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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과장 Jan 05. 2024

과장님 어떻게 할까요?

그래서 그대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C) freepik.com


매일 크고 작은 보고를 합니다. 간단한 상황 보고도 있고, 방침(결정)을 바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퇴근길에 A주무관으로부터 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과장님, 주무과에서 K 사안에 대한 의견을 오늘 중으로 달라는데 어떻게 할까요?"

산하기관 중 한 곳이 내부 규정을 개정하는데, 우리 과와 관련해서 문제 될 부분이 없는지 검토의견을 달라는 사안이었습니다. 저는 A 주무관에게 되물었습니다.


"각 팀에서 검토한 의견은 무엇인가요?"


"......;;"

'어떤 일을 할지 말지', '어떤 방향으로 할지'에 대한 결정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전에 실무 담당자로서의 의견을 갖고 요청 또는 보고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자는 해당분야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과장이야 과의 전반적인 업무 내용에 대해 두루두루 알고 있을 뿐이죠.

그래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인 실무자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과장은 실무자 관점에서 입장을 듣고, 경우에 따라서는 실무자가 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고려해서 최종 결정을 하게 됩니다.

입장을 정해야 하는 사안에 대한 실무검토를 한 뒤, "제 생각에는 이러이러한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식으로 과장에게 물었다면 과장은 더 쉽게, 좋은 판단을 했을 겁니다.

이런 경우가 직장생활 중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제가 장관 비서실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그랬습니다. 부처 입장에서 결정해야 할 정책대안이 A, B, C의 3가지가 있는 상황에서, 실무 검토의견 없이 그저 "어떻게 할까요?" 식으로 올라오는 보고서들입니다.

그럴 때마다 장관께서는 말했죠.
"그래서 나한테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검토해야 할 대안이 A, B, C의 세 가지라면, 각각의 대안이 갖는 장단점을 설명하고, 그런 가운데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은 대안은 '이러이러한 점 때문에 B입니다.'라는 의견이 보고서에 들어 있어야 합니다.

결정을 위한 1단계의 관문은 업무담당자인 실무자 의견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의견을 내야, 우리 조직은 더 좋은 결정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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