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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Thank you

by 정수윤세

감사하는 마음은 과연 어디서 오는 감정일까?


어쩌면 실생활에서 인사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용이 되는 단어 중 하나이다. 표현 방식에 따라 감사합니다 혹은 고맙습니다 하며 보통 표현하는데, 사람이 쓰는 말 중에 가장 기분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어색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같은 짧은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상을 바꾸기도 한다.

의례적 상황에서 사용하더라도 청자에게 나빴던 기분을 나아지게 한다.

예를 들어 운전하다 보면 갑자기 끼어드는 상황에 양보해 주는 사람들에게 비상깜빡이를 켜서 감사 인사를 간접적으로 전하는데, 인상을 찌푸리다가도 ‘그래, 그럴 수 있지’하며 이해하게 된다. 마법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어디서부터 온 감정인지 개념까지는 짧은 지식으로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감사를 표현하는 말을 제외하고 자신이 느끼는 감사의 감정은 또 다르게 느껴진다.

의례적으로 하는 감사합니다. 같은 말들은 아무 감정 없이 소울리스처럼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상황에 따라 굉장히 다르기도 한데, 어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용되는 상황도 꽤 있다.

인간관계에서 진짜 감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진심으로 감읍하여 나오는 표현일 때는 의식하지 않아도 무의식이 먼저 입 밖으로 음성을 전달하면서도 눈과 얼굴의 근육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된 감사를 표한다.


반대로 생일 같은 때, 선물을 받았을 때 감사하다고 말은 하면서 선물을 바라보며 계산기를 두드리던 경험도 있었을 것이고(나는 얼마짜릴 해줬는데 이 사람은 얼마짜릴 해줬네 등), 마음에 드는 선물이 아니어서 혹은 사이즈가 달라서 교환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면 머릿속엔 수천 가지 생각이 다 들게 된다. 표정도 경직되고 웃고 있지만 웃지 않는 느낌.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사실 진짜와 가짜를 가릴 필요는 없다.

마음이 느끼는 감사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감사함을 느끼는 포인트는 생김새처럼 모두가 다르다.

최근에 ‘가진 것에 감사하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지금의 내가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자기 전과 기상 후에도 마인드를 갖추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다행히도 효과가 꽤 있다.

과거 네거티브 중에 네거티브였던 나에게도 희망의 빛이 내리쬐는 기분이 든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고 한다면, 개인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업무시간에는 외근 나갈 일이 있다면 법인차량 혹은 렌터카를 이용하는데 개인의 차량이 아니다 보니 굉장히 조심히 다루게 된다. 괜히 더 긴장하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업무가 끝나고 내 차에 탑승하면 마치 집에 온 듯한 엄청난 안정감이 밀려든다.


결코 차량의 성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결국에는 마음이 느끼는 조화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너무 익숙해서 자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아주 단시간에도 마음에서 피어올랐다.

결국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마음이 녹아 흐르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단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도 그들만의 생활방식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생존방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네가 틀리고, 내가 맞다 같은 강요나 가스라이팅만 없으면 될 일이다.

인생은 각자도생 아니겠는가?


남 일에 신경 쓰고 살면서 낭비할 시간은 없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선물 같은 하루가 감사하다.

더불어 이런 선물 같은 하루를 선물해 준 많은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

이미 곁을 떠난 사람들, 남아 있는 사람들, 미래에 만나게 될 사람들 모두가 소중하다.


부정적인 영향을 통해 성장하고 이겨내서 지금의 내가 됐고,

긍정적인 영향을 통해 도움닫기를 통해 지금의 내가 됐다.


사람 위에 돈이 있지 않다고 말하듯

나의 위에 타인이 있지 않다.


꼭 추천하고 싶다.

소확행처럼,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 여유를.


오늘의 감사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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