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 5년째 둘이서 사니까 좋은 점
바로 남편과 나, 우리 2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여름에 만나 2018년 12월에 결혼을 한 우리.
만난 지 1년 반 만에 우리는 평생 서로가 서로에게 떼어낼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이 사실이 꽤 묘하게 느껴진 것은 우리는 서로 만나기 전 꽤 오랜 연애를 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5년을 만난 서로의 전 연인들 보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알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적었음에도,
5년을 만난 연인과도 어려웠던 결혼이라는 일을 우리는 1년 반 만에 뛰어들었던 것이 묘했다.
2017년 여름날까진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전혀 알지도, 의식하지도 않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부모님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하루아침에 날벼락같은 일이다. 참, 사람 인연 모르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를 몰랐던 그 긴 시간을 메꿔가기에 난임은 매우 좋은 컨디션이다.
첫 번째, 둘이서 보내야 하는 물리적 시간이 많다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둘이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집중하게 만들었다. 서로 일상이 행복하려면 이 사람과 보내는 시간과 방법을 잘 보내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결혼하고 2년 정도는 수월했다. 그때는 큰 노력을 가지지 않아도 서로에게 안테나가 집중되어 있는 신혼시기니까.
하지만, 둘 만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우리 사이의 정적의 빈도도 늘어났다.
조금이라도 둘 사이의 집중, 텐션이 떨어지면 슬펐고 싸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되었다,
관계의 정적을 권태기라 정의하고 어떻게 깰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연애라면 결혼은 이 정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정적에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물론, 이 사실을 아이를 키우면서도 배울 수 있지만
우리는 먼저 배우고 아이를 키울 수 있으니 조금은 더 수월하지 않을까?
그리고 두 번째,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러닝메이트인지 꽤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문제/갈등을 함께 해결해 보는 것이다. 긍정적인 상황에서보다 부정적인 문제 상황을 대할 때 그 사람의 본디 모습이 쉽게 보인다. 난임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문제 상황을 나의 배우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하고자 하는지를 보는 과정에서 상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지난 3년 난임 레이스를 통해 우리는 꽤 서로가 좋은 러닝메이트가 되어가고 있다.
이 시간이 끝나고 다시 돌아본다면 어떨까?
지금 나에게 이 시간은 자신감이자 확신이다.
조금 준비가 오래 걸릴 뿐 우리는 아이가 생기면 더 잘할 것이다. 더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더 단단해진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꼭 나쁘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