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증상
다시 삶의 여정을 쓰겠다 다짐을 하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끝나버린 관계에 처절하게도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나 보다.
수년간, 영혼부터 온몸에 스며있는 기억은 무심하게도 점점 더 명료해지고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오랜 무의식의 습관은 번번이 나의 무릎을 꿇게 한다.
새벽이 오는 소리에 잠에서 눈을 떠보지만 지난밤 꿈의 여운은 꿈과 현실을 뒤섞어 놓는다. 거기서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꽉 움켜쥐고 있던 우울과 불안은 오히려 나를 심연으로 끌어당긴다.
거대한 절망의 파도가 덮쳐올 때는 글을 쓰는 것조차
소용이 없다. 아름다웠던 기억의 날카로운 한숨 한숨은 잔인한 그리움이 되어 목을 조여 온다.
지금은 더 이상 글을 쓰는 것조차 힘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