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 우리나라 선수 박상영은 경기 막바지 9 대 13으로 뒤지고 있었습니다. 에페 종목 특성상 한 점 차도 따라잡기 어려운데, 무려 4점 차였죠. 누구도 쉽게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경기가 재개되기 전, 카메라가 박상영 선수를 비추는 순간 관중석에서 힘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할 수 있다!”라는 외침이었죠. 그 말을 들은 박상영 선수는 스스로에게 속삭이듯 반복했습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그렇게 자기암시를 되뇌며 다시 경기에 들어선 그는, 놀랍게도 점수를 하나씩 따라잡기 시작했습니다. 10점, 11점, 12점. 점수가 좁혀질수록 관중석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고, 응원의 마음도 점점 커졌습니다. 어느새 스코어는 14 대 14. 마지막 한 점이 금메달을 결정짓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그때, 박상영 선수의 검 끝이 정확히 상대를 찔렀고, 그의 머리에 초록불이 켜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당당히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그날의 역전 드라마는 단순한 스포츠 승리를 넘어, 자기암시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종종 떠올립니다. 회사에서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였을 때, 운동을 하다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 혹은 인간관계에서 마음이 무너질 때. “안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그럴수록 박상영 선수의 속삭임이 떠오르더군요. ‘할 수 있다’는 말은 운동선수에게만 필요한 주문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에서 작동하는 강력한 암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심리학에서도 자기암시의 힘은 여러 차례 입증되어 왔다고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건네느냐에 따라 뇌는 그 메시지를 실제 상황처럼 받아들인다고 하더군요. “나는 못해”라는 말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지만, “할 수 있다”는 말은 의식을 깨우고 행동을 변화시킵니다. 물론 말만 되뇐다고 기적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의 무게추를 ‘할 수 있다’ 쪽으로 옮겨놓는 게 중요합니다. 그 한마디가 주는 심리적 에너지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예상치 못한 패배의 순간을 마주합니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수가 밀리고,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오곤 하죠. 그럴 때 “할 수 있다”는 말은 결과를 보장해 주지는 않지만, 다시 일어설 힘을 선물해 줍니다. 그래서 지금이 힘들고 지쳐더라도, 스스로에게 단호하게 말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그 한마디가 내일의 승리를 불러올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