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타씨에게 묻다>를 읽고
다정님이 진행하시는 독파챌린지를 신청하면서 이 책을 접했다. 비록 이와타씨 이분의 이름은 잘 몰랐지만, 어린 시절 남동생과 나는 매일 팩게임기로 동킹콩 몇 단계까지 올라가느냐를 경쟁했었는데, 우리의 해피(Happy)한 추억에 이 분의 지분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알게 되었다. 동킹콩뿐만이 아니다. 슈퍼마리오는 빠라바라밤 빠라바라밤 이라는 음악이 자동으로 연상되는 베스트 게임 중 하나였으며, 우리 세대의 집들이나 결혼선물로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닌텐도 Wii였다. 신혼부부는 친구들을 모아 집들이를 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로는 늘 이 게임기를 켜서 누가 누가 더 몸개그를 잘하나를 겨누곤 했었다. 그뿐인가,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 네덜란드 주재원 와이프였던 내 친구는 한국 방문 시 자가격리로 힘들 수도 있었을 시간을 딸과 함께한 닌텐도 스위치로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성공한 경영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뻔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지 않을까, 좀 잘난 척이 들어가 있지 않을까라고 오해했었다. 책을 펼치면서 그가 이미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신문 콘텐츠와 닌텐도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그의 말들을 엮은 것이라는 것을 보며, 돌아가신 회장님 사장님의 일대기를 그린 경영인의 평범한 전기책인가 생각했었다. 그러나 곧 내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나는 형광펜으로 그의 주옥같은 말들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경영인으로서 개발자로서 느껴왔던 것들과 의사결정하는 방식 등을 편하게 이야기한 책인데, 경영과 상관없는 나의 일상생활에서도 지침으로 삼으면 좋을만한 도움 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고마웠다. 무엇을 잘하고 서투른지를 정확하게 알아서 잘하는 것에 집중한다거나, 눈앞의 일과 씨름하기보다 병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자라던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나, 행운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어마어마하게 했다는 점들은 잊지 않도록 어딘가 적어두고 싶은 말들이었다.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그가 나, 직원, 고객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일했다는 사실이 진정성 있게 와닿았고, 책의 2/3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아, 이 사람은 존경과 사랑을 받은 사람이구나. 이 책은 그에게 헌정하는 책이겠구나. 그가 이 세상에 없어 너무 안타까운 마음들이 이 글을 엮었구나.'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곤란한 일은, 내가 주말에 문득 떠올린 시시한 생각들을 월요일에 들어줄 사람이 없어졌다는 점입니다. (중략) 쓸쓸하네요.'라는 미야모토 시게루의 이야기에 나 또한 쓸쓸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짧든 길든 한 세상 살다가 이곳을 떠난다면, 그 뒤 모습은 이와타씨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태어나 처음으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 만일 이와타씨처럼 천재여야 하고, 또 일찍 세상을 떠야 한다면 당연히 나는 불가하고 사양할 일이겠지만, 이 책 안에 가득 담긴 이와타씨를 그리워하는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져 부러웠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내 동심을 지켜주고, 동생과 나 사이 끈끈한 연대의 고리가 되어줬으며, 이제는 내 삶을 좀 더 효율적이고 따뜻하게 이끌기 위한 조언자의 역할까지 해준 이와타씨에게 이 글을 통해 인사를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이와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