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고 겹치는 무채색 패션
살면서 들어본 수많은 명언 중 하나를 꼽으라면 고등학생 때 미술학원 선생님이 남긴 말을 고를 것이다. ‘진짜 고수는 검은색 하나만으로 캔버스(canvas)를 꽉 채운다’ 그렇다면 검은색으로 그린 그림은 한 가지 색으로 봐야 할까? 정확히는 Black and White and Gray, 우리는 이걸 무채색이라고 부른다.
언젠가 지인이 나의 옷장을 보고 없는 색이 없다고 한 적이 있다. 좋아하는 색으로 가득 채워진 나의 옷장에 마지막으로 추가된 색은 바로 Black. 가장 최근에 검은색에 꽂혔다. 무채색은 단조롭다는 편견 때문에 결제를 앞두고 늘 두 번째로 밀리곤 했고, 요란한 색으로 채워진 옷장에는 막상 무난함이 필요할 때 선택지가 없었다. 그러나 진짜 고수는 색을 가리지 않는 법. 무채색만으로 룩을 꽉 채워줄 고수의 방법으로 화이트부터 블랙까지 100% 즐겨보자.
첫 번째, '커팅'으로 옷에 디테일 더하기. ①원단의 길이를 파격적으로 잘라내거나 ②휑한 면적을 색다른 형태로 뚫어보자. 몇 번의 커팅만으로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무채색에 재미를 더해줄 수 있을 것이다.
옷을 이너가 보일 정도로 기장을 아주 짧게 자르거나, 손으로 찢어낸 듯한 질감을 표현하는 등 <Cut>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크롭 티셔츠나 커팅 진을 떠올리면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 방법. 최근에는 계절 불문 더 과감해진 커팅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분을 잘라서 떼어내는 <Punch>에 집중하는 스타일로 어디를 얼마나 드러내느냐에 따라 매운맛부터 순한 맛 스타일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무채색의 단정한 느낌은 살리고 약간의 여백으로 지루함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
두 번째, 여러 번 겹치기. 무채색을 한 겹, 두 겹 레이어를 쌓아 깊이를 만들어 보자.
레이어드는 특히 활용법이 무궁무진하지만 무채색끼리 레이어드 할 때는 같은 색, 같은 소재를 여러 번 겹쳐서 <Overlap>에 집중하는 스타일을 추천한다. 약간의 비침이 있어도 좋고, 셔링이나 스트링 등의 변형이 들어가도 좋다. 하나의 원단을 여러 겹 겹치는 것만으로도 룩의 밀도가 높아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컷오프, 컷아웃, 레이아웃 이 세 가지 방법을 데일리로 즐길 수 있을까? 특히 커팅을 활용한 방법은 잘려나가는 만큼 노출 부담이 커서 그 자체로 일상에 적용하기엔 다소 난해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스타일의 특성은 살리되 노출 부담이 적은 디자인, 위에서 소개한 3가지 스타일을 섞어 입는 방법을 소개한다.
① 노출 부담이 적은 컷아웃 디자인
컷아웃은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목선과 팔꿈치 등 색다른 위치를 약간씩 잘라내어 변화를 준 아이템으로 FW 시즌에도 즐길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한다.
② 컷아웃+컷아웃
커팅된 면과 면을 겹쳐 입은듯한 형태로 단색의 지루함을 탈피한 디자인이다. 간절기에 단독으로 착용하다가 더 추워지면 두꺼운 아우터와 함께 이너로 활용할 수 있다.
③ 컷오프+레이어드
슬리브리스+볼레로 조합으로 서로 다른 기장을 겹쳐서 노출 부담을 줄였다. 세트로 착용하다가 필요에 따라 각각 단독으로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④ 컷아웃+레이어드
오프숄더+뷔스티에 조합으로 커팅되어 드러나는 어깨라인을 슬리브리스로 한번 더 덮어서 각각 입었을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 연출해준다. 각 아이템은 단독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올가을에는 언제 어디서나 매치하기 좋은 무채색에 개성 있는 디테일을 더해 무채색 만으로도 룩을 꽉 채우는 고수가 되어보자.
<컷오프&컷아웃>
<레이아웃>
<일상에 적용하기>
닉앤니콜 NICOLE LAYERED KNIT BOLERO_BLACK
레터프롬문 로맨틱 카니발 스웨터+뷔스티에 셋업 (그레이)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