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의 『다섯번째 산』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두려움을 느낀다는 건 네가 삶에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어떤 순간에는 두려움을 느끼는 게 당연하단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문득 지난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언제 두려움을 느꼈었고, 그 감정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시험을 앞두고 불안에 잠 못 이루던 날들이 있었고, 대학생 때는 자작자동차 대회를 앞두고 혹시나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밤새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작년 하이록스 대회를 앞두고는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며칠 동안 마음속을 무겁게 눌렀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 순간들을 떠올려보니, 두려움은 늘 중요한 것들 앞에서 나타났던 감정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두려움의 밑바탕에는 ‘애착’이라는 감정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수학 시험을 잘 보고 싶었던 마음, 자작자동차 대회를 무사히 완주하고 싶었던 목표, 하이록스를 끝까지 해내고 싶었던 간절함. ‘이걸 정말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만큼 걱정도 되고 두려움도 따라왔던 것이겠죠.
무언가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잃을까 봐, 실패할까 봐 두려움을 느낍니다. 어쩌면 두려움은 내가 그만큼 애정을 쏟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두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해보려 합니다. “아, 내가 이 일을 소중히 여기고 있구나.” 그렇게 내 마음을 다독여주면서, 그 두려움이 나아가는 힘이 되어주길 바라며.
"두려움은 우리가 얼마나
그것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준다"
- 레오 버스카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