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건너에 있는 어떤 사람들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100-23

by 두지

이웃. 하면 어렸을 땐 이모, 하는 단어처럼 정감 어리고 친근한 단어였다. 지금의 이웃, 은 그렇지 않다.


지금의 이웃은 다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오는 단어다. 거부감. 거리낌. 그런 거. 지금의 이웃은 층간소음으로 나를 괴롭히는 옆집 아랫집 윗집 사람들이다. 나 스스로도 층간소음 조심하느라 속삭여 말하고 화장실 물 내리는 것도 신경 쓰이게 만드는 존재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싫은 사람들.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하필 내가 내리는 층과 같은 층 버튼을 누르면 너무 싫은 사람들. 어떨 때는 다른 층수를 눌러버리고 마는, 내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 남편이랑 싸우기라도 할 때면 우리의 유치한 싸움을 다 듣고 있을 것 같은 사람들. 가끔 이상한 웃음소리나 비명으로 날 놀라게 하는 사람들.


벽 건너에 있는, 어떤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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