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과장이 보고서를 앞에 두고 얘기를 나누는 흔한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사람에 따라서 그 상황이 꽤나 무겁게 그려지기도 할 텐데요. 과장이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과 다를 때, 혹은 과장의 결정이 실무자인 자신이 볼 때 합리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경험해 보신 적 있으시죠?
이때 '아니요'라고 말해도 될까요?(사실 오늘 회사 후배로부터 받은 질문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은 '그렇다'입니다. 과장 의견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이 곧 직원의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대다수의 과장이라면 타당한 이유를 갖고 말하는 '아니요'를 거부할리 없습니다.
과장은 1차적으로 '결정'을 하는 사람입니다. 본인이 판단이나 결정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때로는 그릇된 판단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정에 앞서서 본인이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생각지 못했던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직원이 해주는 것은 과장으로서는 고맙게 여길 일입니다. 잘못된 결정의 가능성을 낮춰주기 때문이죠. (물론 '아니요'라고 말할 때 말투와 태도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죠.^^)
안타까운 것은 직원의 '아니요'를 반항으로 치부하는 과장도 아예 없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아닌 것을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조직문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서운 과장'은 외롭게 결정합니다. 직원은 혼나는 것이 두려워 과장이 잘못된 정보로 이치에 맞지 않는 결정을 하고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게 됩니다. '무서운 과장'이 그렇게 '무서운 결정'을 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할 말은 하는 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상황에서 '면피' 하기에 좋습니다. 조금 이상한 말 같지만, 과장에게 관련 정보나 의견을 주었음에도 과장이 다른 결정을 했다면 그 결정은 오롯이 과장의 책임입니다. 직원 본인이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은 역시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용기를 갖고, 그리고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말해보세요. "과장님, 그 사안은 이러이러한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