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 전역한 뒤 면접장에 들어섰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치르는 면접이었기에, 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엄청났습니다. 면접은 직무 면접과 인성 면접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고, 직무 면접에서는 사전 과제로 작성했던 서술형 문제에 대한 답변을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작성한 답변을 면접관분들께서 흥미롭게 받아들여 주셔서,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던 기억이 납니다.
분위기가 다소 부드러워졌다고 느끼던 찰나, 한 면접관님께서 질문하셨습니다. “R&R은 어떻게 정하고, 회의록은 어떻게 작성할 거예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R&R...? 처음 듣는 말인데... 무슨 약자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지만, 결국 저는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R&R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면접관님께서는 웃으시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덕분에 저는 개념을 이해하고 이어서 답변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면접장을 나서며 '이번 면접은 망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면접관의 질문에 되려 질문을 하다니.. 하지만 놀랍게도 1차 면접은 합격을 했습니다. 물론 최종 면접에서는 떨어졌지만, 그 경험은 제게 참 중요한 의미로 남았습니다. 그날의 저처럼,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용기 있게 질문하는 태도야말로 배움의 시작이자 중요한 성장의 계기라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서 괜히 아는 척하며 틀린 답을 내놓는 것보다, 모르겠다고 인정하고 배우는 자세가 더 낫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면접관님들께서도 '이 지원자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보다, '낯선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고 계셨던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종종 모른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곤 합니다. 하지만 모르는 건 죄가 아니라, 묻지 않는 게 더 큰 손실일 수 있겠지요. 그날 면접장에서의 작고 소박한 용기가, 지금도 제게 큰 자산으로 남아 있습니다.혹시 모르는게 있다면, 용기내서 질문해 보는건 어떨까요? 그 용기가 때때로 새로운 문을 열 수도 있으니 :)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배움의 시작이다"
- 소크라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