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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자 김로린 May 28. 2023

회사 차린 IT기획자의 10개월

회사 밖을 나와서, 회사를 차린 지 어느덧 10개월이 되었습니다.

시작

2023년 가을, 저는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된 기획자로의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한 달 월급을 내 손으로 벌어보자는 마음이었고, 3개월까지만 해보고 안될 것 같다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3개월이 되니 새로운 목표가 생기더라고요. 그럼 반년까지만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순식간에 10개월이 지났습니다. 프리랜서이자, 사업자가 된 기획자의 10개월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습니다. 첫 직장에서 경험했던 설렘과 열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일들, 또 배웠던 것들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첫 고객

첫 고객을 만든 방법은 외주 플랫폼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당장 밥벌이를 해야 했기에 절실한 마음으로 숨고를 통해서 고객을 찾아나갔습니다. 제 첫 고객은 아르바이트비를 차곡차곡 모아서 자신의 앱을 출시한 1인 창업가 대표님이셨는데요.


대학교를 휴학하고 자신만의 창업 실험을 하고 있던 분이셨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열정이 감동스러워 더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대표님께서는 이후에도 종종 유지보수 기획을 위해서 문의를 주시고 있어 더 기억에 남는 고객이었습니다.


기획자로의 정체성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자 짧으면 2주부터 길면 수개월의 프로젝트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커뮤니티서비스, 블록체인, 교육, 콘텐츠, 이커머스, 호텔 예약까지 그 어떤 때보다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들을 만났습니다. 내 손으로 그린 와이어프레임이 디자인으로 탄생하고, 개발자들과 소통해서 서비스가 출시되게 하는 과정은 즐거웠고, 덕분에 확고하게 “기획자의 길”이 나에게 맞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편한 현실
한편으로는 냉정한 현실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하기 싫어도, 생존을 위해 해야 하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거절당하는 것보다 거절하는 것이 더 어려운 사람이라 미안한 상황도 많았습니다.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보다 단가를 예상보다 낮춰야 하거나, 현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아 발 동동 구르는 날도 있었고요. 때로는 일이 너무 몰려 며칠 날 밤을 새우는 날도 많았습니다.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어떨 때에는 프리랜서의 일이 그저 '아웃소싱 하는 용역'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사업가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고요.


재미와 고통

그렇지만 다행인 것은 그 어떤 때보다 재밌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 재밌지만 몇 배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더 재밌고 큰 일을 하려면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자만심을 내려놓고 함께할 동료를 구했습니다. 사람인과 알바천국을 들락날락거리며 채용 공고를 올렸습니다. 그렇게 함께하게 된 동료와는 어느덧 6개월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해 관계자

혼자가 아닌 여럿이 일하면서 신경 쓸 일은 더 많습니다. 기획자와 기획자, 기획자와 디자이너, 기획자와 퍼블리셔, 기획자와 개발사, 기획자와 디자인 에이전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일을 해보면서 부족한 점도 많이 체감했습니다. 덕분에 기획서를 고치고 고도화할 기회도 많았습니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면, 바로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해보기도 했고 지속적으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피그마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나누기도 했습니다.


책임감

이제 막 프리랜서 기획자에서 기획 에이전시 형태가 되었지만, 조금씩 새로운 목표와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업이라면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견고한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료들이 편안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언제라도 헤어지더라도 서로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는 동료이고 싶고, 기회가 되면 언제든 다시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오래 이 실험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파트너

또한 회사와 회사로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들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획자가 없는 곳에 기획자가 되어주고, 개발자가 없는 곳에 개발자로 도움을 받는 곳들이 생겼습니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해 주는 곳들이 있다는 점에서 든든하고 힘이 되고 있습니다.


창업가들

셀렉트웨이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창업가, 예비창업가 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 다음 세대, 다음 시장을 만들어나가며 꿈을 키워나가는 창업가들을 만날 수 있는 것만큼 행운은 없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그 꿈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셀렉트웨이가 도울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합니다.


홍대입구역 근처 사무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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