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사랑을 베풀어주신 선생님

by 루키트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저는 한 분의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바로 고등학교 2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입니다. 제가 다녔던 경상도의 사립 고등학교에서는 체벌이 흔한 일이었고, 선생님들의 손에는 늘 회초리나 몽둥이가 들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담임선생님은 달랐습니다. 조례 시간이든 수업 시간이든 항상 말씀하셨죠.


"내 손에 있는 건 몽둥이가 아니다. 이건 너희에게 주는 사랑이다."


그 사랑은 성적에 따라 공평하게 주어졌습니다. 성적이 오른 친구에게는 사랑의 악수를, 성적이 떨어진 친구에게는 사랑의 찜질(?!)을!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모든 학생을 똑같이 대해주셨던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분이 제 기억 속에 가장 깊이 남아 있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졸업여행으로 스키장을 갔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미성년자 제한도 풀렸겠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신나게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양손 가득 안주를 들고 계신 선생님이 서 계셨습니다.


"너희가 이미 술을 마셨을지라도, 그래도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 한다."


그렇게 선생님은 방에 있던 약 20명의 친구들에게 차례대로 술을 따라 주셨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기셨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모두 건강하게 각자의 꿈을 이루어라. 잘되면 찾아와서 술 한 잔 사줘라."


졸업 후에도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면, 언제나 반갑게 "어 그래!! 사고뭉치!!"라고 맞아주셨습니다. 누구보다 공평한 사랑을 베풀어 주셨던 선생님, 매년 스승의 날마다 떠오르는 감사한 분입니다.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그 가르침 덕분에 저는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가르침을 본받아 더 좋은 글을 나누고,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 여러분께서는 스승의 날이 되면 생각나는 선생님이 있으신가요?


"훌륭한 교사는

설명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 윌리엄 아서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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