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치킨을 정말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한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요.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치킨을 먹었던 기억, 집으로 향하는 길에 한 손에 치킨을 들고 걸었던 순간들까지. 그런 치킨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제가, 더는 가지 않게 된 치킨집이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 근처에는 유명한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하나 있습니다. 장사가 워낙 잘돼 늘 북적이는 곳이죠.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치킨이 먹고 싶어 그곳을 찾았습니다. 사람이 많아서인지 사장님은 무척 바빠 보였고, 주문을 받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겨우 주문한 생맥주는 거품이 너무 많았고, 치킨도 저희가 주문한 메뉴가 아니었습니다. "이게 더 맛있으니 그냥 먹어"라는 말과 함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불쾌한 분위기로 자리를 정리하게 되었죠.
맛있는 치킨집이 근처에 있었지만,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가 먹는 것은 단지 음식이 아니라, 그 순간의 '경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저 역시 바쁘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예민하게 대했던 적은 없는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어쩌면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불편함을 줬을지도 모르겠다는 반성도 함께요.
그날 이후로, 누군가와 마주할 때마다 조금 더 따뜻한 태도를 지니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음식을 나눌 때든, 말을 건넬 때든.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결국 가장 오래 남는 인상이 되니까요. 치킨을 통해 배운 작은 깨달음이 제 일상에 조금씩 스며들기를 바라며.
"음식은 입으로 먹지만,
기억은 마음으로 남는다"
- 요시모토 바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