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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블랙 Dec 27. 2022

베어베터, 네이버 창립 멤버가 만든 발달장애인 회사

곰 청년이 만든 쿠키와 명함, 그 너머의 희망을 찾아서

ⓒ베어베터



1.

김정호 대표는, 2012년 이진희 공동대표와 함께 베어베터를 시작했어요. 현재 베어베터의 300명 넘는 사원 중 80% 이상이 발달장애인이죠. 두 대표는 이들에게 ‘곰 청년’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고집은 세지만 약속을 꼭 지키고, 남에게 자신을 표현하기 어렵지만 익숙한 일은 책임감 있게 잘해요. 우직한 곰의 이미지를 닮았죠.


이들은 커피와 쿠키, 꽃다발과 명함을 만들어요. 회사 안 카페와 매점도 운영하죠. 베어베터와 손잡은 기업은 506곳. 지난해 매출은 100억원을 넘겼습니다.


시작은 성균관대 앞 복사집이었습니다. 3년간 적자에 시달렸죠. 사업을 살리려고 김 대표는 1500여곳 회사를 찾아다녔어요. 김대표가 편의점에서 직접 일하기도 했죠. 발달장애인의 일을 이해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싶어서요.



2.

김 대표는 스스로를 벼락부자라고 말합니다. 네이버의 창립 멤버였던 그는, 2009년 주식을 정리하니 400억을 손에 쥐게되었죠. 


어렵게 자란 김 대표는 많은 돈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택시 기사셨고, 학자금을 직접 마련해야 했죠. 대학 5년 내내 맥주 가게에서 일했고, 공사판을 기웃거리기도 했어요.


“큰돈을 쥐었을 때 제 나이는 마흔셋이었습니다. 결심한 게 있었어요. 먹고 살 걱정은 없으니 좋은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300억원은 적극적으로 투자해 재산을 불리고, 100억원은 떼어서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어려운 이들에게 식량을 보내기도 하고, 모교에 장학금 재단도 세웠어요. 그러고도 기부 목표액을 다 채우지 못했습니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3.

돈을 쓰는 데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낀 김 대표. 꼭 필요한 곳을 찾고 싶었습니다. 미혼모, 노인, 보호 종료 아동… 어떤 분야를 파도 결국은 한 단어가 나오더군요. 장애인. 소외된 이들 중에서도 가장 소외된 이들이었습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약 262만명. 50세 미만 장애인은 60만여명입니다. 30세 미만 장애인 중에선 60% 정도 발달장애가 있습니다. 


처음엔 발달장애인을 위해 발달장애인 보호센터를 지원하고, 장학금도 마련했어요. 그때 네이버 시절 동료였던 이진희 대표가 김 대표를 말렸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라고요. “이들에게 더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일할 기회”라면서요. 이 대표는 자폐 판정을 받은 아이를 키우고 있었죠. 


당시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1%에 불과했어요. 김 대표와 이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로 합니다. 그렇게 초기 모델인 ‘쉬운복사 혜화점’이 2012년 5월 탄생한거죠. 


10년 근속한 제과팀 김현우님이 가장 재밌는 것에 대한 질문에, 포장용 스티커를 붙이고, “이만큼이나 붙였다”면서 쓰레기통에 버릴 때 기분이 가장 좋다고 답했다. ⓒ베어베터














“이렇게 착한 척을 하다 보면 진짜 착해지는 것 같아요. 노력하다 보니 몇 퍼센트씩 더 착해지는 거죠. 

10년쯤 뒤, “옛날에 장애인 고용을 해야 한다고 외친 회사가 있었다며?”라는 말이 오가길 꿈꿉니다.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그럼에도, 베어베터가 10년 안에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김정호 대표.

발달장애인의 성장과 그들 가족의 삶까지 변화시키는 베어베터의 이야기, 지금 롱블랙에서 읽어보세요!

https://www.longblack.co/note/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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