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에 대해 모를 자유

by 무나키

다들 이런 궁금증 하나 정도는 있지 않은가? 정확히는 모르는데 굳이 물어보기는 좀 그렇고, 그래서 그냥 적당히 아는 척 넘어가는 궁금증. 왠지 이걸 질문하면 주변의 모든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볼 것 같고 '그것도 몰라?' 하며 무시받을까 봐 넘어가는 궁금증. 어릴 때 물어봤으면 귀엽다 소리라도 들을 텐데 이미 성인이 된 이상 이런 걸 궁금해하는 건 좀 그렇다. 예를 들면 조나단은 차를 탈 때 티백을 찢어서 찻잎을 넣는다. 조나단은 평생 그게 맞는 방식인 줄 알고 살았고, 당시 주변의 반응을 통해 그것이 잘못된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김장훈은 장기기증을 하기로 했는데 살아있을 때 장기를 떼어 가는 건 줄 알고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도대체 장기기증 서명은 어떤 용기로 한 걸까?)




나의 경우 이런 예시로 콧수염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아래의 사진을 참고하여 설명하겠다.

수염과 콧구멍이 이어지는 부분을 관찰해 보자

흔히 볼 수 있는 콧수염의 형태이다. 나는 콧수염 중 일부는 코털의 길이가 길어지고, 그것이 인중에 난 수염과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것인 줄 알았다. 콧구멍 쪽을 자세히 보면 뭔가 그럴듯한 주장처럼 들리지 않는가? 하지만 이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이를 일깨워준 남편은 내 말을 듣고 정신없이 웃었다.) 사전을 찾아보면 콧수염은 코 아래에 나는 수염을, 코털은 콧구멍 속 점막에 난 털을 뜻한다고 한다. 서로 개별적인 털이고, 아마 서로 만날 일이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내가 콧수염을 기르는 것도 아닌데 알 턱이 있나.




여러분도 마음속에 이런 류의 질문 하나씩은 갖고 있지 않은가? 궁금하긴 한데 섣불리 꺼내놓기에는 좀 부끄러워서 묵혀뒀던 질문. 다행히 요즘에는 AI의 성능이 좋아서 무사히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긴 하다. (콧수염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하지만 사진 자료를 만들어달라고 하니까 결국 스크립트를 이해하지 못했다)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하는 광장이 활성화되면 좋을 텐데. 그 광장에 AI와 나만 덩그러니 놓인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깔깔대며, 또는 진중하게 논의하는 광장이라면 더 좋겠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매년 아이들을 만나며 가장 안타까운 점은 '오답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꺼내놓는 것이 참 어려운 시대이지 않은가. 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 적을까 봐, 혹은 그 의견으로 인해 지탄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들이 모여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수업이 펼쳐진다. 매 교시 '이 문제에 정답은 없어. 그러니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말해 보자'라고 말을 걸지만 아이들은 늘 조용하다. 우리들에게 '그걸 왜 몰라?'라고 비난받을 때 '그걸 왜 당연히 알아야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면 좋으련만. 나도 잘 못하는 일을 아이들에게만 하랄 수는 없어서 작은 용기를 내 글을 쓴다. 여러분도 '좀 그런 질문'이 있다면 공유해 달라. 친절하게 답도 해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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