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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I Oct 17. 2015

공간이 주는 힘

평방 4미터가 주는 가치

옥탑방은 평상이지!


or


아니야, 그래도 공원에서 있는 테이블 의자 세트가 있으면 얼마나 편하고 멋있겠어!







원래 계획으로는 테이블, 의자 세트의 공원스타일로 마당을 꾸미려고 하였다. 그곳에 앉아서 차도 한잔 하고, 노트북으로 글도 쓰고 하는 상상에 시작부터 마음이 한껏 들떠 있었다. 하지만 구매 버튼을 누르기 직전, 어떠한 끌림에 넘어가서 결국 마음을 바꾸고야 말았다.


주문한 조립형 평상이 도착하고, 다행히 그날이 친구들과 하는 첫 집들이 날이라 친한 놈 하나와 힘겹게 조립을 하였다. 앞으로 조립할 일이 많을 듯하여 무선 전동 드라이버/드릴 세트까지 구비해놨다. 이 조립,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 둘이서 서너시간을 낑낑거리며 겨우 조립을 끝마쳤다.





그리고 이어지는 친구들과의 첫번째 옥상 파티. 그리고 평상을 사는 것이 옳은 판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 같이 동그랗게 앉아서 희미한 달빛과 조명에 의지하여 소주 한잔을 기울이다 보니 평상의 마법에 모두 함께 빠져들게 되었다. 건너편에 앉는 것과 같은 공간에 앉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그 이후, 이 평상 위에서 혼자 운동도 하고, 퇴근하면 그 위에 잠시 앉아 노래도 처량하게 불러보고, 홀로 분위기 내면서 맥주 한잔도 마시며 나는 그렇게 평상의 예찬론자가 되었다. 가로, 세로 2미터의 공간은 그 크기보다 훨씬 많은 가치를 전달해준다.




벌써 한달 넘게, 거의 매주, 꽤나 많은 친구들이 이 평상을 거쳐갔다. 그리고 그만큼 그들과 가까워졌다. 하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는 요즘, 이제 그러한 시끌벅적한 파티와는 슬슬 잠시동안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그 외로운 시간 동안에도 이 평방 4미터의 공간은 여전히 나에게 짧은 5분의 여유를 주기 위하여 넓은 마당을 계속해서 홀로 외로이 지키고 있을 것이다.






친구가 집들이 선물로 사주고 간 맥주캔들. 물론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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