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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델리보이 Sep 18. 2019

당신이 알던 유레카가 아닙니다.

앨런 가넷,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일본에서 생활하던 시절. 개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데 있어서 어떠한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자

나는 근처 마트에 가서 반신욕 세트를 충동적으로 구입했다.

지금 생각해면 너무 단순 순진해서 웃음이 나는 경험인데 당시에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 진지했다.


저녁을 먹은 뒤 얼마나 오랜기간 사용하지 않았을지 감도 오지 않는 욕조를 욕조 세제와 솔을 이용해 박박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한 행위 뒤에는 유레카를 외치고 싶다는 외국인 유학생의 거침없는 욕망만이 존재했을 뿐.


약 30분가량 욕조를 청소하고 뜨거운 물을 받기 시작했다. 욕조안에서 영감을 얻고 유레카를 외치며 뛰쳐나올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욕조에 물이 반 이상정도 차오르자 조심스럽게 발부터 몸을 담갔다.


' 아, 이게 얼마 만에 하는 목욕인가'


물이 어느 정도 차올랐다 싶을 때 즈음, 욕조위에 플라스틱 판때기를 깔고 준비해온 노트를 펼쳤다.

난 한 손에는 펜을 쥐고, 비장한 표정으로 영감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정확히 이런 모습을 상상했다.. 이런..



유레카는 우연이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물은 식을 대로 식었고, 난 유레카를 외치지 못했다. 나는 결국 홀로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욕조에서 일어났다.


' 유레카는 무슨.. '


몇 년이 흘러, 최근 '뇌과학 분야'에 조금씩 흥미가 생기는 중이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뇌과학 관련 서적은 아니지만 유레카와 같은 우연적 영감은 어떻게 얻게되는지 두뇌의 연관성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우뇌가 해답을 미리 가지고 있어도, 좌뇌가 활성화되면 그 해답을 밀어낸다. '정보를 논리적으로 처리하는 좌뇌가 답을 내지 못하면 좌뇌의 활동량이 시들해지는데, 이렇게 좌뇌의 활동이 우뇌가 활동량 아래로 떨어지면, 우뇌에 저장되어 있던 답이 마법처럼 튀어나온다. '아하!' (혹은 유레카!)
우리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조깅하러 나가거나 샤워를 할 때 '천재의 번뜩임' 같은 순간을 경험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정리하자면 이런 번뜩임의 순간은 좌뇌의 활동이 잠시 멈추고, 우뇌가 활동하기 시작할 때 얻게 된다.

(참고로, 우뇌는 비유적인 연상을 저장하는 곳이다.)


이러한 경험은 주로 천재적인 아티스트들의 경험에 의해 그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본문에서 밝히 듯, 폴 메카트니가 꿈에서 들은 음을 기억해 명곡 예스터데이를 작곡한다거나, 해리포터의 어머니 조앤 롤링이 열차 안에서 해리포터의 일곱 가지 에피소드가 떠오른 것이 그 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의 기자에게 조앤 롤링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요청받았을 때,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정말 놀라운 느낌이었어요. (중략) 난데없이 불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거죠.


이렇듯 이미 전설이 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배경에는 운과 시간이 결합한 신화적인 요소가 늘 존재해왔다.

그러나,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의 저자 '앨런 가넷'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천재들의 히트작에도 분명 일관된 패턴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조사 결과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네 가지의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 패턴을 따라간다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무시무시한 아이디어를 얻을 기회가 주어진다는 이야기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아래 네 가지의 법칙을 통해 완성된다.


소비

모방

창의적 공동체

반복


출처 - google


소비 - 일단 닥치고 소비할 것!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영화를 섭렵하던 테드는 열여덟 살에 이미 영화 전문가, 영화 소믈리에가 되었다. 그는 영화의 어떤 점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정확히 꿰뚫었다.
화가들은 수시로 전시회장을 찾고, 셰프는 최첨단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농장을 찾고 음식 박람회를 찾아다닌다. 작곡가는 끊임없이 음악을 듣는데, 새로운 음악이든 흘러간 음악이든 가리지 않고 듣는다.


제1법칙인 소비를 내 식대로 표현해보자면, 닥치고 관련 분야에 대한 수많은 경험을 소비하기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실제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려면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축적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곡에 관해 서라곤 '콩나물을 연속적으로 그려 넣는 것이 악보'가 지식의 전부인 나에게 갑자기 신의 은총을 받아 업계를 뒤엎을 악상이 떠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창의적 예술가들은 보통 일정이 아주 바쁜 편이지만, 그래도 하루에 서너 시간, 즉 일하는 시간의 20%를 어김없이 이런 식의 소비에 투자한다.
깨어  있는 시간의 20%를 자신의 창작 분야에 속한 자료에 소비한다면,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어떤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친숙한 지, 즉 그것이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디쯤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직관적으로 전문가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의 가장 중요 핵심 개념인 '크리에이티브 커브'에 관해서는 조금 더 밑에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이러한 경험의 소비를 거친 뒤, 관련 분야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좌뇌)이 가능하게 되면, 우리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우뇌)를 얻게 될 자격을 얻은셈이다.


'아하!' 순간은 일반적으로 두뇌의 오른쪽 반구가 완벽하고 정확한 답을 찾았을 때 딱 한 번만 찾아온다. 우리는 우뇌가 답을 찾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모르고 또 그것이 무의식 중에 버린 수많은 엉터리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으므로, '아하!' 하는 식의 처리 과정이 항상 옳은 것처럼 느낀다.



모방 -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역사를 통틀어 가장 천재적인 미술가로 칭송받는 피카소가 내뱉은 이야기다. 전 세계 스테디셀러인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미 다이아몬드 또한 모방에 대하여 이렇게 표현했다.


세상을 바꾼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은 모방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방에 대한 긍정적인 예시는 도처에 널려있다.


창작은 대부분 친숙한 어떤 것을 각색하는 문제였다. "정말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독창성이나 창의성이라고 해봐야 실제로는 솜씨 좋은 리믹스일 뿐이죠."


모방은 본문에서 언급하는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정확한 지점을 예측하는 것에 굉장히 연관이 깊다.

저자에 의하면 이전 수많은 성공사례에는 일정 패턴이 존재하는데, 그 패턴을 흡수하면 우리 역시 성공에 근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방(친숙함)을 기반으로 나만의 색다른 아이디어가 결합해야만 한다. 즉, 창조적인 것은 우리가 어디선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에 자신의 색깔이 더해져 나오는 것이다.


출처 - google


크리에이티브 커브 - 친숙함과 색다름 사이의 균형


'너무' 색다른 것들은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만든다는 게 문제이지만, '너무' 친숙한 것들은 애초에 아무런 흥미도 자아내지 못한다.
어떤 노래를 한 번 더 들을 때마다 좋아하는 정도는 조금씩 커지다가 정점에 이른다. 그때부터는 한 번씩 더 들을 때마다 호감도가 떨어진다.




앞서 이야기했던 크리에이티브 커브란 이 종형 곡선을 일컫는 것이다.


간단하게 나의 예로 들면, 몇 년 전 '정키'라는 신인 프로듀서가 김나영이라는 신인 가수와 작업한 '홀로'

라는 노래가 있었다.(지금은 둘 다 꽤나 유명한 가수와 프로듀서가 되었는데, 내 추측으로는 이 '홀로'라는 노래의 덕이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 당시 20대였던 나의 감성은 온통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으로 충만해있을 때라 늘 이어폰을 꼽고 흘러나오는 노래의 가삿말을 곱씹고는 했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발견하게 된 이 노래는 약 한 달 가까이 나의 하루의 시작과 끝을 책임져주었는데( 그래서 당시 여러 사람에게 우울한 사람으로 비추어졌었구나...), 일정기간이 지나자 지나치게 익숙해진 그 패턴에 싫증이 나버리고 '홀로'는 서서히 나의 일상에서 멀어져 갔다. 결국 나는 홀로와 같이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노래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조금 더 확장해서 설명을 하자면, 세간에 알려진 위대한 아이디어 또한 같은 과정을 따른다.

위에서 간략하게 설명한 소비와 모방(그 외에 2가지 패턴이 존재한다.)을 결합한 아이디어는 위에 표에 나타나 있는 '스위트 스폿'(절정)에 근접하게 된다. 스위트 스폿이란 어느 한 아이디어가 대중에 의하여 급격하게 소비되는 때를 가리킨다. 그리고 그것은 크리에이티브 커브에 의하면 일정 기간이 지나 진부점에 이르게 되고, 서서히 대중에 의하여 다시 잊히게 된다.


친숙성과 색다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무제는 큰돈을 버는데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핵심'이다.



유레카에 대한 환상


몇 년이 지난 현재도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열광할 아이디어를 찾아 매일 같이 고심하고 있다.(비장의 무기도 몇 가지가 있다 후훗.) 그러나 예전처럼 무턱대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욕조에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고민이 있거나 아이디어를 내야 할 때면 자료를 먼저 수집하고 책상에 앉아 끄적거리면서 충분히 생각한 뒤에 그것을 의도적으로 붙들고 늘어지지 않고 휴식을 취한다. 물론 이러한 행위는 이 책을 접하기 전부터 해왔다.

('리추얼'이라는 책을 보고 난 뒤로부터다. 언젠가 올릴 예정이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은 이러한 훌륭한 생각에 대하여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풀어낸 실용 지침서이다.


많은 위대한 사람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세상을 뒤바꿀만한 아이디어는 결과적으로 하늘에 서 뚝하고 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들은 수년간 무의식적으로 관련된 경험을 소비해왔고, 그것들을 축적된 것을 토대로 그들만의 색다른 것으로 비틀었다. 게다가 위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특별한 공동체에 연루되어 있었고, 그간의 데이터 베이스를 통하여 반복했다.

단지 그들은 그것을 논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었던 것뿐이다.(그 사람들이 천재라는 것을 감안하고라도 그렇다.) 결국, 노력과 운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책에서는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는 '네 가지의 법칙'을 과학적 검증과 수많은 예시를 근거로 하여 더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트렌드(유행)의 주기에 대해서도 인과관계를 들어 세밀하게 다루고 있으니 한번 꼭 살펴보길 권한다. 이 책은 본인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뒤 흔들고 싶은 사람,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필독서라고 추천한다.


그들은 거침없는 '소비'를 통해 친숙하지만 '과도하게 친숙하지 않은' 생각으로,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갑작스러운 영감의 순간을 위한 씨를 뿌렸다. 그들은 '모방'을 통해 그들 분야에 필요한 제약과 공식을 터득했고, 정확히 필요한 만큼의 색다름을 적용하는 법을 배웠다. 그들은 '공동체'를 만듦으로써 자신의 기술을 다듬고 자극을 받으며 자신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줄 협력자들을 찾아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타이밍을 알고 '반복' 과정에 몰두함으로써 데이터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작품을 개선하고, 친숙성과 색다름의 이상적인 배합을 만들어냈다.


끝으로, 우리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 노력이란 단어는 결국 상투적일지라도 가장 성공과 밀접해있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성공으로 가는 노하우는 없다.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유레카도 없다.

성공은 결국 두뇌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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