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3대 몇이냐
헬스 개그가 유행이다.
주변 친구들끼리도 심심치 않게 헬스를 소재로 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헬린이/헬창, 근손실, 덤최몇 등 헬스 갤러리에서나 사용되었을 법한 용어들도 일상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3대 운동(벤치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 총합 500kg 미만은 언더아머 단속반에 걸려 언더아머를 입을 수 없다”
“눈물 흘리면 근손실 난다”
그러나 헬스 관련 농담은 주로 남자들의 것이다.
운동하는 여자가 확실히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이유로 헬스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이는 헬스장만 가서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굳이 성비를 따져 보지 않아도 월등히 남자가 많다.
나 역시 헬스보다는 홈트와 요가, 필라테스를 즐겼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그 운동들을 즐겼다고 하기도 어렵다. 겨울에는 웅크리고 아무것도 안 하다가 봄, 여름에 정신 차려 운동을 하다 가을쯤 시들해지는 사이클을 몇 번 반복했다.
운동을 제대로 알려줄 사람이 주변에 없으니 헬스는 더욱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래서 '혼자서 하기에 안전한가?'는 동작을 선택할 때 상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헬스장에 가면 부상의 위험이 덜하고, 혼자 익히기 쉬운 것들 위주로 시작했다. 주로 무게를 들지 않고 맨 몸으로 하는 운동들이었다. 그러니 헬스장에 가더라도, 사실 상 매트 근처에서 맨 몸으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동안 30일 스쿼트 챌린지 같은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스쿼트 전후 사진을 보며, after의 엉덩이를 가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수백 번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맨몸 스쿼트만으로는 크고 예쁜 엉덩이를 가질 수 없다는 글을 접하게 되었고, 이는 꽤 충격적이었다.
맨몸 스쿼트는 상당히 오랜 시간 공들여했던 운동이었기에 배신감이 컸다. 그리고 ‘어떤 운동을 해야 원하는 엉덩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근육의 부피 성장에 중량 운동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당시 나는 유튜브를 뒤졌다.
유튜브에서는 바벨을 이용한 Hip thurst와 같은 Glutes exercise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튼튼하게 생긴 언니들이 상당히 무거워 보이는 플레이트를 바벨 양 옆에 끼고 운동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겁도 없이 어떻게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상을 보고 나서 무작정 따라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행히 Hip thurst는 움직이는 범위도 크지 않아 무릎이 약하고 운동신경이 부족한 나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이었다. 그리고 몸의 변화를 통해(!) 꽤나 금방 이 운동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hip abduction 운동도 한동안 꽂혀서 열심히 했었다. 이 운동도 마찬가지로 부상의 위험은 상당히 적으면서, 운동자극을 잘 느낄 수 있는 쉬운 운동이라 즐겨했다. 지금 다니는 헬스장에 이 기구가 없는 것이 천추의 한이다.
한 부위 운동은 한계가 있다. 근육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운동해서는 균형 잡힌(아름다운) 몸을 가질 수 없다.
다양한 근육의 사용되는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헬스의 기본 3대 운동을 익히기로 마음먹었다. 기존에는 맨몸이나 아주 가벼운 중량만으로 했던 스쿼트와 데드리프트에 조금씩 중량을 더 얹기 시작했고, 처음 벤치프레스에도 도전하게 되었다.
3대 운동(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도전에 앞서 운동 좀 한다는 여자는 3대 몇일까 궁금해졌다.
아래 표는 몸무게별 헬린이/초급자/중급자/고급자(?)/엘리트를 구분하는 1RM*을 보여준다. 절대적 기준일리 없으니 나처럼 궁금한 사람은 그냥 참고 정도 하면 되지 않을까.
*1RM에 관한 설명은 다음의 네이버 지식백과 내용을 참고
운동 강도는 1RM을 활용하여 설정한다. 1RM이란 한 번에 최대 노력으로 중량의 저항에 대항하여 발휘할 수 있는 근력, 즉 근육의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벤치 프레스에서 최대 힘을 다하여 한 번 겨우 들 수 있는 무게를 찾는 것이다.
1RM(1 Repetition Maximum) = 1회 최대로 들어 올릴 수 있는 중량
예시) 15RM = 15회를 들면 더 이상 들 수 없는 무게
그런데 1RM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통은 다음과 같은 간접 추정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벤치 프레스에서 30kg로 무게로 12회 반복하였을 경우 WI 값은 30kgX0.025X12회=9kg이다. 따라서 1RM은 30kg+9kg=39kg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1RM 추정 공식(간접법)
1RM = Wo + WI
- Wo = 충분한 준비 운동 후 약간 무겁다고 생각되는 중량(7~8회 반복 가능한 무게)
- WI = Wo x 0.025 x R (* R = 실제로 반복한 횟수)
[네이버 지식백과] 효과적인 근력 운동법 (운동 가이드, 아시아월드짐)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109450&cid=48661&categoryId=48661)
계산에 머리 안 쓰고 1RM을 알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고
https://www.bodybuilding.com/fun/other7.htm
나는 비교적 꾸준히 운동을 해왔지만, 선천적으로 운동신경도 떨어지고 팔다리도 가늘어 아주 허접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기껏해야 헬린이와 초급 사이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주 운동부터는 본격적으로 나의 현재 상태 파악을 시작해보아야겠다.
헬린이로서 3대 200에 도전해봐야겠다.
달성하는 데 얼마나 걸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