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한계를 느끼던 저는 본격적으로 중고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출퇴근을 위한 실용적인 선택이 필요했기에, 아반떼나 소나타 같은 가성비 좋은 차량을 예산 1,000만 원 내외로 살펴봤죠. 처음엔 현실적인 기준을 세워 접근했지만, 점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보태면 더 괜찮은 차를 살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옵션이 좋은 걸로?'
'조금 더 멋진 디자인이면 더 좋지 않을까?'
그렇게 예산은 점점 올라갔고, 어느 순간 포르쉐 중고차를 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때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차를 알아본다는 단순한 목적이 어느새 ‘내가 얼마나 욕심낼 수 있는가’에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필요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욕심이 섞이면서 방향이 흐트러졌던 거죠.
그날 이후 마음을 다잡고 다시 현실적인 예산을 계산했습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차는 무엇인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다시 처음처럼 심플하게 정리한 끝에 결국 ‘내가 탈 수 있는 차’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욕심은 언제나 현재를 무겁게 만든다.”
물론 꿈을 꾸고 좋은 것을 바라보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꿈을 무리해서 붙잡으려 하면 그 무게가 나를 짓누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때때로 ‘욕심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용기라는 걸 배웠습니다. 당장 멋진 차를 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스마트한 선택 아닐까요?
"많은 것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것을 가지는 것이 행복이다"
- 플라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