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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협력 직업인 Dec 07. 2021

간만의 요가

쉬고싶었다.

간만에 요가학원에 갔다.

오롯이 나를 위해 부들부들 버티고 싶었다.

허벅지는 덜덜덜덜 떨렸고 예전에 할 수 있던 자세들에 많은 제약이 생겼고 특히 쟁기자세의 경우 혼자서 뒤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굴욕적이었지만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오랜만에 몸을 움직였다.


몸을 뒤로 젖혔다. 혼자하면 한번 하고 말았을 동작을, 세번을 공을 들여 하니 골반을 짓누르던 무언가가 사라졌다. 가벼워졌다. 


그래, 그나마 내가 꾸준히 해오는 운동이 요가다.

처음 수유너머에서 배웠던 그 요가, 노동자에 대한 글을 쓴 김진경 선생님은 월 단돈 2만원에 요가와 차를 내어줬었다. 사바사나(보통 요가 마지막의 쉼 동작을 일컫는 말)를 할 땐 몸에 힘이 들어가는 부분을 눈을 감고 응시하라고 했었다. 김진경 선생님의 얼굴을 흐릿하지만 '눈을 감고 응시하라'는 말은 굳게 남아있다. 몸에 힘이 들어가는 곳을 발견하고, 눈을 감고 그 곳을 계속해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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