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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목소리로 알게 된 누나의 마음

by 루키트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집 앞에 택배가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최근에 뭔가를 주문한 적이 없어 잘못 온 것인가 싶었지만, 확인해 보니 제 주소가 맞더군요. 궁금한 마음에 하나씩 포장을 뜯어보니, 간편조리 식품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혼자 사는 제가 끼니를 대충 때우지 않도록, 친누나가 사랑을 가득 담아 보내준 것이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바로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나와 통화를 하며 오랜만에 서로의 근황을 나누었습니다. 회사 일은 괜찮은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는지, 연애는 하고 있는지. 그러던 중 누나도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장난스러운 말들을 주고받으며 웃었지만, 누나의 목소리에서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전에는 남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 담담하게 말하던 누나가 이번에는 달달함이 가득 배어 나온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누나는 지금의 남자친구가 너무 착하고 배려심이 깊어,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감동을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상대가 자신을 많이 신경 써주는 것이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더 기울었다고도 했습니다.


누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 속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기 마련이구나. 상대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 속에는 그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고, 때로는 작은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그 말이 곧 내 마음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따뜻하고 진심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나누는 대화 속에서 내가 건네는 한마디가 상대의 하루를 조금 더 기분 좋게 만들어주기를 바라며,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말을 신중하고 아름답게 다뤄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작은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선물처럼 다가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요?


"진심은 꾸미지 않아도

말에 드러난다"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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