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까지도 우승한 말들의 사진을 찍고 sns에 기쁨의 글과 함께 업로드를 해왔다.
디아나의 경주가 끝나고 단톡방에 올라와 있는 사진 두 장.
디아나의 경주 후 하마대에서의 모습과 마방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이다. 이 사진들을 그냥 외면하고 싶지가 않았다.
매 주말마다 경기가 열리고 그 경주 결과에 따라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 올 해는 유독 기쁨의 환희보다는 한숨조차 내뱉지 못하고 형용조차 힘든 그 큰 숨을 꿀꺽 삼켜야 하는 순간들이 잦았다. 어디든 부여잡고 버티고 싶었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지금 당장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포지션이 아닐까. 속이 울렁거리는 매스꺼움, 조여 오는 가슴 통증은 자주 겪는 증상임에도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기만 하다. 당장 입안으로 털어 넣는 한 두 알의 약도 점점 내성이 생기는지 별 효과는 없다.
지금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오늘의 경주는 끝이 났다. 이 감정을 그대로 하루를 이어가고
싶지는 않다. 우선 방청소를 해야겠다. 그리고 다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나는 최선을 다해 버티는 중이다.
그리고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건 포기하지 않고
나에게 기회를 주는 유일한 우군이자 내편인
내가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