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멈출 때, 마음도 멈춰 돌아보는 순간

by 루키트

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마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앞, 건너려는 보행자와 차량이 마주하는 순간이죠. 저는 그럴 때마다 차를 멈춥니다. 보행자가 먼저라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간혹, 먼저 건너도 되는 상황임에도 차량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분들을 만나곤 합니다.


그럴 때면 마음이 조심스러워집니다. ‘혹시 내가 멈추지 않았을까 봐, 조심하시는 걸까?’ 그래서 더 확실히 멈추고, 고개를 끄덕여 건너시라고 손짓을 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건너지만, 그중 몇몇 분들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목례를 하고,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제게는 그 짧은 인사 한 번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당연한 일에 감사를 표하는 마음’. 그 마음이 제 하루에 따뜻한 흔적을 남깁니다. 잠시 신호를 기다리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도 횡단보도 앞처럼 작은 배려와 인사로 훨씬 따뜻해질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요.


누군가는 ‘운전자라면 멈추는 게 당연한 것’이라 말하겠지만, 그 당연함에 “감사합니다”를 더해주는 사람들은 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인사를 받으면 더 오랫동안, 더 기꺼이 멈추고 싶어집니다. 그게 누군가의 하루를 더 안전하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 멈춤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라 가치 있는 기다림이니까요.


운전대 위에서도,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주고받을 수 있는 인사는 많습니다. 눈빛 하나, 고갯짓 하나, 손 인사 하나에도 마음이 전달될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저는 횡단보도 앞에서 잠시 멈춰, 사람을 먼저 보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때 받은 작은 인사 하나가 또 누군가에게 따뜻함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조금 더 여유 있게 살아가려 합니다.


"고마운 일을 고맙다고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이 조금은 더 따뜻해집니다"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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