽한 휴식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계획된 일정을 완전히 취소하고, 햇볕이 잘 드는 카페나 조용한 숙소에서 하루종일 잠을 자거나, 글을 정리하거나, 좋아하는 인도 음악을 듣는 등 나만을 위한 재충전 시간을 가질 것이다.

좋아하는 전통적인 장면, 재래시장 사람들, 노인들, 빈민가 아이들을 카메라에 담는 '할당량'에서도 잠시 벗어날 용기가 필요하다. 카메라 없이 거리를 걸어보고, 숙소 근처 옥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멍하니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글쓰기에 필요한 새로운 영감이나 감정적인 여유는 의외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찾아오기도 하니까.


디우(Diu), 나만의 쉼표를 찍다

디우는 내게 이상적인 재충전 장소가 될 것이다.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분위기, 다른 인도 대도시에 비해 혼잡도가 낮은 이 도시는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역사 덕분에 요새나 성당 등의 유적에서 '인도 같지 않은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지금까지 쌓인 인도의 혼잡함에서 잠시 벗어날 좋은 '쉼표'가 될 것이다.

디우에서 충분히 재충전하는 동안 짬을 내어, 인근의 도시에 있는 솜나트 사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에너지를 크게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인도의 깊은 문화와 종교적 장면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4S : 홀로 여행의 새로운 철학

이번 슬럼프를 겪으며, 나는 여행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했다. 기존의 3S(Slowly, Safely, Steadily)에 Self-care(자기 돌봄)를 추가하여 4S라는 개념을 완성하는 것이다.

Slowly (느리게) : 여유를 가지고 깊이 있는 경험을 추구한다.

Safely (안전하게) : 몸과 마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Steadily (꾸준하게) :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되, 큰 흐름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Self-care (자기 돌봄) : 지칠 때 멈추고, 재충전하여 나머지 세 가지 S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동력을 확보한다.


장기 여행에서 Self-care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나머지 세 가지 S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토대다. 이 4가지 가치를 디우에서의 재충전 시간을 통해 온전히 경험하고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면, 홀로 여행의 의미는 오히려 더 깊어지고 풍성해질 것이다.

여행 중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경험 또한 내 글의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다. 디우에서 충분히 쉬고, 솜나트도 마음이 내킬 때 편안하게 다녀오자. 이번 쉼표는 실패가 아닌, 다음의 여행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이다.

251113_ahmedabad_183.jpg
180129_1Varkala_DSC8592.jpg


20251118_113615.jpg


20251120_135403.jpg Diu Dream Vision 게스트하우스에서, 슬로베니아 Rosic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