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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cation Feb 09. 2024

귀여운 게 최고인 이유.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2024 네 번째 완독책 ★★★☆☆

#1. 얼마 전 뜬금없이 친구가 물었다. "언니들은 남편이 좋을 때 어떤 마음이 들어?" 

나는 대답했다. "귀여워! 귀여운 게 최고야!" 사람이 귀여워 보이면 답이 없다고들 하는데 말이다. 

귀여움이 세상을 지배하며 귀여운 걸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2. 왜 귀여움이 절대 강자일까? 그 해답이 바로 이 책에 있었다. 자연의 선택은 바로 '협력할 줄 아는 종'으로 귀결되었기 때문이다.  협력을 위해서는 상대의 호감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더 귀엽게 변화해 갔다. 이 책에 표현에 따르면 우리는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 친화력을 가졌고 그것이 생존의 강점이 되었다. 


#3. 이런 친화력은 '자기 가축화(길들임)'를 통해 진화했고 그 증거는 다양하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과학적 입증을 시도하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공막 색' 바로 눈의 '흰 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인간은 공막이 하얀 유일한 영장류란다. 미키마우스가 인기를 얻게 된 게 공막이 하얀 버전이 나온 이후라는 점, 공포영화 속 기괴한 귀신, 인간이 아닌 자를 표현할 때 공막의 색을 검은색으로 꽉 채우는 경우를 생각해 보니 '흰 자'가 새삼스럽게 인간적으로 중요하게 느껴진다.

 

#4. 흰 공막은 어릴 적부터 눈 맞춤을 기본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다른 사람의 눈길, 눈빛을 쉽게 따라가고 읽을 수 있게 됨으로써 상호작용, 소통이 이뤄진다. 물론 이외에도 친화력이 강한 종들의 외향적 특징이 다양하며 이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서 읽은 재미가 쏠쏠하다, 


#5.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어떻게 같은 사람에게, 같은 생명에게 이럴 수 있지? 싶은 잔혹감. 이 역시 역설적으로 우리가 친화력을 가졌기 때문에 설명이 된다. 누군가와 친해질 수 있다는 건 반대로 누군가를 배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협력과 잔인성은 동일한 뇌 부위가 관장한다고 한다. 


#6. 이미 이 책의 결론은 제목에서부터 쩌렁쩌렁 외치고 있다. 우리는 협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오늘날의 경쟁 사회, 적자생존 프레임은 결국 우리 종의 종말, 퇴화를 향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서로에게 귀여워지자. 그리고 서로를 귀여워하자.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게 우리의 본능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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