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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김과장

V1. 보고서 버전관리도 전략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by 김 과장

실무자가 만든 보고서가 과장-국장 등 계통을 밟아 오르는 동안 수정 없이 그대로 통과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실무자들의 보고서가 꼭 잘못되어서가 아닙니다. 시야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큽니다. 과장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것들, 국장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것들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단계를 거치며 각각의 위치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들이 보고서에 반영되고 그렇게 완결성이 높아집니다. 그것이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보고서에 수정이 많이 가해진다고 해서 너무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말한 것처럼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위로 올라가는 보고서는 각 단계를 거치며 그 책임이 달라진다는 점도 이해해야 합니다. 실무선에서 만든 보고서가 과장검토를 거쳐 다음 단계로 전해지면 그때부터 그 보고서에 대한 책임은 과장에 있습니다.

국장검토를 거쳐 실장까지 전해졌다면 그때부터는 국장이 보고서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각 단계에서 책임지는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에 걸맞게 보고서에 개입을 하고 형식이든, 용어이든, 내용이든 수정을 합니다. 보고서가 수정되는 것을 두고 자신의 무능이라고 여기는 등 너무 큰 의미를 두지는 말라는 말입니다.

어쨌거나, 보고 단계를 거치며 보고서는 수정되기 마련이고, 이 수정되는 보고자료의 버전관리를 잘하는 것도 제대로 일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많은 경우, 자료가 수정될 때마다 파일 제목 끝에 v1, v2, v3 식으로 표시하곤 합니다. 사람에 따라, 하나의 초안을 두고 보고 단계마다 수정되는 사항을 모두 반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 위험한 방식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앞 단계에 들어있던 내용 중 일부를 다시 활용해야 하는 일도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전 버전의 보고서를 그대로 다시 활용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 한 가지 버전으로만 작업을 하게 되면 이전 버전에 들어있던 내용을 알기가 어렵게 되겠죠.

보고단계마다 수정사항이 자동으로 이력으로 남도록 하는 업무환경도 도입된다고 하는데요. 본격적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테니, 아직까지는 담당자가 버전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Ps. 출력된 보고서 위에 과장, 국장이 수정사항을 가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종 보고서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가필된 보고서도 일단은 갖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연필로 작성된 수정사항을 전달받은 뒤 막상 보고서를 수정할 때는 글씨를 오인하여 잘 못 수정하는 일도 있습니다. 사람의 일이라 그렇습니다.(글씨를 못 알아볼 땐 끙끙대지 말고 바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정 지시를 한 사람은 자신의 지시 내용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에 따라서는 수정사항이 가필된 보고서를 다시 보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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