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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생활자 Jun 29. 2020

나는 취미로 유튜브 한다

2개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까지

코로나 19로 평생 갖지 못할 것 같던 취미가 생겼다. 바로 유튜브 영상을 찍고 올리는 일이다. 


시작은 아이의 동영상이었다. 아이는 한창 유튜브로 레고 관련 동영상을 찾아보고 있었고, 본인도 새로운 레고를 살 때마다 영상을 찍어 올리고 싶어 했다. 말하기 좋아하고, 자기애가 넘치는 아이는 주변에서도 가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해보라는 얘기를 종종 듣곤 했다. 


언젠가 만들어주마 했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동영상 편집이 제법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대학교 때 들었던 영상 수업으로 조금 알고 있었다. 직장과 살림을 병행하는 육아맘으로 유튜브 영상 제작까지 할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코로나 19 때문에 갑자기 여유시간이 늘어나버렸다. 



매일 집에만 있기도 지루한데, 유튜브 한번 찍어볼까? 



아이는 호기로운 나의 말에 발을 구르며 좋아했다. 그 길로 대형마트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레고의 '닌자고'시리즈 중 하나를 구매했다. 아이와 함께 봤던 '꾹 TV' 같은 언박싱 동영상들을 생각하며, 테이블 위에 레고 블록을 올려놓고 아이의 설명을 곁들였다.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동영상이 아닌, 아이의 성장을 담으려는 의도여서 큰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문제는 역시 편집이었다. 어떤 툴을 사용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니, VLLO라는 어플이 가장 쉬워 보였다. 무료로(일부 기능은 유료 결제 시 사용 가능) 간단한 영상 편집이 가능한 어플이었다. 아이의 동영상은 2회 정도로 나누어 찍었기 때문에 편집도 어렵지 않았다. 제목과 자막을 넣는 정도의 쉬운 작업이었다. 


유튜브 채널은 내가 갖고 있었던 유튜브 계정에서 추가가 가능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첫 번째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린 듯 뿌듯했다. 


[ 처음 찍었던 유튜브 동영상 : 김결의 꼬꼬로 세상 ]

https://youtu.be/Px1 xYnlAn-8



아이의 동영상에는 아이의 말하는 모습과 표정 등이 사진보다 더 실감 나게 담겨서, 우리 가족에게는 기록물로써의 가치가 있다. 물론 아이에게도 평생 수줍어하며 지켜볼  채널이 생겼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렇게 아이의 모습을 지금까지 6회에 걸쳐 올려주었다. 구독자 수는 20명이 조금 넘고, 조회수도 가장 많은 영상물이 100회가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엄마로서 아무나 줄 수 없는 큰 선물을 해 준 듯해서 무척 뿌듯했다.


아이의 영상을 제작하며, 영상물의 크기 조절, 필터 입히기, 속도 조절, 음량 조절 등에 대해 조금씩 요령이 생겨갔다. 그리고 수많은 구독자들이 보는 동영상을 나도 조금씩 더 보면서 어떤 편집이 보기에 편안한지에 대한 감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을 쫓아갈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자기만족이 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어느 정도 영상물 제작에 감이 잡히자, 남편에게 회사와 관련된 영상물도 제작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할 깜냥이 생겼다.  


남편은 처음에 반신반의했다. 첫 반응은 '힘들지 않겠어?'였고, 두 번째는 '해봤자 얼마나 잘할 수 있겠어.'라는 반응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나에게 유튜브 제작은 힘들기보다는 재밌었고, 남보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동영상은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한번 해보자고 계속 부추겼다. 


영상의 콘셉트는 '여행을 함께 다녔던 회원 찾아 삼만리'였다. 코로나 때문에 함께 여행을 다니던 분들을 만날 수 없으니까, 유튜브 영상도 찍을 겸 전국 방방곡곡으로 회원들을 찾아다니자 했다. 여행을 하지 못하는 시기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알 수 없으니까 일주일에 한편만 올려도 50팀은 족히 찾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전에 코로나가 끝나면 참 좋겠지만. 


그렇게 첫 영상과 두 번째 영상을 찍기 위해 부산으로 갔다. 카메라를 의식해서 편안한 대화를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우리의 의도를 알고 있기에 낯섦의 불편함을 감수해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분들 덕에 우리 회사의 '회원 찾아 삼만리'는 현재 3회까지 업로드되었다. 지금도 나는 휴대폰 영상을 VLLO로 편집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기능이 숨겨져 있어서 사용에 불편은 거의 없다. 휴대폰 화면이 작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 '회원 찾아 삼만리' 1화 ]  

https://youtu.be/qW3 fgUnTmmk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어 올린다. 내가 만드는 다양한 채널은 누군가에게는 별 게 아니겠지만, 그것들이 또한 나의 삶을 이룬다. 참 뿌듯하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꾸준히 오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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