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악동뮤지션 남매가 자란 땅,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의 10주년 여행지, 지금은 여러 매체를 통해 더 유명해져 버린 바로 그 나라, 몽골.
나는 남들보다 조금 이르다면 이른 2016년에 몽골 여행을 다녀왔다. 이후에도 해외여행을 꽤 다녔지만, 누군가 내게 최고의 여행지를 물으면 내 대답은 늘 '몽골'이었다.
다른 것보다도 나는 몽골이 가진 여행지로서의 ‘희귀성’을 좋아했다. 여행깨나 해 본 사람에겐 그리 특이한 여행지도 아니거니와, 아프리카나 인도에 비할 정도로 여행하기 험한 나라는 아니겠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난이도 있는 여행지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 사이에선 '오~' 소리 좀 나오는 여행지였다고. 좀 부끄럽지만 이런 반응을 들으며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워낙 유명해져 한국인 전용 투어 프로그램이나 여행 정보도 많아졌지만, 내가 여행 갈 당시만 해도 투어회사는 죄다 몽골 현지 회사들 뿐이었다. 심지어 비행편도 값비싼 대항항공 외엔 선택지도 없었다. 그리 먼 나라도 아닌데 비행기 값은 또 왜 그리 비싸던지... (그 당시 나는 대학생. 만화카페 아르바이트로 몽골 여행비를 벌었다.)
아무튼, 이제 몽골은 여행지로서의 '희귀성'이 다소 사라진 듯하다. 이제는 어디 가서 몽골 여행담을 얘기하며 어깨가 으쓱해지는 일도 없다. 하지만 지금도 누군가 내게 최고의 여행지를 묻는다면, 내 대답은 여전히 '몽골'일 것 같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라는 네이버 웹툰이 계기였다. 서나래, 김진, 필냉이까지 3인의 웹툰 작가님들이 함께 그린 몽골 여행기 웹툰. 고등학생 시절, 이 웹툰을 보고 '몽골여행'이라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대학생이 되면 꼭 몽골에 가서 머리 위로 쏟아지는 은하수를 보겠노라고!
앞뒤로 뻥 뚫린 드넓은 초원에서 우산 하나만 펼쳐 놓고 큰 일 보는 에피소드, 알프스 부럽지 않은 뷰의 호숫가에서 초파리 떼에서 습격당하는 에피소드, 화장실에서 대왕 나방과 맞닥뜨리는 에피소드 등, 아직도 웹툰 속 몇몇 내용들이 잊혀지질 않는다. (참고로 이 에피소드들 대부분 여행 가서 그대로 겪음.)
왜 난 이런 에피소드들을 보고서도 몽골 여행을 가고싶어 했을까. 누가 봐도 고생길이 훤한 여행지이건만.
은하수를 보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지만, 사실 은하수는 몽골 말고도 볼만한 명소가 많다. 아마 고등학생 시절의 나는, 어른의 여행엔 약간의 '개고생'이 있어야 멋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내 묵은 사진과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몽골 여행기를 남겨 보려고 한다. 내게 왜 몽골이 최고의 여행지가 되었는지는 나도 쓰면서 알아갈 예정이다.
누군가 우연히 내 글을 보고 몽골로 떠나고 싶어졌으면. 웹툰을 보고 몽골로 떠난 2016년의 나처럼.
참고로 위 여행은 7년도 더 지난 관계로, 앞으로 쓸 글들은 그때의 기억을 겨우겨우 더듬어가며 쓸 것이다. 따라서 에피소드 별 시간순서는 뒤죽박죽일 것이니 참고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