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업무를 보는 협력업체에 과장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늘 꼼꼼하게 업무를 챙겨주시고, 제가 놓친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펴주시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분이었습니다. 함께한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던 터라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그 과장님께서 퇴사를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쉽고 허전했습니다.
며칠 전, 과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는데 회의 중이라 받지 못했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다시 전화를 드렸어야 했는데, 바쁜 업무에 정신이 팔려 그만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걸려온 과장님의 전화를 급히 받았습니다. “어우 과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 다시 전화드리는 걸 깜빡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과장님께서는 “에헤이~ 내 그만둔다고 이제 뭐 각자 갈 길 가자는 거 아니죠? 쪼매 서운할라 하는데~?”라며 유쾌하게 받아주셨습니다. 전화를 다시 드리지 못했음에도 따뜻하게 대화를 이어가주신 그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
업무적인 이야기를 나눈 뒤, 퇴사 이유를 여쭤보니 과장님께서는 “고마 다 때리 치아뿌고 귀농이나 할라고예~ 농담이고, 저한테 좀 더 맞는 것 좀 찾아볼라고요. 나이는 들어가는데, 더 늦기 전에 함 찾아봐야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과장님이 나아가시고자 하는 길에 제가 보탬이 될 수 있는 건 없지만, 그래도 작은 응원이라도 드리고 싶어 “과장님은 어딜 가셔도, 뭘 하셔도 다 잘하시고 잘 되실 겁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과장님께서 “어우... 진짜... 진짜 말씀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네요.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하셨고, 그 순간 저 역시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사실 대단한 말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과장님께서 진심으로 받아들여주시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는 크든 작든 변화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늘 있습니다. 그들이 새로운 길을 선택할 때, 우리는 종종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곤 하죠. 하지만 꼭 거창한 말이나 큰 선물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당신이라면 잘 해낼 거예요.”라는 한마디면 충분히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번 일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주변 사람들의 작은 변화에 더 귀 기울이고,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응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가 새로운 길을 선택하게 되는 날에도, 오늘의 이 감정을 기억하며 스스로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