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내일 회사에 가져갈 아침을 챙기고, 정리해야 할 것들을 하나씩 확인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간식으로 먹던 떡이 다 떨어진 걸 알게 되었죠. 평소 같았으면 ‘그냥 안 먹지 뭐~’ 하고 넘겼을 텐데, 요즘 식단을 하고 있다 보니 간식 하나까지도 꼼꼼히 챙기고 싶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편의점 바나나가 떠올랐고, 생각난 김에 얼른 다녀와야겠다 싶어 곧장 집을 나섰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쿠팡 배달 기사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자연스럽게 함께 탑승해 1층으로 향하던 중, 기사님께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저... 죄송한데... 혹시 3층 한 번만 들려도 괜찮을까요?” 순간 의아했지만 곧 이해가 갔습니다. 물건을 내려놓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보다는, 제가 함께 타고 내려가는 김에 시간을 아끼려 하신 거였죠. 저는 주저하지 않고 “네네, 그럼요”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별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평소 쿠팡을 자주 이용하는 입장에서 기사님께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엘리베이터가 3층에 멈추자 기사님은 다급히 뛰어나가셨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제게 폐가 될까 봐 서두르시는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기사님 등 뒤로 “천천히 다녀오셔도 돼요!”라고 소리쳤습니다. 약 20초쯤 지나 기사님께서 돌아오셨고, 활짝 웃으며 건네주신 인사에는 따뜻한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짧은 순간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에게 베푸는 친절은 결코 크거나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잠깐 기다려주는 여유, 괜찮다고 웃으며 건네는 한마디. 그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하루를 덜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친절은 상대방의 미소와 인사로 되돌아와 제 하루까지도 따뜻하게 감싸주었죠.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건 ‘큰 선행’이 아니라, ‘작은 친절을 주저하지 않는 마음’ 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아주 소소한 친절을 누군가에게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출근길에 문을 잡아준다든지, 고맙다는 인사를 조금 더 크게 건네본다든지, 잠시 기다려주는 여유를 보여주는 것. 그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동시에 우리 마음도 풍요롭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친절은 비용이 들지 않지만, 그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 사무엘 스마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