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밴드 멤버들과 함께 가평으로 물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매년 빠지에 가는 것이 하나의 전통처럼 되어버렸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곗돈을 모아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가평에서의 물놀이라고 하면 대부분 ‘빠지’를 떠올리실 텐데요,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많고, 무엇보다 더운 여름엔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스트레스를 날리기 딱 좋은 곳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사실 물놀이 자체보다 그곳에서 만난 직원분들의 태도였습니다. 이전에 다녀왔던 곳에서는 직원분들께서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으셔서 그런지 대체로 무표정한 얼굴에 건조한 말투로 응대해주곤 했었습니다. 물론 그럴 만도 하다 싶었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자연스레 놀고 싶은 마음도 사그라지곤 했습니다.
그에 비해 이번에 방문한 시설에서는 정말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셨고, 작은 질문에도 친절하고 성심껏 설명해 주시더군요. 사장님부터 직원분들까지 모두가 한결같이 따뜻한 태도를 보여주셔서, 더운 날씨 속에서도 불쾌함 없이 마음 편히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가 느낀 만족감은 시설이나 놀이기구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전하는 태도가 분위기를 만들고, 기억을 바꾸며, 결국 여행의 온도까지 좌우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들과 마주합니다. 잠깐의 인사만 나누는 사람도 있고, 다시 보지 않을 누군가일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말투 하나, 표정 하나, 시선 하나가 상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차갑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친절은 가장 값비싼 선물이지만, 누구나 줄 수 있다’는 말을 다시 떠올린 동시에, 저도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다짐을 더 굳건히 하게 되었습니다.
더운 여름, 시원한 물놀이와 함께 누군가의 친절한 태도로 기분 좋은 기억 하나를 얻었던 경험처럼, 여러분의 하루도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이 되길 바라며. 오늘 여러분이 건넨 한마디, 한 미소가 누군가에겐 오래 기억될지 모르니까요 :)
"우리는 친절한 말 한마디로도
어둠 속의 불빛이 될 수 있다"
- 바버라 디앤젤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