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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로니 Feb 29. 2016

봄의 출근길

지각을 자주 하는 나평소처럼 쫓기듯이 집을 나서서 차에 올라탔다. 우리 집은 동네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데 바로 앞은 이름 모를 동산이 있다. 이곳에서 2년을 지냈지만 산책을 해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인 그산의 풍광이 샤픈을 준 것 마냥 선명했다. 출근길 절체절명의 시간을 잠시 잊게 할 만큼 상쾌한 기분이 들어 이대로 여행이라도 가버리면 좋겠다.싶은 생각이 한밤의 치킨보다 강하게 나를 유혹했다.


현관문을 나서며 옷깃을 여미게 하던 추위가 어느새 싱그러운 봄햇살을 따라 계절의 시간 저편으로 흘러가나 보다. 무심히 지나치던 일상의 풍경이 기억 속 유일한 풍경이 되는 것은 봄이기 때문이고, 치킨을 시킬 용기는 있지만 회사를 안 갈 용 없는 나는 나다움 때문이겠지만 봄에는 나를 비롯한 모든 것에 관대해져도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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