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편.
8년 만에 몽골 여행사에 메일을 보냈다. (내가 찍은 사진을 첨부하며) 혹시 이 아주머니와 아직도 함께 일한다면 그녀에게 이 사진을 전해줄 수 있느냐고.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여행사가 아직 운영 중일지, 메일 주소는 그대로일지 알 턱이 없었다. 돈도 되지 않는 귀찮은 일이라 답장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다 싶었다. 여러모로 기대 없이 보낸 메일이었는데...
와, 답장이 왔다.
요약하자면, 지금도 여행사는 운영 중이고 유목민 아주머니께 사진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 (꺄악)
기쁜 마음에 그때 찍었던 아주머니의 남편, 아이들 사진도 추가로 보냈다. 잠시, 머릿속으로 잊고 지내던 누군가로부터 내 사진을 선물 받는 상상을 해봤다. 행복할 것 같았다. 딱 이만큼만 유목민 가족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아마 내 얼굴은 기억도 못 하시겠지만, 아무쪼록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조금이나마 기뻐하시길.
이렇게 간단한 일을, 나는 뭐가 겁이 나 8년을 미뤘을까?
'8년 만에 받아 더 반가울지도 모르지'라는 친구의 말에 끄덕이며, 묵은 추억의 힘을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