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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 Dec 03. 2023

말리어카 아저씨와 단지 바나나우유, 그리고 엄마

•추억소환

말리어카는 어릴 적 나의 놀이동산이었다.

놀이공원이 없던 어린 시절, 말리어카 아저씨가 내가 살던 동네에 오시는 날이면 어김없이 엄마는 나를 등에 업고 말아저씨에게 데리고 가셨다.


장사를 하시던 엄마는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달라며 보채는 내게 늘 미안해하셨다.

그런 엄마에게도 말리어카 아저씨가 오시는 날은

나만큼 신나는 날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에 대한 엄마의 미안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어 그렇지 않았을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주황빛 노을 질 즈음이면

엄마는 손에 바나나우유 하나를 들고 나를 데리러 오셨다.


말리어카를 타고 돌아오는 길,

단지바나나 우유를 맛있게 쪽쪽 빨면서 엄마 손을 잡고 있었다.

빙그레 단지바나나 우유는 지금도 여전히 맛있다.


오늘 경마공원에서 우연히 보게 된 말리어카.

나의 두 발을 멈추게 했고 한참을 머물게 했다.

오늘 만난 말리어카는 나의 그리움, 추억, 그리고 타임머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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