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양새가 건강하다면
작은 창가베란다에서 역시 바질이 자라고 있다.
올해는 썩 마음에 들게 자라고 있지는 않아서 고민 중이었는데,
어느 날 창가에서 불어온 건지, 흙에 숨겨있던 건지
심지도 않았던
클로버가 화분밭에서 빼꼼 모습을 보였다.
사실 자연에서는 클로버가 질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에
서로 더불어 자라라 하며 뽑지 않고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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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클로버는
마치 여기가 자신이 있을 곳이라는 것처럼
당당한 기세로 너무나 잘 자랐고.
한 줄기 한 줄기 초록빛으로 주변을 물들이더니만
하이얗고 작은 꽃들이 팝콘처럼 피어나고.
어릴 때 보던 터질 것 같은 씨앗봉우리가 톡.톡 튀겨졌다.
그리고 어느 날 보니
베란다가 작고 붉은 씨앗으로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창문에도 바닥에도 창틀에도 씨앗들이 모두 찰싹 붙어있어, 살살 손끝으로 긁어 모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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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그 모양새가 건강하다면
그게 자연인가
말리고 싶어도 끊임없이 퍼져 나가려고 한다.
정말이지 첫 클로버 씨앗 수확이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