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저녁, 인생 처음으로 골프 필드를 밟았습니다. 골프를 시작한 지는 벌써 3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필드에 나간 적이 없었죠. ‘언젠가는 나가야지’라는 생각만 하다가 더는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 일행의 제안에 덥석 응하게 되었습니다. 차 안에서 필드로 향하는 동안,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연습장에서 땀 흘리며 공을 쳤던 시간들, 스크린 게임장에서 쌓은 자신감이 떠오르며 ‘나름 열심히 했으니 잘 치겠지’라는 기대도 살짝 있었죠.
하지만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연습장에서 익숙했던 동작들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티샷부터 힘이 과하게 들어갔습니다. 어깨는 계속해서 굳고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습니다. “왜 이렇게 안 되지? 스크린에서는 잘만 됐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억울함이 쌓여 갔죠.
전반 홀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 함께 간 동생이 제게 말을 건넸습니다. “형, 너무 긴장한 거 아냐? 아까 올 때는 즐기자고 했는데, 지금 표정 보니까 완전 굳어있어. 오늘 처음인데 그냥 편하게 놀다 가자고!” 그 말에 순간 멈칫했습니다. 돌아보니 ‘처음인데도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제 안에 가득 차 있었더군요. 필드와 스크린은 전혀 다른 환경인데도 같은 조건일 거라 착각하며 스스로를 옭아맨 것이었습니다.
그때 마음을 고쳤습니다. “그래, 오늘은 처음이잖아. 그냥 즐기다 가자.” 생각을 바꾼 뒤부터 신기하게도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온몸에 들어가 있던 힘이 빠지면서 스윙이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무엇보다 게임이 재미있어졌습니다. 결과보다는 경험을, 점수보다는 순간을 즐기자고 마음을 비우니 비로소 웃을 수 있었죠.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단순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잘해야 한다’는 욕심보다는 ‘즐기겠다’는 마음이 먼저라는 것. 처음이라는 사실 자체가 이미 소중한 과정이고, 그 안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배우는 것이 성장의 시작이기에.
인생도 골프처럼 매번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때도 있죠. 하지만 마음가짐 하나만 바꿔도 결과는 달라지고, 무엇보다 그 순간이 훨씬 즐거워진다는 것을 그날 필드에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시작하며 조급하거나 스스로를 압박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지금 주어진 순간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